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련 / 종주대 단장 겨울의 전령사 서리가 내려앉은 구룡령 깊어가는 가을 밤 8명의 대원들은 인제와 홍천 그리고 양양이 접경하고 있는 구룡령-조침령 구간을 향해 떠난다. 청정 1급수 내린 천이 있고 두메산골 오지로 더 많이 알려졌던 곳. 2009년에 서울 양양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었고 어느덧 도로는 산 밑까지 닿아 있다. 버스는 내린 천 휴게소에서 잠시
고석근 / 시인 사랑의 거처 - 김선우 말하지 마라.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이 나무도 생각이 있어 여기 이렇게 자라고 있을 것이다. -인간세편 살다보면 그렇다지 병마저 사랑해야 하는 때가 온다지 치료하기 어려운 슬픔을 가진 한 얼굴과 우연히 마주칠 때 긴 목의 걸인 여자-- 나는 자유예요 당신이 얻고자 하는 많은 것들과 아랑곳없는 완전한 페허예요
고석근 / 시인 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
이석화 / 종주대원 이번 산행은 오대산지구 진고개~구룡령 구간이다. 오르내림이 심한 봉우리 여러 개를 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조망마저 없는 지루한 코스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태풍으로 인해 두 번이나 산행이 무산되어 몸의 리듬이 깨진 상태라 걱정이 앞선다. 지금까지 끌고 온 힘이 오늘 산행을 밀어주리라 믿으며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선다.사당역 주차장에 리모
고석근 / 시인 제대로 된 혁명 - D.H.로렌스 혁명을 하려면 웃고 즐기며 하라 소름끼치도록 심각하게는 하지 마라 너무 진지하게도 하지 마라 그저 재미로 하라 사람들을 미워하기 때문에는 혁명에 가담하지 마라 그저 원수들의 눈에 침이라도 한번 뱉기 위해서 하라 돈을 쫓는 혁명은 하지 말고 돈을 깡그리 비웃는 혁명을 하라 획일을 추구하는 혁명은 하지 마라 혁
"밀양없는 의열단이 없으며, 의열단없는 의열투쟁이 없다."항일 의열투쟁에서 밀양을 빼놓을 수 없다는 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스승이 본을 보여주고 제자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배신을 몰랐다. 의열단의 본향이고 70여명의 항일독립투사를 낳은 고장이니 그럴만 하다.영화 '암살'에서 약산 김원봉을 연기한 배우 조승우가 "나 밀양사람 김원
고석근 / 시인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문재인 정부가 시작되자 한반도 평화는 화두가 됐다. 70여 년 분단 세월, 군사정부와 권위주의 정부가 휘두르던 국가보안법의 망나니 칼날에 기꺼이 목숨을 내놓으며 통일을 외치던 과거와 달리, 통일담론의 자리를 평화론이 차지했다.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끝나리라 예상 못 한 문재인 정부는 평화경제를 꺼냈다. 남북 간 경제교류가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고석근 / 시인 먼 곳에서부터 - 김수영 먼 곳에서부터 먼 곳으로 다시 몸이 아프다 조용한 봄에서부터 조용한 봄으로 다시 내 몸이 아프다 여자에게서부터 여자에게로 능금꽃에서부터 능금꽃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이 아프다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활동을 할 때, 교장 선생님에 대한 요구 사항을 정리해 연판장을 만들어 교사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은
고석근 / 시인 푸른 하늘을 -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革命)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강의 시간에 가끔 수강생들이
고석근 / 시인 청춘 2 - 진은영 맞아 죽고 싶습니다 푸른 사과 더미에 깔려 죽고 싶습니다 붉은 사과들이 한두 개씩 떨어집니다 가을날의 중심으로 누군가 너무 일찍 나무를 흔들어 놓은 것입니다. 내가 다닌 초등학교는 읍내에 있었다. 읍내에서 한참 먼 농촌 마을에서 자라난 나는 책보자기를 어깨에 메고, 마을 동무돌과 함께 걸어 다녔다. 읍내 아이들은 가방을
고석근 / 시인 자화상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고석근 / 시인 꿈 - 랭스턴 휴즈 꿈을 꽉 붙들어, 꿈이 사라지면 산다는 게 날개 부러진 새와 같아 날 수가 없거든. 꿈을 꽉 붙들어, 꿈이 사라지면 산다는 게 눈으로 꽁꽁 얼어붙은 메마른 들판 같거든. 우리 사회의 귀족은 누구일까? ‘강남 좌파’ ‘강남 귀족’이라는 말들을 하지만 그들이 정말 우리 사회의 귀족일까? 귀족들이 자기 자식들을 위해 그리도 애
이종규 / 종주대원 평소와는 다르게 오늘은 7시 30분 사당 출발이라 조금은 여유롭게(?) 집을 나선다. 4호선 전철을 갈아타고 시간을 확인하니 ‘7시 6분’ 늦지 않게 도착하겠구나 생각하며 막 동작역을 지나는 순간 전화벨이 울리며 전 대장님의 목소리가 들린다.‘안 오시나요?’‘지금 가고 있습니다. 7시 30분까지 아닌가요?’‘출발 시간 확인해 달라고 말씀
고석근 / 시인 아버지 자랑 - 임길택 새로 오신 선생님께서 아버지 자랑을 해보자 하셨다 우리들은 아버지 자랑이 무엇일까 하고 오늘에야 생각해보면서 그러나 탄 캐는 일이 자랑 같아 보이지는 않고 누가 먼저 나서나 몰래 친구들 눈치만 살폈다 그때 영호가 손을 들고 일어났다 술 잡수신 다음날 일 안 가려 떼쓰시다 어머니께 혼나는 일입니다 교실 안은 갑자기 웃음
심주이 / 총무 산행 계획는 백두대간의 남측 구간을 총 61구간으로 계획하고, 2017년 4월 9일 1구간을 시작으로 2019년 7월 14일로 49구간을 진행했다.그 중 내가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빠진 구간은 1구간(고기리~노치샘~수정봉~입망치~여원재), 10구간(성삼재~만복대~정령치~큰고리봉~고기리), 30구간(하늘재~탄항산~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