▲이시우 작가의 옥중단식이 43일째를 맞은 1일 오후 7시 20분 검찰청 앞에서 '이시우 평화사진작가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국가보안법을 인정하지 않겠다며 시작한 평화사진작가 이시우 씨의 옥중단식이 40일 넘게 이어지면서, 이시우 작가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높아져 가고 있다.

1일 오후 7시 20분 검찰청 앞에서 열린 '단식 43일째(검거이후 44일째) 이시우 평화사진작가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촛불문화제'에서는 문화예술인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문화연대의 정은희 활동가는 "예술과 언론의 자유는 금기에 도전하면서 생존하는 방식으로 발전하는데 국가보안법으로 또다시 좌절되는 참담한 상황에 문화예술인들이 나서야겠다는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 참가자들이 작가의 작품을 인용해 국가보안법의 부당함을 비판하는 선전피켓을 들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평소 촛불문화제에 10명 안팎의 사람들만 모여 참가자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이날 행사는 사뭇 달랐다.

30여명으로 시작한 촛불문화제는 날이 어두워지면서 60명으로 늘어 검찰청 앞 인도를 메웠다. 맨 앞줄에는 문정현 신부, 오종렬 국가보안법폐지연대 의장,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회장, 민가협 어머니들이 자리했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기자들도 눈에 띄고, MBC 카메라도 오랫동안 이날 촛불문화제를 영상에 담았다.

민가협양심수후원회 권오헌 회장은 "독일에서 송두율 교수가 '이시우 씨 건강해서 싸우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이어 "국가보안법과 이시우라는 존재는 양립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단식을 하고 있다"며 그와 함께 국가보안법과 양심수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민가협 서경순 어머니는 이시우 작가가 43일 동안 단식을 하게 만든 정부를 비난하면서 "우리들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 43일간 단식을 하는데 이 수가 모여서 저들을 이기겠나.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국가보안법을 철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노래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문예공연이 이어졌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이날 촛불문화제는 문예인들이 준비한 만큼 문예공연이 다양하게 진행됐다. 이 작가와 같은 학번이라고 밝힌 민중가수 손병휘 씨가 노래를 불렀고, 미디어문화행동의 박도영 씨는 이시우 작가 사진작품을 영상으로 엮었다.

2002년도 국가보안법 장례식때 썼던 '꿈이 아닌 날'을 낭독한 송경동 시인은 "뜨거운 마음 43일째 단식하는 이시우 동지에게 바친다"며 이 작가의 홈페이지를 보고 "이런 깊이 있는 작가가 내 주변에 있다는 것이 소중했다"고 말했다. 민중가수 연영석 씨는 '간절히' 등의 노래로 참가자들과 이시우 작가에게 응원을 보냈다.

이 작가의 부인 김은옥 씨는 "남편은 대화를 하거나 의사를 전달하는데 문제가 없고, 아직 그의 맑은 눈을 볼 수 있다"면서도 "혈당치, 심장이 약해져 많이 불안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14살 된 아들이 사실 더 걱정"이라며 "아이가 친구 사이에 문제라도 없을까 마음에 걸린다"고 심정을 밝히고, "끝까지 여러분의 격려와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문정현 신부는 이날 이시우 작가의 두 번째 옥중서신 내용 중 '헌법 3조'문제와 '유엔사 강화를 통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무력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 옥중서한으로 나는 결정적인 결단을 하게 됐다. 인생의 두 번째 깨달음이 온 것"이라며 "이시우 구속은 분단의 핵심을 일러준 것이고 이 점을 해결해야만 평화가 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우 작가의 석방을 촉구하며 참가자들이 대형 그림일기를 함께 완성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이날 참가자들은 이시우 작가에게 보내는 엽서를 한 명씩 한 명씩 작성하기도 했으며, 대형 '그림일기'를 돌아가며 한 구절씩 채워 넣었다.

"오늘은 검찰청 앞에서 목숨건 단식하는 이시우 사십일을 응원하고 석방을 촉구하고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소리 높였다. 오늘 우리들의 소중한 시간과 마음을 담아 국가보안법을 꼭 철폐시키자. 작가님 꼭 건강한 몸으로 끝까지 함께 싸우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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