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꼭 밝히려고 노력할 것”

▲ KAL858기 가족회는 1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사고지역 수색을 촉구했다. 임옥순 가족회 부회장이 ‘이낙연 국무총리님께 드리는 호소문’ 낭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32년전 미얀마 바다에 내팽개친 KAL858기 탑승객 115명의 국민들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그분들을 미얀마 안다만 해역에 결코 버려둘 수 없습니다.”

KAL858기 가족회는 10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사고지역 수색을 촉구했다. 2시부터는 전문가의 브리핑을 겸한 해저 수색 관련 토론회를 이어갔다.

임옥순 가족회 부회장은 ‘이낙연 국무총리님께 드리는 호소문’ 낭독을 통해 “전두환 정권은 13대 대선을 앞두고 바레인에 있던 마유미(김현희)를 한국으로 압송하는데 전력을 다했으며, 대한항공 858기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실이 외교부 문건을 통해 확인되었다”며 “정부는 책임을 다해 조속히 수색을 실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외교부는 30년이 경과한 외교공문을 매해 공개하고 있고, 지난 3월 31일 공개된 공문 중 KAL858기 사건 관련 문건도 1만건 이상 대량 공개됐다. [관련기사 보기]

이들은 “전두환 정권은 KAL858기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했을 뿐 아니라 사건을 기획한 ‘무지개 공작’ 문건까지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며 “공개된 외교부 문건의 내용도 살펴 본 결과 항공기 사고 조사와 수색에 대한 내용은 모두 통째로 빠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짚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외교부 김현희 압송 문건 10,000건’, ‘국정원 김현희 수사기록 5,000쪽’, ‘국토부 KAL858기 사고 수색 기록 5쪽’이라는 피켓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들은 “외교부(2019년)와 국정원(2007년)이 공개한 KAL858기 사건 관련 문건들을 통해 미얀마 사고 지역에 대한 수색 작업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으니 국가는 이제라도 비행기 동체와 유해 수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순 가족회 회장은 “우리 가족들이 30여년 동안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죽을 때까지 꼭 밝히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외교문서 공개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회장은 “비행기가 폭파됐으면 유해, 유품이 있어야 되는데 우리 가족들한테 제시를 못했기 때문에 이것은 무슨 음모가 들어간 거라고 우리가 계속 주장을 했다”며 “지금 일부분이 나온 거지 외교부 문서가 별다른 것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인 저널리스트 노다 미네오 씨의 사례를 들며 “우리들이 그렇게 진상규명을 외치고 그렇게 울부짖는 가족들이 있었는데도 누구 하나 우리 가족들의 고충을 언론에서 보도해 준 게 없었다”며 “수구언론에서 김현희만 아주 영웅화 시켜 가지고 무슨 때만 되면 아주 의기양양하게 나타나서 우리나라 국민들한테 자기가 폭파범이라고 그런 것만 (보도)해줬다”고 언론을 질타하기도 했다.

▲ 기자회견과 설명회는 가족회 지원단 총괄팀장을 맡고 있는 신성국 신부의 사회로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가족회 지원단 총괄팀장을 맡고 있는 신성국 신부는 “가족회 모든 회원들은 이번에 외교부에서 공개된 문건을 확인하면서 정말 치를 떨었다”며 “그 당시 11월 29일부터 정부가 과연 사고지역을 수색을 했느냐. 사고조사를 했느냐. 동체와 유해를 왜 수색하지 않았느냐라는 문제가 정부 문건을 통해서 다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체 수색을 하지 않았고, 김현희를 이용해서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은 정부 문서에서 다 밝혀졌다”는 것.

신성국 신부는 최근 6일간 미얀마를 방문하고 왔다며 “KAL858기 사건을 10여년 동안 추적한, 진실을 위해서 노력하는 미얀마 인들을 만났다”고 밝히고 “현재 동체가 추락됐다는 지점을 어느 정도 그분들도 알고 있다. 우리들이 정확한 좌표를 찾고 있는데, 조만간 정확한 사고지점을 찾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는 당연히 유해를 수습해서 가족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의 역할, 책임을 생각하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이 문명국가라면 억울한 죽음이 없어야 한다. 더구나 이것이 만에 하나 국가 공권력에 의해서 저질러졌다면, 천인공로할 음모였다면 아마 우리 역사에서 국가가 저지른 최악의 범죄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 의원은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작업 성과를 소개한 뒤 “저 바다 속의 유해가 가족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데, 국가는 당연히 그 유해를 수습해서 가족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며 “3,400m 바다 속에 있는 사람의 유해도 건져 올려서 돌려드려야 하는 일인데, 불과 30미터 얕은 바다에 가라앉아 있는 KAL858기 동체와 유해를 건져 올리는 것은 기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비행기 동체가 가라앉아 있는 115명의 수장된 그 해역에 대한 조사가 국제기구든, 미얀마 정부든, 대한민국 정부든, 무슨 과거사위원회든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은 명명백백한 직무유기”라며 “마침 외교 기밀문서가 해제돼서 이른바 무지개공작이라는 그런 공작 아래 858기 사건을 대선에 이용했다는 명명백백 증거가 드러났고 이제 밝혀야 할 것은 전체적인 그림”이라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는 진실규명, 두 번째는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국가의 배상 책임을 묻는 데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고 유가족들과 신성국 신부의 노고에 박수를 요청했다.

▲ 한국해양기술원 허식 박사는 해저 수색에 대해 가족들에게 브리핑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국해양기술원 허식 박사는 해저 수색에 대해 가족들에게 브리핑하며 “최근에 들어서 워낙 탐사기술도 발달하고 우리도 기술을 많이 집적을 해서 스텔라데이지호를 한 달 이내에 찾았고 속초 72정도 동해 쪽에서 찾았다”며 “실제 바다에서 수심이 3천이나 4천이라고 그래도 한 20cm만 돼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은 발달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가 탐사를 할 때 어느 해역에 우선순위를 두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해저면에 있는 물체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장비가 있고 많은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허식 박사는 “기술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치.사회.경제.법적인 문제를 빼고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동체와 유해 수색에는 전혀 하자가 없고, 지금 현재 기술로도 거의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들의 결론”이라고 확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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