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동안 정부는 KAL858기와 관련된 물증들은 모두 폐기하고, 방치하고, 심지어는 잔해 추정물이 나왔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니 정부의 직무유기를 간과할 수가 없습니다. 사고진상을 밝히는 데에 나서주십시오.”
KAL858기 가족회(회장 김호순)는 5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JTBC가 보도한 KAL858기 ‘추정’ 잔해들이 발견됐다며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13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1987년 11월 29일 중동 근로자 등 115명을 태운 KAL858기가 감쪽같이 실종됐고,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는 이를 '무지개 공작'을 통해 북괴를 규탄하고 대통령선거에 써먹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KAL858기 사건 31주기 추모제가 열린 11월 29일, 미얀마 현지 취재를 통해 1996년 안다만 해역에서 KAL858기 기종인 보잉 707 잔해들을 그 지역 어부들이 발견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가족회지원단 총괄팀장 신성국 신부는 여는말을 통해 “KAL858기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서 비행기 동체 잔해들이 나왔다”며 “이번 잔해의 발견으로 안다만의 사고지역에는 KAL858기 동체 존재와 유해 유골 존재의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신성국 신부는 “115명의 희생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들의 유해를 반드시 고국으로 또 가족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면서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의 유해를 아직도 미얀마 앞바다에 방치해두지 말고 조속히 우리 국민들을 건져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KAL858기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박은경 씨는 ‘KAL858기 가족회가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드리는 청원’ 낭독을 통해 “1996년도에 KAL858기 사고지점인 안다만 해역에서 미얀마 어부에 의해 비행기 기체 잔해들이 발견되었다”며 “한국 정부는 잔해 검증과 전면적인 사고 수색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부속서 13에 새로운 잔해와 중요한 잔해가 사고 지역에서 발견될 경우에는 재수색과 재조사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정부는 잔해 발견에 따른 재조사를 시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잔해들을 조속히 회수하고 사고지역에 대한 전면적인 수색과 재조사를 실시하여 동체 잔해와 유골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회는 “11월 29일의 방송을 통해 KAL858기 사건 관련한 외교부의 비밀 문건이 최초로 공개되었다”며 “정부는 사고 조사단에게 12월 11일에 모두 철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이 최초 공개되었다”고 지적하고 “가족회는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요청하며 진상규명을 위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고자 한다. 면담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성국 신부는 “만일 금년 말까지 문재인 정부에서 이 사고 수색과 조사에 대한 어떤 발표가 없다면 저희들은 내년부터 국민수색단을 조직하여서 우리 가족들이 직접 동체잔해와 유해발굴에 우리들이 나설 것”이라고 압박했다.
민중당 신창현 대변인 소개로 진행된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 가족들은 “미얀마 어부도 잔해를 건져냈는데 31년동안 한국 정부는 뭘 했읍니까”라고 쓴 현수막과 동체 잔해 현수막을 펼쳐들고 기자회견에 참석했고, 윤원태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사무국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미얀마 안다만 해역의 기체 잔해 발견에 따른 KAL858기 가족회의 입장(전문) 우리는 KAL858기 가족회입니다. 우리는 1987년 11월 29일, KAL858기 사고가 발생하여 115명의 남편과 자식을 잃고 31년간 고통과 슬픔 속에서 살아온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1. 1996년도에 KAL858기 사고지점인 안다만 해역에서 미얀마 어부에 의해 비행기 기체 잔해들이 발견되었습니다. 1987년 12월과 1993년도에 정부와 대한항공사 사장은 우리 가족에게 유해, 유품, 잔해들을 어떠한 일이 있어도 꼭 찾아서 인도하겠다고 굳게 약속했습니다. 2.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부속서 13에 새로운 잔해와 중요한 잔해가 사고 지역에서 발견될 경우에는 재수색과 재조사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정부는 잔해 발견에 따른 재조사를 시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3. 11월 29일의 방송을 통해 KAL858기 사건 관련한 외교부의 비밀 문건이 최초로 공개되었습니다. 당시 외교부는 가족들에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수색활동을 계속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사고 조사단에게 12월 11일에 모두 철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이 최초 공개되었습니다. 사고지점도 모르고, 유해와 동체도 발견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는 왜 수색을 중단하고, 조사단을 철수시켰습니까? 결국 정부는 가족들을 속였고, 사고조사를 포기한 것 아닙니까? 31년간 가족들이 정부의 거짓에 대해 의혹을 품었던 사실들이 모두 드러났습니다. 너무도 참담합니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에 요구합니다. 2018년 12월 5일 / KAL858기 가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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