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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리 항공편으로 유고 베오그라드에 도착(?)”국정원, ‘무지개 공작’ 추가 공개...김현희 출발지 안 나타나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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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6  20: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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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법원 판결에 따라 <통일뉴스>에 ‘무지개 공작’ 문건 추가 공개

   
▲ 국가정보원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 19일 '무지개 공작' 문건 비공개 부분 중 일부 사본을 <통일뉴스>로 발송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국가정보원이 추가 공개한 ‘무지개 공작’ 문건에는 일본 여권을 가진 ‘하치야 신이치’(김승일)과 ‘하치야 마유미’(김현희)를 “북괴와 연계된 인물로 추정”했고, 사건 전후 9일에 걸친 이들의 동선이 이미 파악된 것으로 나타나 있어 주목된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이들의 행적을 사전에 들여다 보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제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지개 공작’ 문건 중 2006년에 이미 공개된 부분에는 “11.29 미얀마 상공에서 폭파 실종된 대한 항공 여객기 사건이 북괴의 테러 공작임을 폭로, 북괴 만행을 전 세계에 규탄하여 북괴를 위축시키고 국민들의 대북 경각심과 안보의식을 고취함으로써 가능한 대선사업 환경을 유리하게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일부 후보들이 집권욕에 어두워 우리의 안보 현실을 망각, 위험한 통일론 전개 및 좌경 용공 분자들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음을 규탄”한다는 홍보방향 등이 확인된 바 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30일자 대법원의 판결(2019두44255)에 따라 1987년 대한항공(KAL) 858편 사건을 대통령선거에 이용한 ‘대한 항공기 폭파사건 북괴 음모 폭로 공작’, 이른바 ‘무지개 공작’ 문건 중 ‘일부 공개’ 판결을 받은 부분이 담긴 사본을 원고인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에게 9월 19일자로 우편발송했다.

2017년 전면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당한 뒤 행정소송을 거쳐 1심 원고 패소, 2심 원고 일부승소, 3심 기각 확정판결을 거쳤고, 2007년 행정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일부 공개를 받아낸 뒤 12년 만이다.

‘무지개 공작’ 문건은 총 5쪽으로 구성돼 있고, 이번에 추가로 공개된 부분은 1~2쪽 <2. 공작 관련 사항: 가,나,다,라 항>과 5쪽 <3. 제목미상: 마 항>이다. 비공개로 남게 된 부분은 2~3쪽 <3. 제목미상: 가,나 항>이다.

참고로 기존에 국정원발전위와 <통일뉴스>에 의해 공개된 부분은 1쪽 <1. 목적>과 3~4쪽 <3. 제목미상: 다,라,마 항>이다.

안기부, 두 ‘하치야’의 사전 행적 정확히 파악...출발지만 감춰

   
▲ <2. 공작 관련 사항: 가,나,다,라 항>이 새로이 공개됐다. 안기부가 '하치야 신이치'와 '하치야 마유미'의 사전 행로를 이미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먼저, 이번에 공개된 <2. 공작 관련 사항: 가,나,다,라 항>을 살피면, ‘나’항에서 “상기 2명은 11.23 15:30 오지리 항공편으로 유고 베오그라드에 도착, 5일간 체류후”부터 “12.1 08:30 로마 출국 기도(RJ-607편)”까지의 행적을 명기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핵심 사안인 최초 출발지는 밝히지 않고 ‘유고 베오그라드 도착’이라고만 표기했다. 더구나 모든 행선지에 항공편이 기입돼 있지만 ‘오지리 항공편’은 항공편명이 없다. 한 마디로 안기부는 두 명의 하치야의 사전 동선을 모두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출발지를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는 셈이다.

결국, 1987년 11월 29일 KAL858기가 실종됐고, 12월 1일 바레인 공항에서 하치야 신이치와 하치야 마유미가 자살을 시도했는데, 12월 2일 안기부 등 한국 관계기관들은 이들의 사전 행로와 하치야 신이치의 여권을 근거해 ‘무지개 공작’을 작성한 셈이다.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조사팀장을 역임한 서현우 작가는 “오스트리아를 오지리로 표기한 것은 북한식 표기로 김현희 자필진술서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 당시부터 이미 수사기록 원안이 주어져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든다”고 짚고 “무지개 공작 작성일이 12월 2일인데, 당시에 김현희는 바레인 병원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어떤 진술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행 여정과 비행편명을 안기부가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당시로서는 안기부가 이들의 여행노정을 절대로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서 작가는 아울러 “이라크와 아부다비는 공항에서 경유했을 뿐인데, 입국으로 표기된 것은 오기이거나 수사결과 발표 때와는 다른 여정이 구상돼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기부는 어떻게 미야모토 아키라를 간첩사건과 연결할 수 있었나?

   
▲ 안기부는 일본인 '하치야 신이치'의 여권 정보를 토대로 그가 '북괴'와 연계된 인물로 추정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다,라’항은 하치야 신이치를 “북괴와 연계된 인물로 추정”하는 내용이다. “현재 일본 거주중인 실존 인물 ”하찌야 신이찌“(69세)는 ”미야모도“라는 재일한국인에게 사업관계상 여권 발급에 필요한 일체서류 및 인감을 빌려준바 있다고 언급”했고, “상기 ”미야모도“는 85.3.1 일경이 북괴 간첩 ”고즈미 겐죠“ 및 ”김석두“를 검거하자 잠적한 ”미야모도 아끼라“ (한국명:이 경우, 일명 고명윤 65세) 이며, 자살 기도 일본인 2명은 북괴와 연계된 인물로 추정됨”이라고 돼 있다.

하치야 신이치(김승일)가 소지한 여권의 ‘실존인물’ “하찌야 신이찌”와 그로부터 여권발급 서류를 빌려간 “미야모토”를 추적한 결과 '북괴'와 연계된 인물로 추정한다는 논지다. “미야모토”(65세)는 이경우, 고명윤이라는 이름도 있고, '북괴 간첩' 검거시 잠적한 것으로 파악했다.

서현우 작가는 “실존인물 하치야 신이치가 무지개 공작이 작성되기 하루 전날인 12월 1일 오후 5시경 일본TV에 출연해 떠든 내용인데, 고즈미 겐죠와 김석두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다”며 “실제로 88년 1월 15일 수사결과 발표 이후 일본경찰이 통보해준 내용에도 포함되지 않은 일을 어떻게 당시 안기부가 파악했는지 의아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서현우 작가는 “이번 무지개 공작 추가공개 내용을 보면, 이미 사전 시나리오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며 “안기부가 어떻게 미리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었고, 무지개 공작에 나온 대로 수사결과가 나온 것인지 파헤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괴 만행, 각국‧국제기구들 북괴 규탄, 관계 재고토록”

   
▲ 추가 공개된 <3. 제목미상: 마 항>  ‘해외 홍보 방향’에서는 전세계 각국은 물론 적십자사, 유엔, ICO 등 국제기구들까지 '북괴 만행'을 규탄토록 유도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추가 공개된 <3. 제목미상: 마 항>은 ‘해외 홍보 방향’으로 “금번 사건은 랑군 사건을 자행한 북괴의 또 다른 만행임을 들어 전세계 각국, 국제 적십자사, UN, IOC 등 국제기구가 북괴의 테러 행위를 규탄하고, 북괴와의 관계를 재고토록 제의”할 것을 제시했다.

최근 외교부의 30년 경과 공문서 공개를 통해 안기부가 작성한 무지개 공작의 ‘해외 홍보 방향’ 대로 실제 외교활동이 추진됐음이 확인된 바 있다. 예를 들어 외교부 국제연합과는 “KAL 858기 폭파사건의 유엔 제기 문제” 공문(WUN-0324, 88.2.13)에서 유엔회원국이 아닌 한국이 이 사건을 안보리 토의대상에 올릴 논리를 제시하고 마유미(김현희)의 안보리 증언이 필수불가결하게 제기될 경우에 대해 검토 등이 이루어졌다.

‘해외 홍보 방향’은 이 외에도 북측과 가까운 소련.중동.동구권 국가들로 하여금 북괴가 테러 행위를 못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과 남측이 제의한 모든 대화에 조속히 응하도록 여론조성에 협력해줄 것을 호소한다는 내용이다. 역시 이 사건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대법원 판결 중 마지막까지 비공개된 3쪽 <3. 제목미상: 가,나 항> 내용은 서울행정법원 판결문(2018구합50048)에 따르면, △본부 상황반 구성에 관한 정보, △직원 파견과 관련한 타국 정보기관과의 협력 내용, △안기부 파견 직원의 이름, 직급, 직책에 관한 정보이다.

   
▲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새롭게 공개된 '무지개 공작' 문건. 흰 공란으로 남은 부분은 2006,2007년 당시 공개된 부분이거나 이번에도 역시 공개되지 않은 부분[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무지개 공작 문건 공개 부분(전문)>

<1쪽>

대한 항공기 폭파사건 북괴음모 폭로 공작
                                   (무지개 공작)

1. 목 적
11.29 미얀마 상공에서 폭파 실종된 대한 항공
여객기 사건이 북괴의 테러 공작임을 폭로,
북괴 만행을 전 세계에 규탄하여 북괴를 위축시키고
국민들의 대북 경각심과 안보의식을 고취함으로써
가능한 대선사업 환경을 유리하게 조성.

2. 공작 관련 사항
가. 바레인 체제중이던 사고기 탑승 일본인
“하찌야 신이찌”, “하찌야 마유미” 2명은
12.1 오전 바레인 경찰에 체포되어 조사를
받던중 종류 미상의 약물을 음독, 자살기도
“신이찌”는 사망, “마유미”는 중태

나. 상기 2명은 11.23 15:30 오지리 항공편으로
유고 베오그라드에 도착, 5일간 체류후

ㅇ 11.28 20:30 이락 바그다드 입국 (이락항공 IA-226편)
ㅇ 11.29 02:50 UAE 아부다비 입국 (사고기 KAL-858 탑승)
ㅇ 11.29 14:50 바레인 입국 (GF-353편)
ㅇ 12.1 08:30 로마 출국 기도 (RJ-697편)

<2쪽>

다. 현재 일본 거주중인 실존 인물 “하찌야 신이찌”
(69세)는 “미야모도”라는 재일한국인에게
사업관계상 여권 발급에 필요한 일체서류 및
인감을 빌려준바 있다고 언급.

라. 상기 ”미야모도“는 85.3.1 일경이 북괴 간첩
”고즈미 겐죠“ 및 ”김석두“를 검거하자 잠적한
”미야모도 아끼라“ (한국명:이경우, 일명 고명윤
65세) 이며, 자살 기도 일본인 2명은 북괴와
연계된 인물로 추정됨.

<이하 여백, 비공개>

<3쪽>

<이상 여백, 비공개>

다. 폭로 시기 및 방법
(1) 12.5경 외무부 장관 명의로 “북괴가 사건 배후에
게재 된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진행사항
중간 발표, 국내외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도록
유도.
※ 1차 발표 문안은 수사 진행 상황 종합, 추후 작성

(2) 12.5 이후 일본, 바레인 및 아국 수사상황과
북괴 반응에 따라 적절한 시기를 선택,
12.16 이전 수사 중간 결과 발표
※ 단, 필요시 수시 발표 고려

<4쪽>

라. 국내 홍보 방향
(1) 금번 사건은 북괴가 아국의 대통령 선거 및
’88 서울 올림픽 방해를 위해 자행한 사건으로
북괴가 또 다른 만행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 폭로

(2) 일부 국내 좌경 용공 사상의 대두와 오염이
국가 안보에 크게 저해됨을 국민들이 인식토록
촉구

(3) 일부 후보들이 집권욕에 어두워 우리의 안보
현실을 망각, 위험한 통일론 전개 및
좌경 용공 분자들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음을
규탄

(4) 북괴의 또 다른 만행 및 오판 방지를 위해
국내 안정이 절실함을 인식시킴

마. 대북 홍보 방향
(1) 금번 테러 사건을 전세계와 아국에 대해
사과토록 요구하며, 북괴의 호전적 태도 위축

(2) 또 다른 테러행위 자행시 모든 사태의
책임이 북괴에 있음을 지적,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정부대변인이 경고

(3) 테러의 즉각적인 중지 및 남북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대화 호응 등 북괴가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

(4) 탑승 희생자의 유가족을 포함한 국민 각계의
대북 규탄 집회, 성명 및 논설 등 수단 총 동원,
북괴 규탄 분위기 확산

<5쪽>

마. 해외 홍보 방향
(1) 금번 사건은 랑군 사건을 자행한 북괴의
또 다른 만행임을 들어 전세계 각국,
국제 적십자사, UN, IOC 등 국제기구가
북괴의 테러 행위를 규탄하고, 북괴와의
관계를 재고토록 제의

(2) 북괴와 관계를 맺고있는 소련, 중동, 동구권
국가들은 ’88 서울 올림픽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북괴가 더 이상의 테러행위를
자행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

(3) 북괴가 아측이 제의한 모든 대화에 조속히
응하도록 여론조성에 협력해줄것을 호소.

(* 굵은 고딕체가 이번에 추가 공개된 부분임) 

 

(수정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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