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16일 최종건 1차관 주재 하에 KAL858기 유가족과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현 정부에서 사실상 마지막 간담회인 셈이다. [사진제공 - 외교부]
외교부는 16일 최종건 1차관 주재 하에 KAL858기 유가족과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현 정부에서 사실상 마지막 간담회인 셈이다. [사진제공 - 외교부]

외교부는 16일 최종건 1차관 주재 하에 KAL858기 유가족과의 간담회를 개최, KAL858기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에 대한 미얀마 현지 수색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항공(KAL) 858편은 1987년 11월 29일 13대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두고 115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채 미얀마 해상에서 사라졌고, [대구MBC]는 2020년 1월 KAL858기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를 미얀마 안다만해역 해저에서 촬영해 보도한 바 있다.

외교부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국회로부터 예산을 확보한 후 미얀마 해역 탐사 준비를 2021년 초 완료했었으나, 그해 2월 1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및 국가 비상사태 선포 이후 정세 악화로 인해 조사단 파견이 불가피하게 지연되어왔으며, 정부는 조사단의 조속한 파견을 위한 협조를 미얀마 측에 요청하는 등 관련 노력을 계속 기울여왔다”고 설명했다.

최종건 1차관은 수색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가능한 조속히 조사단을 파견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미얀마 측과 관련 협의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외교부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선으로 2020년 9월 유가족들과 첫 간담회를 가졌고, 이번이 9번째다. 이번 간담회가 현 정부에서 사실상 마지막 간담회인 셈이다.

유가족들은 그간 협의 경과를 공유해 준 것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가능한 조속히 조사단을 파견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정부가 계속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차기 정부에서도 관련 동향을 지속 공유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간담회에 다녀온 김호순 ‘대한항공 KAL858기 탑승 희생자 유족회’ 회장은 “죽고 싶은 심정이다. 오늘 울고불고 난리를 쳤다”며 “그렇게 빨리 수색해달라고 사정을 얼마나 하고 다녔는데 지금 정권이 바뀌게 됐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찾아다닐 때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거론이라도 해줬지만 우리를 빗자루로 쓸어내듯 말 들어주는 사람도 없었다”는 것.

실제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KAL858기 사건 범인인 김현희는 언론에 등장하고 거의 국빈급 대접을 받으며 일본을 다녀오기도 했지만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의 목소리는 정부로부터 외면당했다.

박은경 ‘KAL858기 사건 희생자 가족회’ 부회장은 “차관도 실무자도 계속 수색을 가겠다고 말하고 지금 정부가 진정성이 있는 것은 맞지만 의례적인 인사자리이기도 했다”며 “바뀐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지 짐작할 수 없지만, 최 차관은 11월에 간다고 했다”고 확인했다. 미얀마는 5-10월이 우기라서 해저 수색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박은경 부회장은 “(현지수색) 실무회의에 가족도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했고, 1차 수색 수위를 더 높여서 세밀하게 보고 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1차 수색이 KAL858기 동체가 맞는지 확인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만약 확인이 되더라도 정부가 2차 수색을 실시해야 하는데, 2차 수색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위원회’ 채희준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가족들을 보듬어 안고 현지 조사를 하려고 했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코로나와 미얀마 상황으로 현지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너무나 안타깝지만 다음 정부에서는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현지조사에 나서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특히 “가족들이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안이고, 작은 유품 한 조각이라도 찾고자 하는 간절함을 정부가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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