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 시인 죽 한 그릇 - 김삿갓 네 다리 소반에다 죽이 한 그릇 하늘빛에 구름이 함께 떠도네. 주인아 면목 없다 말하지 마오 얼비쳐 오는 청산 내사 좋으니. 한 중학교 교사가 말했다. “착한병자만 욕을 하지 않아요.” 욕을 하지 않는 아이가 병자인 세상이 되어버렸다. 김삿갓이 천하를 주유하다 소양강변에 도착하여 강을 건너려고 나룻배를타고 보니 처녀
임영태 / 출판기획자 겸 역사교양서 저술가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서쿠바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수속 절차는 까다롭지 않았다. 칸쿤에서 이미 입국 심사와 짐검사를 그렇게 까다롭게 했는데 여기서도 그럴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세관통관도 간단히 끝났다. 그러나 짐을 찾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수하물 운송과 분류가 자동화되지 못한 탓인 듯 상당히
달이 뜬다 달이 뜬다영암 고을에 둥근 달이 뜬다달이 뜬다 달이 뜬다둥근 둥근 달이 뜬다월출산 천황봉에 보름달이 뜬다아리랑 동동 쓰리랑 동동에헤야 데헤야 어사와 데야달 보는 아리랑 님 보는 아리랑 [하춘화의 ‘영암아리랑’가사 중에서] 필자는 어렸을 적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물 중에 두 사람을 굉장히 자랑스러워했었다. 그 두 사람은 바로 백제시대 때 일본에 학
최재영 목사 / NK VISION 2020 대표 ‘단고기는 뜨거운 아랫목에서 땀흘려 먹어야 제맛’필자는 방북기간에 ‘개고기는 워낙 영양이 높고 맛이 구수하여 입에 착착 달라붙고 고기 맛이 달기 때문에 단고기’라는 설명을 직접 들었다. 그 명칭의 유래는 김일성 주석이 개고기를 ‘단고기국’으로 고쳐 부르도록 하라는 지시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나는 2년 전 어느
임영태 / 출판기획자 겸 역사교양서 저술가 칸쿤 해변을 구경하다5월 16일, 화요일이다. 한국을 떠난 지 일주일째다. 아니 시차와 날짜 변경선으로 하루 차이가 나니까 실제로는 8일째다. 오늘은 멕시코를 떠나 쿠바로 가는 날이다. 특별한 느낌은 없었지만 그래도 약간은 긴장이 되었다. 우리에게 쿠바는 오랫동안 금단의 땅이었다. 사회주의, 아니 공산주의 국가 쿠
정찬열 / 재미동포 시인 왜, 어떻게 북한을 방문하게 되었는가 미국에 건너온 지 30년이 넘었다. 시집간 딸이 친정집 걱정하듯 밖에 나와 살다보면 고국에 관심이 많아진다. 안에서 보이지 않던 것이 밖에서 보면 잘 보이기도 한다. 고국에서 들려오는 우울한 소식들 중 상당부분이 분단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남북분단은 한반도
“중요하게 지적할 점은, 국가가 김현희의 처녀성과 미모를 강조하면서 젠더 정치학에 깊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김현희 결혼과 관련해서도 국가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국가는 젠더 정치의 민감함에 대해 모르지 않았다.”박강성주 네덜란드 레이던대학교 교수의 박사논문을 단행본으로 펴낸 『슬픈 쌍둥이의 눈물; 김현희 - KAL858기 사건과 국제 관계학』
서울시 관악구 도림천 건너편 산등성이를 빽빽한 건물로 가득 메운 신림9동(현 대학동)에 ‘신림동 고시촌’이 있다.저항과 입신의 열망이 교차하던 이곳에 지금은 고시 준비생과 불안정한 고용, 실업, 학업, 취업 준비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청년들이 모여 살고 있다.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은 ‘신림동 고시촌’이라는 서울의 독특한 도시 공간 역
광주시와 전남 화순군을 잇는 22번 국도 경계에 있는 너릿재 터널.1946년 8월 15일, 화순탄광의 광부들 3천명은 광주에서 열린 해방 1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로 향하지만 미군의 탱크에 의해 가로 막혔다.미군정은 이 기념대회를 불법으로 규정, 강제해산시키고, 이제 해방이 됐으니 탄광을 자치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광부들을 이곳 너릿재에서 토끼몰듯
고석근 / 시인 사랑의 변주곡(變奏曲) - 김수영 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겠다 도시(都市)의 끝에 사그러져가는 라디오의 재갈거리는 소리가 사랑처럼 들리고 그 소리가 지워지는 강이 흐르고 그 강 건너에 사랑하는 암흑이 있고 삼(三)월을 바라보는 마른나무들이 사랑의 봉오리를 준비하고 그 봉오리의 속삭임이 안개처럼 이는 저쪽에 쪽빛 산이 사
임영태 / 출판기획자 겸 역사교양서 저술가 2차 위기를 넘기다6월 15일 월요일 아침이 시작되었다. 일하는 날과 쉬는 날의 구분이 없는 우리에게는 월요일이 특별한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다만 거리의 음식점과 상점, 가게들이 문을 닫는가, 아닌가에만 관심이 갈 뿐이다. 어제 저녁 치첸이트사에서 칸쿤으로 돌아왔을 때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문을 닫은 것을 보고서야
최재영 목사 / NK VISION 2020 대표 서해갑문 해변에서 ‘휘발유 조개구이’를 처음 맛보다나와 일행은 평양시 만경대구역의 대동강과 보통강이 만나는 합류 지점이 내려다보이는 산 정상에 위치한 량강호텔 인근에 위치한 ‘휘발유 조개구이’전문점을 찾았다. 이름 그대로 ‘두 개의 강물이 흐르는 전망’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량강호텔은 매우 아름다운 위치에 자
임영태 / 출판기획자 겸 역사교양서 저술가 치첸이트사 행 고속버스를 타다6월 14일 일요일 아침 7시, 우리는 숙소 주위를 돌아본 뒤 터미널 앞에서 환전을 했다. 미화 1달러에 멕시코화 18.4페소. 7시 30분, 호텔로 가서 두 분 짐을 숙소 2층 우리 방으로 옮겨 놓았다. 오늘 숙소 3층에 방이 빈다고 해서 전날 밤 예약해둔 상태였다. 하지만 그 방의
고석근 / 시인 사랑의 시- 네루다 여자의 육체, 하얀 구릉, 눈부신 허벅지, 몸을 내맡기는 그대의 자태는 세상을 닮았구나 내 우악스런 농부의 몸뚱이가 그대를 파헤쳐 땅속 깊은 곳에서 아이 하나 튀어나오게 한다. ... ... 난 그대를 사랑한다. 죽과, 이끼와, 단단하고 목마른 젖의 몸뚱이여. 아 젖가슴의 잔이여! 아 넋 잃은 눈망울이여! 아 불두덩의 장
임영태 / 출판기획자 겸 역사교양서 저술가 청춘의 욕망이 불타는 금요일밤 12시가 조금 지나 잠자리에 들었다. 잠결에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거리가 소란스럽고 시끄럽다. 숙소 주변에서 나는 소리다. 시끄러운 차소리, 경적소리, 사람들이 다투는 소리가 계속된다. 일어나서 그 실체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그러나 비몽사몽 그냥 지나간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
임영태 / 출판기획자 겸 역사교양서 저술가 디에고 리베라 박물관에서 만난 것혁명기념관을 나온 뒤 우리는 ‘디에고 무랄(벽화) 박물관’을 찾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박물관은 그곳에서 불과 15분 내의 거리에 있었으나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해 1시간 이상을 헤맸다. 그 바람에 더운 날씨에 모두들 몸이 지쳤다. 고생 끝에 찾아낸 박물관은 전날 우리가 지나갔던
고석근 / 시인 전태일의 마지막 일기에서 ...... 나는 돌아가야 한다. 꼭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으로, 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생을 두고 맹세한 내가, 그 많은 시간과 공상 속에서, 내가 돌보지 않으면 아니 될 나약한 생명체들.나를 버리고, 나를 죽이고 가마. 조금만 참고 견디어라. 너희들의
임영태 / 출판기획자 겸 역사교양서 저술가 당시 매우 진보적인 케레타로 헌법지난 회에 이어서 멕시코 혁명 이야기를 좀 더 하고 마무리 짓도록 하자.오브레곤 장군의 도움을 받아 카란사가 권력을 장악했다. 카란사는 혁명의 대의에 관심이 별로 없었지만 그동안 피 흘린 대가를 받아내야 한다는 데 멕시코 사회는 어느 정도 합의를 볼 수 있었다. 사파타와 비야 등 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