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전 국회에서 단식 33일째인 이시우 사진작가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제공 - 민중의 소리]
"검찰은 낡은 국가보안법으로 이시우 작가의 양심을 가두려는 구속수사를 중단하고 '단식 33일째'를 맞는 이시우 작가를 즉각 석방해야 마땅합니다."

국가보안법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이시우 사진작가의 단식 33일째를 맞아 국회의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그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21일 오전 10시 국회본관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열린우리당 김형주 의원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이 참여했으며, 김형주, 권영길, 김희선, 김태년, 이광철, 이인영, 유기홍, 임종석 등 8명의 의원이 공동 명의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평화사진작가 이시우 석방을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8명의 의원들은 김형주 의원이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이시우씨가 오래전부터 대중적으로 활동하면서 홈페이지, 언론, 출판등을 통해 공개되어온 사실에 대해 뒤늦게서야 기밀 누설죄등을 적용하는 것은 경찰이 국가기밀조항을 무리하게 적용, 구속하는 전형적인 국가보안법 남용 사례에 해당된다고 판단된다"며 "국가보안법의 자의적 적용사례의 본보기이며,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 출판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성명서 전문 보기]

의원들은 "이시우 작가는 남들이 쉽게 눈을 돌리지 않았던 유엔군사령부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진지한 사진작품 활동과 저술활동을 전개해 온 '진정한 예술인'이다"며 "우리는 이시우 작가를 즉각 석방할 것과, 이미 오래전에 널리 알려진 사실들을 뒤늦게야 국가기밀 운운하며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는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형주, 권영길 의원 외에도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회장,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 강정구 교수, 조재국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 집행위원장, 불교인권위원회 진관 스님, 이시우 작가 부인 김은옥 씨 등이 참석했다.

권영길 의원은 "시간이 긴박해 의원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했지만 40여명이 탄원서를 쓰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이다"며 "우리는 이시우 작가가 단식을 중단하기를 간곡히 요청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부인 김은옥 씨는 “내가 투표한 노무현 정부가 남편을 잡아가 너무 안타깝고 하루라도 빨리 단식을 중단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폐지시켜야 한다”며 “많은 선생님들과 기자들이 남편의 단식을 중단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이시우 작가의 사진전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한편 기자회견 직후부터 김형주 의원실의 협조를 얻어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이시우 작가의 사진전이 오후 6시까지 진행되고 있다.

부인 김은옥 씨는 "의원회관을 오가는 많은 의원들이 관심을 갖고 탄원서를 작성해주거나 서명을 해주고 있다"며 "권영길 의원실에서는 40여명의 의원의 탄원서를 취합중이고, 최순영 의원은 단식종료를 위한 특별면회를 국보연대로부터 연락받고 준비중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본인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강정구 교수는 기자회견과 전시회에 참석한 뒤 "예술작품을 만들고 연구한 것을 표현 못하게 한는 것은 예술 학문활동을 하지 말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국가보안법이 사회의 기본을 짓밟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송두율 교수 사건때 독일 하버마스 교수가 '야만적인 한국'이라고 했는데 심각하게 반성해야 하고 국회와 정치권이 이를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청래 의원의 탄원서.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정청래 의원은 탄원서에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선정된 도서의 사진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는 어처구니 없는 일은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한다"고 썼다. 우상호 의원은 "예술인으로서의 양심과 소신으로 창작한 서적을 문제삼는 것은 우리 문화예술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시우 작가에게 적용된 혐의는 무리한 법적용이기 때문에 즉각 석방하여야 합니다"라고 썼다.

사진전시회에는오후 3시 현재까지 김형주, 정청래, 이화영, 임종인, 안명옥, 이재웅, 정일영, 이영순, 유기홍, 최재성, 이인제, 이미경, 단병호, 권영길, 심상정, 최순영, 우상호 의원 등이 사진을 둘러보고 탄원서를 작성하거나 서명했다.

▲"비무장지대란 말을 들으면 중무장지대를 떠올리고 마는..."작가의 전시 일부모습.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평화사진작가 이시우 석방대책위'는 부인 김은옥 씨를 중심으로 매일 검찰청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국보연대)는 오늘(21일)부터 이시우 작가가 단식을 중단할 때까지 매일 오후 7시 검찰청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한다.

박래군 국보연대 정책팀장은 "이시우 작가 사건을 시작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을 전면화시켜야 한다"며 "올해 6월 이후부터 평화체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냉전적 법과 제도를 없애는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래군 팀장은 "최근 이시우 작가 사건과 인터넷 서점 '미르' 사건 등을 보면 87년 이후 민주화가 됐다해도 공안기관은 그대로여서 보안수사대가 20여 군데가 넘고 2천명이 넘는 자들이 공안사건 만들기에 매달리고 있다"며 "공안기관의 과거 범죄와 현재 해악을 폭로해 공안기관을 축소하거나 폐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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