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 최인미 통신원 / 2023 DMZ 국제평화 대행진단 언론홍보팀

 

‘2023 DMZ 국제평화 대행진’ 9일 차인 20일, 대행진단은 연천에서 동두천을 향해 출발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2023 DMZ 국제평화 대행진’ 9일 차인 20일, 대행진단은 연천에서 동두천을 향해 출발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강원도 고성에서부터 걸어온 지 9일째 드디어 대장정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연천 나룻배 마을에서 오늘(20일)의 행진을 위해 평화와 통일을 외치며 동두천을 향해 출발!!!

맨 처음 도착한 곳은 동두천의 몽키하우스.
그런데, 입구는 잠겨 있고 잡초만 무성하다.

동두천의 몽키하우스., 입구는 잠겨 있고 잡초만 무성하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동두천의 몽키하우스., 입구는 잠겨 있고 잡초만 무성하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최현진 해설사가 이곳의 비극적인 역사를 들려줬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최현진 해설사가 이곳의 비극적인 역사를 들려줬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한국전쟁 후 최악의 가난은 많은 여성이 어쩔 수 없이 미군을 상대로 하는 기지촌 여성이 되게 했고, 전쟁 후 미국에 돌아간 미군들이 자국에 성병을 퍼트리자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기지촌 여성의 성병에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한국정부는 기지촌 여성의 성병 검사를 위해 반 인권적이면서도 강제적인 시설을 만들게 되었는데 그것이 몽키하우스다.

몽키란? 말 그대로 원숭이를 말하는데 한국인을 하대하는 의미와 시설에 갇혀 있는 여성들이 밤마다 철조망에 매달려 울부짖는 모습이 원숭이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하니 그 속에 갇혀 있던 분들의 아픔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이어서 1992년 윤금이 살해 현장으로 향했다.

1992년 살해된 윤금이 씨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1992년 살해된 윤금이 씨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지금은 윤금이 씨가 살해 된 쪽방촌은 간데 없고 공원이 들어서 있는데 그때 죽어가며 어떤 마음이었을까? 윤금이씨의 고통스런 삶의 현장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우리는 그가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삶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마음을 가지고 오래도록 기억해야겠다.

가져간 막걸리를 그 장소에 두고 모두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케네스 마클을 만났다는 클럽으로 갔다. 가장 가난한 나라의 여성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수단으로 어쩔 수 없이 기지촌 여성이 되었던 윤금이씨의 모습이 그려져 가슴이 먹먹해졌다.

미2사단의 담벼락을 바라보며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김대용 공동대표의 해설을 들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미2사단의 담벼락을 바라보며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김대용 공동대표의 해설을 들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이어서 미2사단 앞으로 갔다. 미 2사단은 인디언을 아메리카에서 몰아낸 부대라고 한다는데 미군 부대를 평택으로 이전하고도 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염된 15,000평은 되돌려 줬지만 더 많은 좋은 땅은 아직도 자기들 마음대로 쓰고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힌 일이다.

미2사단의 담벼락을 바라보며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김대용 공동대표의 해설을 듣고 상패동 야산으로 갔다.

상패동 야산 무연고자 묘지. 동두천에서 기지촌 생활을 하던 여성들과 그동안 동두천에서 미군에 의해 벌어졌던 수 많은 폭력의 희생자들의 무덤이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상패동 야산 무연고자 묘지. 동두천에서 기지촌 생활을 하던 여성들과 그동안 동두천에서 미군에 의해 벌어졌던 수 많은 폭력의 희생자들의 무덤이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대행진단 단장 조헌정 목사는 “기지촌 여성은 우리 민족의 아픔을 대신 짊어지고 당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대행진단 단장 조헌정 목사는 “기지촌 여성은 우리 민족의 아픔을 대신 짊어지고 당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상패동 야산은 무연고자 묘지인데 동두천에서 기지촌 생활을 하던 여성들과 그동안 동두천에서 미군에 의해 벌어졌던 수 많은 폭력의 희생자들 무덤인데 공식적으로는 1,500기 정도의 무덤이 있다고 하나 2, 3층까지 만들어진 것을 보면 5,000기에서 6,000기 정도의 무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내 나라 내 땅에서 미군들에 의해 성착취와 반 인권적인 폭력을 당하다가, 죽어서는 무연고자가 되어 버려지듯 묻힌 그들의 애닯은 삶이 가슴 아프다. 수십 년간 이런 일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분노가 느껴지고 그래서, 하루 빨리 통일을 해서 우리끼리 내 나라 내 땅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다.

이곳에 묻힌 분들에게 영혼이라도 자유롭게 해드려야겠다는 결심을 해 본다.

우리 DMZ 국제평화대행진의 단장이신 조헌정 목사님의, “기지촌 여성은 우리 민족의 아픔을 대신 짊어지고 당하신 것”이라는 말씀에 숙연해졌다.

2002년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 던 때 일어났던 효순이 미순이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효순미선 평화공원’으로 향했다.

 ‘효순미선 평화공원’ 시민추모비.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효순미선 평화공원’ 시민추모비.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도저히 지나갈 수 없는 길로 장갑차를 몰고 가다 당연히 시야에 잡혔을 어린 여중생 2명을 무참히 짓밟은 사건이다. 사망사고를 내고도 무죄를 받고 자국으로 돌아간 말도 안되는 사건인데 시민들이 오랜 시간 연대하고 목소리를 내서 여기까지 왔다.

꽃다운 15살의 어린 학생을 생각하며 어른으로서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고 좋은 세상도 만들어주지 못한 것이 못내 미안하고 죄스러웠다.

시민추모비에는 '푸르러 서글픈 유월의 언덕 애처로이 쓰러진 미선아, 효순아 / 손에 손 촛불 횃불로 타오를 때 / ‘너희 꿈 바람 실려 피어나리니’란 추모시가 쓰였고, 공원 벽에는 ‘자주평화 통일의 꿈으로 다시 피어나라! 미선아 효순아!’란 바람이 적혀져 있다.

파주의 오현 약수터에서는 6.15고양파주본부가 보내온 비빔밥 밥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파주의 오현 약수터에서는 6.15고양파주본부가 보내온 비빔밥 밥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파주의 오현 약수터에서는 6.15고양파주본부가 보내온 비빔밥 밥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양한 나물의 비빔밥과 시원한 콩나물국, 시원한 커피와 차까지 먹고나니 더위로 지쳤던 몸과 마음에 다시 걸을 힘을 얻었다.

폭염으로 야외 활동을 줄이라는 안전 문자가 왔지만 우리는 이런 더위에 흔들리지 않고 폭염 만큼이나 뜨거운 통일의 열기로 우리의 아픈 현장을 둘러보면서 더욱더 통일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되었다.

가자! 평화로!, 가자! 통일로!를 속으로 무수히 외치며 행진을 했다.

그리고 어제보다 더 더운 날씨와 아스팔트의 열기로 땀 범벅이 되었지만 우리는 걸어서 파주에 있는 ‘북한군 묘’, ‘인민군 묘’, ‘적군묘’라고 불리는 곳으로 향했다.

적군묘에 있는 북한군90 '무명인' 묘석. 발견장소는 '6.25 불상 전투'로 표기돼 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적군묘에 있는 북한군90 '무명인' 묘석. 발견장소는 '6.25 불상 전투'로 표기돼 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대행진단은 간단한 추모제를 지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대행진단은 간단한 추모제를 지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한국전쟁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인민군과 중국인민지원군의 유해가 잠들어 있는 묘역이다. 묘비석에는 날짜와 북한군 이름, 발견 장소 등이 쓰여 있었다.

대행진단은 이곳에서 분단과 전쟁의 역사 속에 안타깝게 희생당한 이름 모를 병사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제수와 술을 준비해서 간단한 추모제를 지냈다.

추모제를 마치면서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외쳤다.

오늘의 행진 일정을 마치고 숙소가 있는 연천 당포성 오토 캠핑장에 도착했다.

대행진단이 가는 지역마다 많은 사람들이 후원과 연대의 마음을 아끼지 않는다.
대행진단은 이 힘으로 오늘도 걷는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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