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 시인 그러나 나는 - 김남주그러나 나는 면서기가 되어 집안의 울타리가 되어 주지 못했다 황금을 갈퀴질한다는 금(金)판사가 되어 문중의 자랑도 되어 주지 못했다 나는 항상 이런 곳에 있고자 했다 내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인간적인 의무가 있는 곳에 용기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곳 착취와 억압이 있는 곳 바로 그곳에 말하자면 나는 이런 사람과 함께
#1.지리산에 오른다.그동안 615산악회와 함께 북한산, 고대산, 관악산 등을 오를 땐 웬만한 젊은이보다 빠르게 올랐는데 이번엔 몸이 무겁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모양이다.그동안 여러 집회에 참가하고 이런저런 행사에 빠지지 않았더니, 피로가 누적된 몸으로 무박산행을 하기에는 역시 무리였나 보다.버스에서 쪽잠을 자고 캄캄한 새벽에 산을 오르니 옛 시절이 주
고석근 / 시인 철새 - 이시카와 다쿠보쿠 가을 저녁의 조용함을 휘저어놓고 하늘 저 멀리 구슬픈 소리가 건너간다. 대장간의 백치 아이가 재빨리 그 소리를 알아듣고는 저물어가는 하늘을 쳐다보며 새가 나는 흉내를 하면서 그 주위를 빙빙 돌아다닌다. 까악- 까악- 외쳐대면서. 나는 어릴 적 ‘왕따’를 경험한 적이 있다. 아마 초등학교 4, 5학년쯤이었을 것이다.
고석근 / 시인 삶 - 황인숙 왜 사는가? 왜 사는가....... 외상값. 사르트르의 소설 ‘구토’의 주인공 로캉탱은 다른 사람들을 사물처럼 대하며 외로이 살아간다. 당연히 이러한 삶은 ‘인간의 조건’에 맞지 않기에 그에게는 항상 우울과 권태가 뒤따른다. 그렇게 ‘시간 죽이기’를 하며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해변에 갔다가 우연히 조약돌을 손에 쥐게 되고,
이민우 / 종주대원 이번 구간은 18km를 넘게 걸으니 휴식과 식사시간을 포함하여 최소한 10시간은 넘게 걸린다는 것이 대원들의 상식적인 판단이었다.석병산의 아찔하고 아름다운 자태에 홀려 머문 시간이 길었는데도 9시간으로 끊었다.전방과 후미의 구간이 많이 짧아졌다. 오동진 후미대장의 넋두리가 귀에 꽂힌다.“이거 후미대장이 별 할 일이 없네. 변광무 대원이라
전형배 (21세기민족주의포럼 기획위원) 정상적인 한국인 가운데 누구도 임나일본부설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미 논쟁이 끝난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는다. 그저 침략주의 사상에 물든 ‘나쁜’ 일본인들이 떠들어대는 ‘가짜 역사’로 치부한다.그러다보니 보통 사람들은 임나일본부 같은 식민사관은 진작에 극복된 것으로 믿어왔다. 하지만 우리 내부
고석근 / 시인 담배 연기처럼 - 신동엽 들길에 떠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멀리 놓고 나는 바라보기만 했었네. 들길에 떠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위해주고 싶은 가족들은 많이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멀리 놓고 생각만 하다 말았네. 아, 못 다한 이 안창에의 속상한 두레박질이여.
이성우 / 6.15산악회 회원 오늘은 615산악회(회장 권오헌) 정기산행일이다. 뉴스에서 태풍 다나스가 간밤에 소멸하여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되었다한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어제 열린 ‘이석기 의원 석방대회’, ‘아베규탄 촛불대회’와 그 뒷풀이에 참여한 대원들은 산행컨디션이 좋을 리가 없다.어제 오늘에 걸친 통일뉴스 주관 ‘강촌 야유회’에 참여한 대원
“대학을 정하면 학생은 학교추천을 받아 지망 대학에 가서 본고사를 치릅니다. 대학들은 보통 입학정원의 5배수 정도의 수험생들을 추천받아 본고사를 치른다네요 …… 북에서 본고사가 있는 날이면 학부모들이 대학 정문 앞에서 무사히 마치기를 기다리며 마음을 졸인다고 하네요.”멀고도 가까운 북녘을 거대담론부터 소소한 일상까지 소개한 『북 바
고석근 / 시인 눈 온 아침- 임길택밤사이 내린 눈이몽실몽실강가의 돌멩이를덮고 있었다.어두운 밤이었을 텐데어느 돌멩이도 똑같이나누어 덮고 있었다.해가 뜨는 쪽의 것도해가 지는 쪽의 것도넓은 돌멩이 넓은 만큼좁은 돌멩이 좁은 만큼어울려 머리에 인 채파도를 이루고 있었다.돌멩이들이 나직이숨을 쉬고 있었다. 나는 10여 년 전에 크게 아프고 나서 추위에 엄청 약
역사를 ‘새로 쓴다’는 것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새로운 사실(史實)이 발견됐거나 또는 현재에 맞게 새롭게 해석할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역사를 ‘새로 쓴다’는 것에는 엄중한 의미가 있다. 특히 우리 민족이 가장 강성했던 시기인 고구려 역사라 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신간 『새로 쓰는 고구려 역사』가 나왔다.
고석근 / 시인 바람부는 날이면 - 황인숙 아아 남자들은 모르리 벌판을 뒤흔드는 저 바람 속에 뛰어들면 가슴 위까지 치솟아 오르네 스커트 자락의 상쾌! 황인숙 시인은 바람 부는 날이면 ‘사건’을 만난다. ‘가슴 위까지 치솟아 오르네/스커트 자락의 상쾌!’ 남자인 나도 이런 ‘상쾌’를 만난 적이 있다. 아주 오랜 전에 오지에 갔다가 옷을 다 벗은 상태로 ‘원
고석근 / 시인 젊음 - 사무엘 울먼 젊음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이다. 그것은 장미빛 뺨도 빨간 입술도 아니며 나긋나긋한 무릎도 아니다. 그것은 의지와 상상력이며 활력이 넘치는 감성이다. 그것은 삶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이다. 나이만 먹는다고 늙는 것이 아니다. 이상을 버릴 때 우리는 늙는 것이다. 나이는 피부에 주름살을 만들지만,
박흥기/ 종주대원 백두대간 종주대에 참여한지 어느덧 4개월이 되었다. 김종택 대원이 처음 종주대에 같이 하자고 제안했을 때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해서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따뜻하고 거리감 없이 대해주는 대원들과 함께하니 산이 더 좋아지고 산행도 힘들지가 않다. 2년 전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수술을 두 번 하고 재활
고석근 / 시인 밤비 - 백거이 철 이른 귀뚜라미 우는가 했더니 뚝 그치고 기름 적은 등잔불도 꺼질듯 다시 밝아져 창밖엔 밤비가 내리고 있구나 그러니까 파초닢이 소리를 내지 공원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엄마가 아이에게 질책하는 소리가 들린다.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질투하지 마! 알았지? 질투하면 안 돼!’ 엄마가 동생과 함께 운동을 하니 언니가 왜 나
1929년 조선박람회가 열린 경성의 모습을 일제가 아닌 천도교단이 발행한 잡지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서울역사박물관(관장 송인호)은 2일 1929년 특별기획된 『별건곤』 '대경성 특집호'를 소개하는 무료 전시를 오는 28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1층 로비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별천지라는 뜻의 『별건곤』(別乾坤) 은 당시 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