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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858 비밀문서와 ‘지각생’ 언론 유감 대부분 2009년 공개돼 보도된 문서 -박강성주
박강성주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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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7.19  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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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성주 (KAL858기 사건 연구자)


   
▲ 2009년 11월 29일 KAL858기 사건 22주기 추모제에서 신성국 신부가 미 CIA와 국무부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미 국무부가 6월 11일자로 공개했다고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자료들은 대부분 신 신부가 이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얻었던 자료들이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약 보름 전, 그러니까 7월 초에 영국에서 김현희-KAL858기 사건으로 박사논문을 쓴 나는 잠시 동안 사건을 잊으려고 했다. 그동안 고생을 너무 많이 한 것도 있고, 또 사건에 대해 뭔가 ‘새로운’ 관점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라도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김현희 씨가 방송에 출연한 것과 관련해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아 글을 쓰게 되었다. 그러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아닌, 몇 년 동안 반복되는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자괴감을 느꼈다. 동시에 재충전을 위해잠시 사건을 잊으려고 했던 것과 달리, 어느새 나는 사건 관련된 검색을 계속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중앙일보>가 갓 보도했던미국 비밀문서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검색 당시 1시간 전에 인터넷에 올라왔었다). 제목은 확실하지 않지만 “미 FBI도 KAL기 직접 조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던 비밀문서가 있었나 하는 마음에,또한 중앙정보국(CIA)이 아닌 연방수사국(FBI)도 조사를 했다고 하여 서둘러 글을 확인했다(현재 원래 제목의 기사는 검색되지 않는데, 아마도 해당 기자가 중앙정보국 소속으로 해외방송의 정보를 분석하는 ‘FBIS’와 혼동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그 기사의 내용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내가 봤던 문서의 내용이었던 것이다.혹시나 해서 기사에 나온 대로 2012년 6월 11에 문서가 공개됐는지 국무부 홈페이지에서 검색을 했는데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른바 ‘보수’언론이 지금껏 사건과 관련해 해왔던 전형적인 보도방식의 하나(공식 수사결과 및 김현희 진술 반복하기)라 생각하고 별다른 고민 없이 넘겼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사건 관련해 검색을 잠깐 해보니 이 비밀문서들이 국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걸 알 수 있었다(기사 내용을 본 것이 아니라 ‘제목’만을 본 상태였다). 그래서 국무부 홈페이지에 다시 접속해 이번에는 좀 다른 방식으로 검색을 해보니 그제야 6월 11일자로 올라와 있는 57건의 문서들을 찾을 수 있었다(http://www.state.gov/m/a/ips/c52384.htm).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 문서들은 이번에 새로 공개된 것이 아니라 2009년 신성국 신부가 이미 정보공개 신청을 통해 얻은 문서들이었다(사건 22주기 추모제에서 공개적으로 알림). 다만 알려지지 않은 문서들이 분명히 있었는데, 14건 정도로 이들은 (2008년 7월에 공개된 1건을 제외하고) 대부분 1998년 10월 기준으로 공개된 것으로 보인다. 그 내용은 기존 안기부 수사결과나 한국 정부가 홍보해온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관련기사 보기]

새로울 것이 없는 비밀문서

따라서 이번 언론 보도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문서들이 2012년 6월에 새롭게 공개된 것이 아니라, 1998년과 2009년에 이미 공개되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그 내용 역시 특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될 필요가 있다. 미국이 사건에 대해 조사했다는 것과 그 결과가 안기부의 공식 수사결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 미국이 1988년 1월 20일 사건을 계기로 북쪽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는 것 하나만 떠올려도 된다.

또한 1988년 2월 4일 미 하원은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했고 같은 달에 있었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에서 미국은 한국의 수사결과를 적극 지지했다. 이는 당시 국내언론이 이미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내용이다. 때문에 마치 비밀문서들이 최근에야 ‘새롭게’ 공개된 것처럼 보도한다든지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의 정당한 의문제기를 “김현희 가짜몰이”로 폄하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주의깊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2012년 7월 19일자 <연합뉴스>기사, <문화일보> 사설 등). 많은 언론들이 섭섭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말하자면, 나는 이번 비밀문서와 관련해 거의 모든 언론들이 ‘지각생’이라고 생각한다.

   
▲ 신성국 신부측의 정보공개 요구로 지난 2009년 10월 28일 미국무부가 KAL858기 사건 관련 국무부 자료에 대해 공개하면서 보내온 공문. 당시에도 공개하지 않은 비밀문서가 많았고, 일부 내용은 검게 지워진 채 공개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그렇다고 했을 때 나의 일차적인 고민은, 신성국 신부가 얻었던 문서들에 왜 1998년에 공개됐던 문서들이 포함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국무부 안에서 어떤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왜 그 문서들이 2009년에 함께 공개되지 않았는지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그러면 일단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는 듯하지만) ‘2009년에 포함되지 않았던’문서들을 나름대로 잠시 살펴보고자 한다.

1987년 12월 2일, 제임스 릴리 당시 주한 미대사는 최광수 외무부장관과 조중건(영어이름 CHARLIE CHO) 대한항공 사장과의 논의를 바탕으로 이 사건이 한국에서 큰 이슈(BIG ISSUE)가 될 것이라고 관찰했다(문서번호 C16338674). 특히 곧 있을 대통령 선거를 고려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이번에 알려진 문서 중에는 유엔 안보리 논의와 관련된 부분이 많은 것 같은데, 특히 (최광수 장관에 따르면) 한국이 안보리 논의를 선호했던 이유 중의 하나로 북에 대한 군사적 보복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TO QUIET THE VOICES OF THOSE HERE WHO STILL FAVOR MILITARY RETALIATION) 것을 들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문서번호 C16338687). 또한 한국이 당시 소련과 중국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AVOID A PUBLIC CONFRONTATION WITH THE SOVIET UNION OR CHINA) 조심스러운 접근을 취했다는 내용이 강조되고 있다.또 다른 중요한 문서 중의 하나는 테러지원국 명단과 관련된 것이라 생각한다. 당시 북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문제와 관련해 미 국무부는 이것이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will not have a significant economic impact)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국무부 내부문건 1988년 1월 19일). 왜냐하면 북은 이미 적성국무역법과 수출규제법에 따라 경제제재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 신성국 신부와 박강성주 박사는 그동안 미국은 물론 영국, 호주, 스웨덴 정부의 KAL858관련 비밀문서들을 정보공개청구해 공개해오고 있다. 사진은 박강성주 박사가 2008년 미CIA가 공개한 비밀문건을 발견해 공개한 사진. 공개된 문건조차 검은 색으로 지원진 부분이 많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그러면 개인적으로 그동안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등에 정보공개 신청을 하여 비밀문서를 봐왔던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몇 가지를 말해보고자 한다. 먼저,김현희-KAL858기 사건은 결국 언론의 문제일 수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번에 알려진 문서들은 대부분 2009년에 공개된 것들이다. 그렇다면 2009년 당시 국내 언론은 왜 이를 적극 보도하지 않다가 지금에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하건대, 아마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당시 신성국 신부가 사건에 대한 ‘문제점’을 중심으로 공개했기 때문에 (공식 수사결과를 받아들인) 이른바 주류언론들이 크게 보도하지 않았던 듯하다.그렇더라도 당시 언론이 이 문서들을 직접 볼 수 있느냐고 문의를 해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은 듯해서 아쉽다. 한편으로는 이 비밀문서들을 ‘주류언론’을 통해 널리 알리려는 노력이 좀더 있어야 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여기에는 당시 문서들에 대한 글을 썼던 나 자신의 문제도 포함된다). 다음으로, 미 국무부가 길게는 14년 전에 공개됐던 문서를 왜 2012년 6월에서야 별도로 홈페이지에 올리게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그 내용 자체도 크게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왜 꼭 지금이어야 했는지 개인적으로 의아한 부분이 있다.

우려되는 언론 논의들

조심스럽게 예상하건대, 김현희 사건은 이번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계속해서 논란이 될 듯싶다. 무엇보다 김현희 씨가 최근 국내 방송에 출연했고, KAL858기 가족회는 사건에 대한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그리고 이미 공개됐던 미 국무부 비밀문서가 뒤늦게 국내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사건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듯하다. 아울러 올해가 사건 발생 25년이라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사건에 대한 논의가 이른바 ‘종북주의’와 연관되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 <TV 조선>및 <조선일보>를 비롯한 몇몇 매체들의 논조가 이를 증명한다. 대선을 앞두고 사건에 대한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주목되는 동시에,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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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기(1)
서민12345 () 2012-07-20 10:53:51
이나라 조선,중앙,동아는 진정한 선진민주언론의 자격을 스스로 포기한지 오래되었다. 국민을 우습게알고 마구써대며 '아니면 말고-'식 보도만 일삼으며 까짓 광고비도 못대주는 국민들은 ㅈ도아닌것으로 취급하는 태도가 너무도 확연하니 안타깝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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