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 종주대원

 

일시 : 2019년 7월 14일(무박)
구간 : 백복령 ~ 생계령 ~ 석병산 ~ 두리봉 ~ 삽당령
거리 : 18.4km(접속구간 없음)
시간 : 9시간 06분(휴식시간 포함)
인원 : 11명

 

▲ 49구간 백복령 들머리 출발!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이번 구간은 18km를 넘게 걸으니 휴식과 식사시간을 포함하여 최소한 10시간은 넘게 걸린다는 것이 대원들의 상식적인 판단이었다.

석병산의 아찔하고 아름다운 자태에 홀려 머문 시간이 길었는데도 9시간으로 끊었다.

전방과 후미의 구간이 많이 짧아졌다. 오동진 후미대장의 넋두리가 귀에 꽂힌다.

“이거 후미대장이 별 할 일이 없네. 변광무 대원이라도 있어야 심심함을 달랠 텐데...”

대원들의 체력이 앞뒤 5분 이내 구간에서 짱짱하다. 속리산과 소백산에서 봤던 그 대원들이 아니다. 이지련 단장이 족적근막염의 아픈 다리로 고생하며 후미에서 따라왔음에도 대원들의 간격이 길지 않다.

지난 대간길 산행후기에서 변광무 대원이 금대령 정상까지 함께 하며 느꼈던 이지련 단장의 메아리가 들린다. “어쩜 우리 모두가 백두대간 종주를 통해 새로이 재활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처음엔 짐작을 못 했는데 백두대간 종주가 삶의 의식을 깨우고 즐거움을 선사한다니 기쁩니다.”

7월 13일 저녁 11시 30분에 사당역을 출발하여 도착한 백복령. 정선군 임계면 42번 국도에 위치한다. 원래 백복령(白伏嶺)은 택리지에 흰 봉황의 백봉령(白鳳嶺)으로 쓰여 있고, 산경표엔 복이 있거나 복을 바라는 고개의 의미라고 한다.

다들 떠날 채비를 갖추고 새벽 3시 20분을 조금 넘기며 출발한다. 짙은 어둠의 대간길을 거침없이 나아간다. 대간길 풀숲이 무성하다. 마치 정글 속을 헤치며 걷는 듯하다. 한 달 전, 두 달 전 여름이 무색하다. 생계령 5.4km가 꽤나 길게 느껴진다.

새벽 5시가 조금 넘어 일출이 시작되며 사위가 점점 훤해지기 시작한다. 잠시 쉬며 목을 축인다. 정글 속이다.

▲ 생계령을 앞두고 정글 속에서 목을 축이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생계령에서 살풋 웃는 이석화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생계령을 향하여 길을 재촉한다. 엊그제 2020년 최저생계비가 2.9% 찔끔 올라 저임금 노동자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한데, 생계령이 마치 최저생계령으로 연상된다.

백복령에서 5.4km 거리인 생계령에 도착했다. 이곳은 무심히 지나친다. 오늘의 대간길 하이라이트는 석병산이기 때문이다.

생계령 근처에 사는 듯한 이쁜 새악시가 살풋 웃는다. ‘산불조심’하라고 한다. 원래 생계령은 강릉 옥계면 사람들이 정선 임계장을 가기 위해 넘나들었던 고개로 산계령이라고도 한다.

석병산이 6.8km 앞에 있다. 날씨가 맑으면 강릉 옥계항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는 석병산의 조망. 놓치면 후회할 거라고 요란이다.

석병산을 앞두고 생계령에서 5.5km 거리에 헬기장을 거쳐야 한다. 아침식사를 그쪽 근처에서 할 요량이다. 그리곤 1.3km 가면 석병산이기에 금강산도 식후경의 장단에 맞춘다.

▲ 오순도순 대간길 아침을 챙겨먹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식사를 마치고 이젠 석병산을 향해 잰걸음을 놀린다.

수풀을 헤치자 드러나는 암벽은 운무에 휩싸인 채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대원들 모두가 예술작품의 주인공이 된 듯 설레는 마음이 가득해 보인다.

석병산(1,055m)에 도착한 것이다. 석병산과 그 주위 암벽들의 기묘함에 모두가 놀란다. 한마디로 정글 숲을 헤치며 나아가자 불현듯 무릉도원을 만났다고나 할까?

두리봉 동남쪽에서 시작하여 산 전체가 돌로 쌓여 있어 바위가 마치 병풍을 두른 것 같다고 하여 석병산이라 불리었다고 한다. 석병산 정상 넘어 일월봉과 일원문은 엄청난 장관이다.

바위문의 모양이 해와 달과 같다고 하여 일월문이라고 하였으며, 일월봉은 일월문에서 유래하여 이름이 불렸다고 한다.

멋지고 아찔한 풍광에 취해서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가 바삐 돌아간다. 누군가 외친다. “백두대간은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의 길이기도 하다는 느낌!”이라고.

날아오르려는 듯 가볍게 착지하는 듯 날렵한 학의 자태라고나 할까. 올해의 명품 사진이 될 만한 사진 찍는 풍경들이 연출된다.

▲ 석병산 정상에서 환호하는 대원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일월문을 힘들게 올라온(?) 김태현 대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석병산 일월봉의 대원들. "여기에요"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석병산 일월봉의 대원들. "올라가자"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석병산 일월봉의 대원들. "만세!"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석병산 일월봉에서 멋진 포즈를 취하는 심주이 총무.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흐린 날씨에 안개가 잔뜩 끼여 석병산 사방의 자연풍광은 시야에 가려 아쉬웠지만 신선이 사는 듯한 일월문과 일월봉은 가히 선계의 세계인 듯한 멋진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제 전망이 압권인 석병산을 뒤로 한 채 대간길을 재촉한다. 두리봉을 거쳐 삽당령까지 6.2km다.

오늘의 백두대간 길은 유난히 많은 야생화들이 자태를 뽐내며 우리 일행들을 맞이해주었다.

▲  돌양지.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돌마타리.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솔체.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미역풀나무.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큰까치수염.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속단.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하늘말나리.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섬초롱꽃.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 참좁쌀풀.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삽당령은 강릉시 왕산면 송현리와 목계리를 잇는 고개다.  12시 30분에 오늘의 날머리 삽당령에 도착했다.

9시간 동안에 18.4km를 주파하며 49구간 백두대간 산행을 마쳤다. 오늘 점심은 강릉 연곡의 유명한 맛집이라고 소개받은 꾹저구탕집으로 향한다.

▲ 날머리 삽당령에 도착하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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