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 최인미 통신원 / 2023 DMZ 국제평화 대행진단 언론홍보팀

 

‘2023 DMZ 국제평화 대행진’ 8일 차인 19일, 대행진단이 강원도를 지나 경기도에 진입하는 날이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2023 DMZ 국제평화 대행진’ 8일 차인 19일, 대행진단이 강원도를 지나 경기도에 진입하는 날이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행진이 시작되고 비가 오락가락하며 적당히 아스팔트의 열기를 식혀주고 있었다. 오늘(19일)은 비 소식이 없어 많이 더울 거라고 예상을 한 가운데 어제의 긴 행진으로 피곤하고 무거운 발을 이끌고 행진을 시작했다.

두루미평화관을 출발하여 연천에 있는 중면사무소에서 옥녀봉 그리팅맨으로 향했다. 오늘은 대행진단이 강원도를 지나 경기도에 진입하는 날이다. 오전부터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지만 우리는 길잡이를 따라 한발 한발 걸음을 옮겼다.

연강 나룻길로 진입하는 작은 마을 초입에서 ‘박정희 각하 순시 기념비’라고 쓰여있는 비석을 보았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연강 나룻길로 진입하는 작은 마을 초입에서 ‘박정희 각하 순시 기념비’라고 쓰여있는 비석을 보았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행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연강 나룻길로 진입하는 작은 마을 초입에서 ‘박정희 각하 순시 기념비’라고 쓰여있는 비석을 보았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저런 조형물이 버젓이 남아 있는 것일까?

앞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한참을 걷고 있는데 올라갔던 사람들이 다시 내려왔다. 산 입구가 공사 중이어서 올라갈 수 없단다.

그런데 잠시 후에 들려오는 엄청난 총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평일에는 사격훈련을 하기 때문에 산으로 갈 수 없다고 한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 막혔으니 산을 빙 돌아 옥녀봉 그리팅맨을 만나러 발걸음을 옮겼다.

공사 중인 길 바로 옆에 예쁜 입구가 있어 들어서니, 마치 산티아고의 순례길로 통하는 듯 멋진 산길이 나타났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공사 중인 길 바로 옆에 예쁜 입구가 있어 들어서니, 마치 산티아고의 순례길로 통하는 듯 멋진 산길이 나타났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공사 중인 길 바로 옆에 예쁜 입구가 있어 들어서니, 마치 산티아고의 순례길로 통하는 듯 멋진 산길이 나타났다. 이렇게 예쁜 길을 걷게 하려고 공사 중이었나 하며 모두 웃으며 걸었다.

아름다운 산길을 돌아 드디어 옥녀봉 그리팅맨을 만나러 가는 입구에 다다르자 이번에는 앳된 모습의 군인들이 길을 막아서며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고 한다. 우리의 행진에 관해 설명하고 혹시 갈 수 있을지 알아봐 달라고 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더 이상 오를 수 없다는 거다.

훈련이 언제 끝나는지 물어보니 오후 5시가 되어야 끝난다고 하니 우리가 가고 싶었던 옥녀봉 그리팅맨은 올라갈 수 없는 건가? 모두가 얼굴 가득 실망스러운 표정이 묻어났다.

우리가 북쪽으로 가려는 것도 아닌데 내 땅에서 내 마음대로 갈 수 없다는 아픔에 분단이 가져다주는 고통은 우리의 일상에 이렇게 늘 숨어있었구나! 알 수 있었고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

그리팅맨을 만나지 못 하고 내려오는 길 여기저기에 율무가 심겨 있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그리팅맨을 만나지 못 하고 내려오는 길 여기저기에 율무가 심겨 있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올라가던 발걸음을 되돌려 다시 산길을 돌아내려 오는데 저 멀리 그리팅맨의 모습이 자그마하게 보이자 누군가가 “와 그리팅맨이다!” 하고 외쳤다. 그러자 다들 그곳을 바라보며 그리팅맨에게 손을 흔들고 산비탈을 따라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 여기저기에 율무가 심겨 있었다.

우리는 산에서 내려와 군남댐으로 향했다. 처음 들어보는 댐 이름에 우리나라에 이런 댐도 있었나 싶었는데 우리나라에는 물이 없는 3개의 댐이 있다고 한다. 평화의 댐과 군남댐 그리고, 한탄강댐이라고 한다.

군남댐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서 다 함께 인증사진을 남겨 본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군남댐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서 다 함께 인증사진을 남겨 본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아무 쓸모없는 불필요한 댐을 엄청난 비용을 들여 3개씩이나 만들어 놓다니 다시는 이렇게 국고를 낭비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군남댐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서 다 함께 인증사진을 남겨 본다.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쓸모없는 이런 댐들을 왜 만들어야만 하는지? 안타까워 하며 점심을 먹으러 효연재로 갔다. 도착하니 재일 동포 두 사람이 먼저 와 있었다. DMZ 국제평화 대행진에 참석하기 위해 바쁜 일정을 조정해서 왔다고 한다. 참 고마운 일이다.

점심을 먹으러 효연재에 도착하니 재일 동포 두 사람이 먼저 와 있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점심을 먹으러 효연재에 도착하니 재일 동포 두 사람이 먼저 와 있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점심을 먹으러 효연재에 도착하니 재일 동포 두 사람이 먼저 와 있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점심을 먹으러 효연재에 도착하니 재일 동포 두 사람이 먼저 와 있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연천이 어느 지역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다 보니 그동안 오랜 역사 속에서 남북이 꼭 연천을 차지해야만 했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오랜 세월 치열하게 전쟁을 치렀어야만 했다는데 오늘 걸었던 길에서 바라본 곳들은 한탄강이 굽이치며 흐르고 있는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생태공원 같았다.

대행진 구간 중 오늘이 최고로 아름다운 길이었다. 이 길에서도 다시 한번 평화협정체결, 공동선언 이행을 간절하게 외쳐본다.

대행진 구간 중 오늘이 최고로 아름다운 길이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대행진 구간 중 오늘이 최고로 아름다운 길이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대행진 구간 중 오늘이 최고로 아름다운 길이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대행진 구간 중 오늘이 최고로 아름다운 길이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우리가 간식을 기다리기 위해 진상 1리 마을회관 정자에서 쉬고 있는데 마을 할머니들이 삶은 감자를 드시고 있다가 우리 행진단의 지친 모습을 보고 선뜻 내줘서 나눠 먹었다. 그때 지원단에서 우뭇가사리를 넣은 콩국에 얼음까지 동동 띄우고 맛있는 초당 옥수수를 삶아서 가져왔다.

땀으로 범벅이 된 지친 모습을 보고 선뜻 감자를 내주고 힘을 보태주신 마을 할머니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콩국과 옥수수를 나눠 드렸다.

오늘은 폭염 주의보가 내렸고, 행진 중 온도를 보니 39도였다.

은대리성에 도착해 최현진 해설사의 연천 역사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은대리성에 도착해 최현진 해설사의 연천 역사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오후의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연천에 있는 은대리성으로 향했다. 다리가 점점 무거워지고 땀은 줄줄 흐르지만 모두 잘 도착해서 최현진 해설사의 연천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몰랐던 연천에 대해서 알게 되고 제주도에 만 있는 줄 알았던 주상절리가 연천의 강변에 널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놀라웠다.

강원도에 이어 연천지역에서도 대행진단을 응원하기 위해 연대의 마음을 전해왔다. 연천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전교조 연천지회, 연천 희망네트워크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연천지역에서 나오는 돼지고기로 바비큐 파티를 열어 주었다.

대행진단의 발걸음을 응원하기 위해 지역을 지날 때마다 지역단체들의 응원과 연대의 마음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대행진단의 발걸음을 응원하기 위해 지역을 지날 때마다 지역단체들의 응원과 연대의 마음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대행진단의 발걸음을 응원하기 위해 지역을 지날 때마다 지역단체들의 응원과 연대의 마음이 쏟아지고 있다. 함께 걸을 수 없음을 미안해하는 마음을 담아 보내오는 성원으로 모두가 함께 걷는 대행진단이다.

대행진단 일정이 벌써 8일째이다. 행진이 끝나는 날까지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모아 끝까지 완주해 보자.

[자료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자료 - DMZ 국제평화대행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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