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보안법과 국가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조사중인 이시우 사진작가가 봄은 왔지만 봄을 느낄 수 없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3월 30일 자신의 홈페이지(www.siwoo.pe.kr) 자유게시판에 검거 전에 올린 글이다. 자신의 사진 작품을 제 몸처럼 아껴 단 한 작품도 팔지 않았던 이 작가가 가족을 염려해 올린 눈물겨운 사연이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며 단식 25일째를 맞는, 평화사진작가 이시우를 즉각 석방하라."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한 김 씨는 온몸을 뒤덮은 홍보판에 직접 써온 호소를 담았다.
김 씨의 1인 시위는 오전 7시 30분부터 출근시간에 맞춰 진행되고 점심시간이 지나는 오후 1시 30분에 마무리되며, 1차 공판이 시작될 때까지 계속할 계획이다.
안면이 있는 기자를 만나자 김 씨는 '반가운 손님' 이야기부터 꺼내놓았다.
"남편이 수배 중일 때 우울하게 회사를 갔다오면 집은 춥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있었는데 가스렌지 후드 통에 '짹짹' 소리가 나 베란다로 나가보니 새가 한쌍 날아들었다"며 "이젠 새끼까지 낳아서 아예 안 나가는데 아마도 이 작가가 감옥에 있으면서 우리가 너무 걱정돼 새를 대신 보낸 것이 아닌가 생각돼 말도 걸어보고 혼자 웃기도 한다"고.
김 씨가 어려움 속에서도 뿌뜻한 마음으로 1인 시위에 나선 이유는 바로 주변의 성원과 격려 때문.
지난주 수요일(9일)에 '평화사진작가 이시우 석방 대책위'가 성황리에 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김 씨는 토요일(12일) 평화박물관에서 '전쟁과 평화'를 소재로 열리고 있는 사진전에서 남편과 같은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들을 만나 탄원서도 받고 힘을 얻기도 했다.

김 씨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남편의 건강. 지난달 19일 검거와 동시에 묵비권을 행사하며 단식에 돌입한 이시우 작가는 지난 6일 전신쇠약 증세로 응급실에 실려간 이후 단식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감잎차와 효소를 복용하며 장기 단식에 들어간 상태이다.
김 씨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던 9일, 검찰 조사 도중 팔다리에 마비가 와서 119가 와서 주물러 줬다"며 "검찰청 소환 조사시 수갑과 포승줄을 묶어서 다닌다는데 상식적으로 단식 20일이 넘어 벽을 잡고 걸어다니는 사람이 호송도중 도주할 우려가 있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그나마 서울구치소에서 온돌방으로 옮겨줘 추위라도 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안도했다.
이 작가는 구치소 측으로부터 집필 허락을 받아 부인 김 씨에게 책을 넣어줄 것을 부탁해 매일 3-4권씩의 책을 넣어줄 예정이다. 이 작가는 부인에게도 옥중 편지를 써보내고 있다고 한다.
김 씨는 "우성이가 어버이날이라고 엄마 아빠께 쓴 편지를 8일날 받아놓고 읽지도 못하고 있다가 어제 저녁에 우연히 뜯어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우성이도 지금 상황을 다 알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시우 작가의 석방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오늘(14일) 오후 7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열릴 예정이며, 17일 국가보안법폐지연대가 주최하는 토론회에서도 이 작가의 사례가 논의된다. 또한 이시우 작가의 사진전도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김 씨는 오는 19-20일 부산 해운대 유스호스텔에서 열리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총회를 찾아가 이 작가 구속의 부당성을 호소할 예정이며, 간단한 사진전도 열 계획이다. 이곳에서 부산, 울산, 진주, 거제 등 인근지역 문화활동가들과의 만남도 가질 예정이다.
눈물 바람이 마르지 않을 구속자의 부인 김 씨는 이제 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아들 우성군을 강화도 지인들에게 맡겨두고 서울에서 남편의 석방을 위해 1인 시위를 자청해 나섰고 토론장과 집회장을 누비고 다닐 단단한 의지를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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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라고 해도 주민등록번호를 저렇게 노출해 놓는 것은 좀...그렇지 않나요??^^
개인정보가 너무 쉽게 유출되어버린 것 같아 이렇게 모자이크 처리라도 요청을 드립니다.
비록 당사자는 아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