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지금 거대담론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시대가 됐다. 너무 거대담론이 사라져 버리니까 전부 일상적인 문학이 나오고, 거기에 따라서 인문학 자체가 미세화 돼서 어떻게 보면 역사라든가, 사회라든가 이런 문제가 완전히 밀려나 버리게 된 것 같다.”노(老) 평론가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제기한 문제의식은 만만치 않았다. “세계역사나 한국역사가 지금 산업사회가 깊
고석근 / 시인 파랑새 - 한하운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으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군대에 가는 게 싫어 정신질환 진단을 받기를 바란다는 한 청년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그는 내성적인 성격의 미술학도라고 한다. 정신질환자가 되었다가 나중에 취직하기 힘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에
안산새사회연대일:다 하루한통 기획팀 윤유진, 이병학 (제목수정-오후 2시 15분)
고석근 / 시인 마른 물고기처럼 - 나희덕 어둠 속에서 너는 잠시만 함께 있자 했다 사랑일지도 모른다, 생각했지만 네 몸이 손에 닿는 순간 그것이 두려움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너는 다 마른 샘 바닥에 누운 물고기처럼* 힘겹게 파닥거리고 있었다, 나는 얼어 죽지 않기 위해 몸을 비벼야하는 것처럼 너를 적시기 위해 자꾸만 침을 뱉었다 네 비늘이 어둠 속에서 잠
지난 2018년 3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초유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으로 부풀었던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가 지난해 하노이 북미회담 불발 이후 급격히 역전된 것으로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 확인됐다.통일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2018년에 비해 줄고 통일이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더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통일부가 11일 발표한 '2019년 학교통일교육 실
안산새사회연대일:다 하루한통 기획팀 윤유진, 이병학 {수정: 오후 5시 20분}
고석근 / 시인 그날 - 이성복 그날 아버지는 일곱 시 기차를 타고 금촌으로 떠났고 여동생은 아홉 시에 학교로 갔다 그 날 어머니의 낡은 다리는 퉁퉁 부어올랐고 나는 신문사로 가서 하루 종일 노닥거렸다 전방은 무사했고 세상은 완벽했다 없는 것이 없었다 그날 역전에는 대낮부터 창녀들이 서성거렸고 몇 년 후에 창녀가 될 애들은 집일을 도우거나 어린 동생을 돌보
이성우 / 산악회원 2020년 경자년 1월 19일(3주째 일요일) 6.15산악회원들이 평창동 북악정 앞에 모였다. 새해 첫 산행지는 북한산. 평창동 계곡, 일선사, 대성문을 거쳐 정릉탐방지원센터로 하산하는 코스는 우리 산악회의 단골메뉴라 하겠다. 북악정에서 오르는 초입은 “오른다”는 것 빼고는 산행의 느낌이 거의 없다. 이 곳은 주로 급경사 아스팔트길인데다
고석근 / 시인 참 우습다 - 최승자작년 어느 날길거리에 버려진 신문지에서내 나이가 56세라는 것을 알고나는 깜짝 놀랐다나는 아파서그냥 병(病)과 놀고 있었는데사람들은 내 나이만 세고 있었나 보다그동안은 나는 늘 사십대였다 참 우습다내가 57세라니나는 아직 아이처럼 팔랑거릴 수 있고소녀처럼 포르르포르르 할 수 있는데진짜 할머니 맹키로 흐르르흐르르 해야 한다
꽃사시오 꽃사시오 어여쁜 빨간꽃향기롭고 빛갈고운 아름다운 빨간꽃앓는엄마 약 구하려 정성담아 가꾼꽃꽃사시요 꽃사시요 이 꽃 이 꽃 빨간꽃산기슭에 곱게 피는 아름다운 진달래산기슭에 피여나는 연분홍빛 살구꽃꽃사시오 꽃사시오 이 꽃을 사시면설음 많은 가슴에도 새 봄빛이 안겨요항일운동을 소재로 한 북한 ‘불후의 고전적 명작’ 혁명가극 가 교향곡으로 국
고석근 / 시인 나는 사람인가 간다인가? - 최승자 한 사람이 앞으로 간다. 두 사람이 뒤로 간다. 세 사람이 옆으로 간다. 네 사람이 돌아간다. 사람은 행위인가 존재인가? 사람이 간다인가, 간다가 사람인가 ................................ 간다가 간다. 간다가 간다 간다가 간다 간다가 간다. 간다가 간다 간다가 간다 최승자 시인은
고석근 / 시인 산해경을 읽으며- 도연명초여름 초목은 나날이 자라고집 둘레 나무는 잎가지가 무성하다 새 떼는 깃들 곳에 즐거워하고나 또한 내 집을 사랑하노라 이미 밭 갈고 씨 뿌렸으니 이제는 나의 책을 꺼내 읽는다내 사는 곳 거리에서 멀리에 있어 친한 이도 수레를 돌리어 간다즐기어 혼자 봄 술을 마시며정원의 나물 뜯어 안주를 한다가는 비는 동쪽에서 나리어
아버지는 명태를 좋아하셨다.명태는 찬물에 사는 냉수성 어류로, 함경도 연안에서 많이 잡히는 이름 없는 물고기였단다. 그런데 옛날 함경도에 부임한 관찰사가 식탁에 오른 생선이 맛있어 이름을 묻자 이름이 없다고 하니 명천군의 ‘명’자와 고기 잡은 어부의 성씨 ‘태’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 그래서 ‘명천 사람 태씨가 잡은 물고기’란 뜻의 ‘명태’라는 이름이 생
『청년들, 1980년대에 맞서다 -민주화운동의 산증인 민청련 이야기』의 서평을 써 달라는 의뢰를 민청련 선배들로부터 받고, 별생각 없이 그러마고 했다. 그런데 막상 서평을 쓰자 하니 현대사학자로서 객관적으로 민청련을 평가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민청련이 존속했던 10년에서 2년 반이 조금 안 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동안만큼은
고석근 / 시인 일찌기 나는 - 최승자 일찌기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마른 빵에 핀 곰팡이 벽에다 누고 또 눈 지린 오줌 자국 아직도 구더기에 뒤덮인 천 년 전에 죽은 시체. 아무 부모도 나를 키워 주지 않았다 쥐구멍에서 잠들고 벼룩의 간을 내먹고 아무 데서나 하염없이 죽어가면서 일찌기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떨어지는 유성처럼 우리가 잠시 스쳐갈 때
서효정 / 615합창단 매니저 2019년의 마지막 날.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낸 게 참으로 오랜만이다. 생각해보면 난 혼자인 것을 견디지 못했다. 아니 온전히 혼자인 적도 없었다. 늘 사랑하는 사람이건, 가족이건, 소중한 인연들이건...... 누군가가 내 곁에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돌아봐야 하는 한 해의 마지막도 그렇다.그런데 혼자서 세
고석근 / 시인 자유 - 김남주 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이다 땀 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이다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이다 피와 땀과 눈물을 나눠 흘리지 않고
임경옥 / 6.15산악회 회원 이제 2019년 올해도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나이를 먹을수록 흐르는 시냇물처럼 시간이 너무도 빨리 흘러감에 한번이라도 더, 가고 싶은 곳을 다니고 싶은 마음이 부쩍 드는 요즘, 시간 날 때마다 키우는 개를 데리고 동네 뒷산을 다니곤 하는데 그걸로는 성이 안 차 가끔은 지리산, 덕유산, 설악산 등 많이 알려진 높은 산에 다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