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옥 / 6.15산악회 회원

이제 2019년 올해도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나이를 먹을수록 흐르는 시냇물처럼 시간이 너무도 빨리 흘러감에 한번이라도 더, 가고 싶은 곳을 다니고 싶은 마음이 부쩍 드는 요즘, 시간 날 때마다 키우는 개를 데리고 동네 뒷산을 다니곤 하는데 그걸로는 성이 안 차 가끔은 지리산, 덕유산, 설악산 등 많이 알려진 높은 산에 다니고 있다.
지리산 천왕봉과 추흡산 산행 참여 후 6.15산악회 올해 마지막 산행이 수락산이라 하여 함께 하기로 했다. 수락산은 638m 높이에 도봉산·북한산과 마주보고 있으며, 남쪽 능선은 덕능고개를 중심으로 불암산과 이어진다고 한다.

수락산역에서 김영승 선생님 박희성 선생님 외 회원들 모여 9시 반 쯤 15명이 수락산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늘 신경이 쓰이는데 고맙게도 오늘은 날도 포근하고 미세먼지 걱정을 안 해도 될 만큼 날씨가 좋다.
수락산은 산세가 비교적 험하지 않으며 암벽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산행 초반에는 산책을 하는 듯 완만한 경사로가 펼쳐져서 힘 들이지 않고 산행을 하겠구나 했다.

하지만 깔딱고개 지나자 바로 높은 경사로의 암벽이 계속해서 눈앞에 펼쳐진다. 아이쿠, 여기를 어떻게 올라가나 가슴이 쿵 내려앉았는데, 다행히 안전한 등반을 할 수 있도록 암벽 주변에 밧줄이 튼튼하게 설치되어 있고 암벽 바닥 곳곳에도 쇠말뚝을 박아서 밟고 올라가게 만들어 놓았다. 산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할 나위 없이 좋지만 바위들이 고생이다.
결국 사람들 좋자고 자연을 훼손하는 꼴이 되었으니...

정상을 10분 정도 남겨 두고 12시 좀 넘은 시간에 점심식사를 했다.
마치 우리들을 위해 수락산 산신이 마련해 놓은 듯 평평하고 넓은 장소다. 회원들 가방에서 큰 보자기와 신문지 뭉태기가 나와 밥상을 만들고 이어서 도시락과 막걸리 몇 병 누군가의 가방에서는 가시오가피 술이 나온다. 문어숙회, 컵라면, 과일, 김, 콩자반, 오징어포무침, 김치... 산에서 먹는 음식은 맛나지 않은 게 없다. 나는 빵 하나로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바로 옆에 앉으신 박희성 선생님이 잡곡 넣은 찰밥을 두 통이나 가져 오신 덕분에 잘 먹었다
사실 몸이 무거워져서 산행이 힘들까봐 나는 산에 갈 때 먹을 물외에는 먹을거리를 거의 가지고 가지 않는데 여러 회원들과 함께 하니 이것저것 먹게 된다. 하긴 먹는 재미도 산행에서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내년 산행 계획에 대해 김래군 총무와 이정태 회원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정상으로 다시 출발해서 단체 사진 찍고 정암역 방향으로 하산하였다

조국통일의 염원을 담고 시작한 6.15산악회, 내가 활발하게 참여했던 2011년 당시에 함께 했던 장기수 선생님들은 김영승, 박희성 선생님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당시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정상으로 올라갈 사람들과 둘레길로 갈 사람들을 나누어 산행을 진행했는데, 올해 마지막 산행인 수락산 등반에서는 유기진 선생님 등 장기수 선생님들의 빈자리가 많이 보여 쓸쓸하다.
하지만 6.15산악회는 통일의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