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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랜드는 미국 사회 전체가 디즈니랜드라는 사실을 숨긴다<연재> 고석근의 시시(詩視)한 세상 (254)
고석근  |  ksk21cc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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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7  15: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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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근 / 시인

 

필자의 말

안녕하세요?
저는 아득히 먼 석기시대의 원시부족사회를 꿈꿉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천지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던 눈부시게 아름답던 세상을 꿈꿉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그런 세상을 살아왔기에
지금의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천지자연을 황폐화시키는 세상은 오래 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지금의 고해(苦海)를 견딜 수 힘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저는 그 견디는 힘으로 ‘詩視한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원래 시인인 ‘원시인’의 눈으로 보면 우리는 이 참혹한 세상에서 희망을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디즈니랜드는 미국 사회 전체가 디즈니랜드라는 사실을 숨긴다 (장 보드리야르)


 담배 연기처럼
 - 신동엽

 들길에 떠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멀리 놓고
 나는 바라보기만
 했었네.

 들길에 떠가는
 담배 연기처럼
 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
 위해주고 싶은 가족들은
 많이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멀리 놓고 생각만 하다
 말았네.

 아, 못 다한
 이 안창에의 속상한
 두레박질이여.

 사랑해주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하늘은 너무 빨리
 나를 손짓했네.

 언제이던가
 이 들길 지나갈 길손이여

 그대의 소맷 속
 향기로운 바람 드나들거든
 아파 못 다한
 어느 사내의 숨결이라고
 가벼운 눈인사나,
 보내다오.


 디즈니 영화 ‘알라딘’을 보았다. 영상미와 음악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스펙터클하고 스피드하다. 둘러보니 다들 삼매경에 빠져 있다. 나는 디즈니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 그냥 이런 영화를 알고 싶어 갔다.

 몇 주 전에 본 칸 영화제 수상작 ‘기생충’과 대비되었다. ‘기생충’을 보고나서 너무나 불편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지하방에서 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지하방의 냄새가 악몽처럼 되살아났단다.

 ‘기생충’이 준 가장 큰 불편함은 ‘냄새’ 같다. 냄새야말로 정확하게 부르디외의 ‘아비투스’ 아닌가? 자신의 신분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냄새’. 아무리 짙은 향수로 숨겨도 솔솔 피어나는 냄새.

 하지만 우리의 역사가 외세와 외세에 빌붙은 지배세력이 승리한 역사가 아니라면 우리가 이렇게 냄새를 싫어할까?

 만일 동학혁명이 승리했다면 우리의 냄새는 어떻게 되었을까? 프랑스 대혁명 때처럼 왕을 참형에 처하고 공화정을 세웠다면? 

 그렇다면 일본제국의 식민지가 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같은 동포끼리 총부리를 겨누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역사는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갔을 것이다. 땀 흘리고 피 흘리는 사람들이 승리하는 역사를.

 그러면 우리는 지하방의 퀴퀴한 냄새를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아직도 외세와 결탁한 세력들이 지배세력을 형성하고 있기에 우리는 짙은 삶의 냄새가 싫은 것이다. 일하는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들의 냄새가 오히려 좋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알라딘을 좋아한다. 잠시 냄새 같은 건 잊고 지상의 천국 디즈니랜드에 가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극장 문을 나서면 서서히 쓸쓸해진다. 세상이 온통 디즈니랜드인 세상은 얼마나 기괴스러운가! 약육강식의 정글이 디즈니랜드라니! 

 신동엽 시인의 ‘담배 연기처럼’을 나직이 읊조린다.  

 ‘들길에 떠가는 담배 연기처럼/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은/많이 있었지만/멀리 놓고/나는 바라보기만/했었네.//들길에 떠가는/담배 연기처럼/내 그리움은 흩어져 갔네./위해주고 싶은 가족들은/많이 있었지만/어쩐 일인지?/멀리 놓고 생각만 하다/말았네.//아, 못 다한/이 안창에의 속상한/두레박질이여.//사랑해주고 싶은 사람들은/많이 있었지만/하늘은 너무 빨리/나를 손짓했네.//언제이던가/이 들길 지나갈 길손이여//그대의 소맷 속/향기로운 바람 드나들거든/아파 못 다한/어느 사내의 숨결이라고/가벼운 눈인사나,/보내다오.’ 

 아, 우리가 지하방의 냄새를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그리운 것들은 다시는 우리 곁으로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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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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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기(1)
굽은소나무 (qnseksrmrqhr) 2019-08-08 09:02:59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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