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진단과 수술치료가 필요한 상태에서 건강과 인권을 묵살한 검찰의 반인권적 행태로 인해 원진욱 처장의 병세가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고 보여집니다. 참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진욱 처장이 불구속상태에서 정상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법당국은 구속집행정지기간 연장신청을 즉각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갑상선암이 의심되는 상태에서 지난 7월 5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 구속된 원진욱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은 9월 24일 구속집행정지로 일시 출소해 10월 12일 수술을 받았지만 지속적인 치료와 추적관찰이 요구되는 상태이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오는 10월 26일에는 다시 서울구치소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 다시 구속집행정지 연장신청을 할 예정이지만 검찰과 재판부에서 받아들일지 아직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구속집행정지기간 연장신청을 즉각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법원은 원진욱 처장에 대한 구속집행정지기간 연장신청 수용 여부를 내일 오후쯤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특히 “이렇게 원처장의 건강이 악화된 것은 구속 이전에 이미 갑상선암 의심증상이 있어 빠른 시일내에 수술을 권고받았지만, 구속과 이후 검찰의 의도적인 묵살과 보석석방 거부로 인해 수술치료가 3개월 이상 지연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해 주목된다.

“원처장의 가족과 범민련 등 각계에서 조속한 병원치료를 요구했지만 검찰은 원처장과 변호인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며 끝까지 보석석방과 구속집행정지를 거부했고, 법정에서는 스스로 위증을 하는 것도 모자라 몇 번씩 말을 바꿔가며 ‘적당히 운동하면 낫는 정도인데 보석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는 것이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원진욱 처장은 지난 10월12일 수술을 받고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과 부천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갑상선 유두암과 편평상피이형성이 같이 발견되는 아주 드문 경우이고, 이미 갑상선암이 주변 조직으로 침범하였고, 경부림프절(임파선)까지 전이되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원진욱 사무처장이 병원진단후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

"그사이 모두들 잘 지내셨는지요.
어제, 수술 후 병리검사결과(조직검사)가 나왔습니다. 결과가 좋지는 않습니다.
갑상선암이 목주변 조직으로 침범했고, 경부림프절(임파선)로 전이된 것이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오늘은 이후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위해 순천향대학부천병원 핵의학과 교수에게 진료를 받았는데 새로운 사실 하나를 추가해서 말해주었습니다.

떼어낸 암조직에서 '편평상피이형성'이라는 희귀한 암세포가 발견되었다는 겁니다.
갑상선암 환자를 주로 다루는 자기도 처음 본다며 계속 추적관찰이 필요하고 검사와 치료를 잘 받기를 권하였습니다.
저도 어려운 설명이라 잘 이해를 못했는데 한 마디로 말하면 암이 재발하면 갑상선암뿐만 아니라 다른암이 같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입니다.
그럴 경우는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잔뜩 겁을 주었습니다.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그 중에서 지난 6월말 처음 암진단을 받고 빨리 수술을 받으라고 했는데 뜻밖에 구속이 되어 정밀검사도 수술치료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가족과 범민련에서 계속 병원치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저와 변호인의 주장을 '사실무근'이라며 끝까지 보석석방과 구속집행정지를 거부했었지요. 법정에서 몇번씩 거짓말까지 지어내며 '적당히 운동하면 낫는 병'이라며 목에 핏대를 세우던 감사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울화통이 터집니다.

지난 여름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채 그렇게 3개월을 독방에 방치되어 있었던 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립니다.
그 기간 동안 암이 전이되었다고 역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건강권'은 아플 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치료권'입니다. 그러니까 환자의 치료를 누군가 방해하는 것은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 됩니다. '건강은 곧 인권입니다'

지난 여름, 대한민국 공안검찰이 보여준 모습은 민주주의와 민족문제에 대해, 그리고 인권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가지는지 잘 보여줍니다.

저는 예정대로라면 모레 26일(금), 재수감되게됩니다.
오늘 부천병원에서 방사성동위원소치료를 위한 특수격리치료병실 입원일을 오는 11월 23일로 예약해주었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구속집행정지 기간연장을 재신청합니다. 내일 저녁이나 모레 아침이면 결과가 나오겠지요. 검찰과 사법당국의 전향적인 결정을 기대해보겠습니다.

2012.10.24 원진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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