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준 / 6.15산악회 회원 6월 21일 일요일. 어김없이 찾아온 세 번째 일요일이다. 6‧15 한마음통일산악회의 정기산행 가는 날이다. 6‧15 2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이기에 더 각별한 산행이겠다 싶어 게으른 몸을 일추 세워 아침잠을 이겨내며 서울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솔직히 6‧15 산악회의 산행은 언제나 즐겁다.
고석근 / 시인 인생보다 진실한 게임 - 최영미 돈과 권력과 약물로 오염된, 아무리 더러운 그라운드에도 한 조각의 진실이 살아 움직인다. 그래서 인생보다 아름다운 게임이 축구이다. 중학교 남자 아이들이 학원 수업을 마치고 축구를 하다 아파트 주민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게 연행되었다가 풀려났다고 한다. 학원 끝나는 시간이 밤 10시쯤이니 아이들의 괴성에 주민
고석근 / 시인 가시 울타리- 왕유빈 산 사람은 보이지 않고,다만 두런대는 말소리만 들린다.지는 햇빛 깊은 숲에 들어와,다시 푸른 이끼 위를 비춘다. 요즘은 시간이 많아 거의 매일 산에 오른다.가끔 ‘가시 울타리’를 본다. 안심이다. 사람의 흔적. 나무 의자에 앉아 있으면,‘빈 산 사람은 보이지 않고,/다만 두런대는 말소리만 들린다.’ 포근하다. 잠이 슬핏
고석근 / 시인 꿀벌과 하느님 - 가네꼬 미수주 꿀벌은 꽃잎 속에 꽃잎은 흙 안에 뜨락은 흙 안에 흙은 동네 안에 동네는 나라 안에 나라는 세계 안에 세계는 하느님 안에 그리고 그리고 하느님은 조그만 꿀벌 속에 개신교 목사들이 인천의 한 개척 교회에 모여 부흥회를 열다가 코로나 19에 집단 감염되었단다. 마음이 착잡하다. 이 비상시국에 부흥회를 열다니! 원
고석근 / 시인 자유 - 엘뤼아르 나의 대학 노트 위에 나의 책상과 나무 위에 모래 위에 그리고 눈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읽은 책장 페이지마다 하얀 책장 공백마다 돌과 피와 종이와 잿가루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정글에도 사막에도 새둥지 위에 개나리 위에 내 어린 때의 메아리 위에 나는 네 이름을 쓴다. 밤의 신비스러움 위에 낮의 하얀 빵조각 위
고석근 / 시인 라디오 뉴스 - 최영미 무언가 버틸 것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 그게 아이든 집이든 서푼 같은 직장이든어딘가 비빌 데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 아프가니스탄의 총소리도 잊을 수 있고 사막의 먼지 위에 내리는 눈* 녹듯 잊을 수 있고 종군위안부의 생생한 묘사, 아나운서의 침착한 목소리 아이 떼놓고 울부짖는 엄마의 넋나간 얼굴도, 창밖으로 훌훌
조장래 / 6.15산악회 회원 6.15산악회에 들어온 지가 어언 1년 정도의 세월이 지나가는 듯하다. 작년 6월경 처음 소개를 받고 가게 된 산행은 과천 쪽에서 관악산을 타고 올라가는 것이었는데, 나에게는 6.15산악회와의 첫 산행이 있는 그 날 하루 종일 비를 맞으며 산행을 했다. 그리고 뒷풀이를 2차쯤하고 귀가할 무렵에 비가 그쳤던 것 같다.나름 통일운
고석근 / 시인 소주병 - 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인간은 ‘나’ 하나일 때 얼마나 약한가! 코로나19 사태로, 일상이 무너지고 비상사태가 몇 달
고석근 / 시인 아무것도 모를 때 - 심호택 다랑논가에서 콩잎에 붙은 땅개비를 잡아 유리병에 담았느니라 도랑물가에서 송사리떼 들여다보며 갈잎배 만들어 띄웠느니라 달아난 참게를 기다려 저물도록 지켜앉아 있었느니라 우리들 아무것도 모를 때 그 조그만 것들 모두 어디로 갔나 쓸데도 없이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느니라 나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다. 항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