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방한 중이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저녁을 함께 먹지 않은 사건이 한.미 당국 간 ‘진실게임’으로 비화되고 있다.   

18일 틸러슨 장관은 전용기에 유일하게 동승한 <인디펜던트 저널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언론은 당신이 피곤해서 만찬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더라’는 지적을 받고 “그들은 결코 우리를 만찬에 초대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그는 “그런 뒤에 마지막 순간 그들은 한국 대중이 보기에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피곤해서 만찬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성명을 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국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니. 그들이 그렇게 설명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가 어떤 것을 할지 말지 여부는 초청국에서 정하는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결정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공동 만찬 취소가 힘 빠진 현 정부와 상대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신호’라는 취지의 보도에 시달리던 외교부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까지 나오자 극도로 곤혹스러워했다. 

19일 출입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양국 정부는 금번 방한이 성공적이었다고 보며 전반 일정과 회담 결과에 만족한다”고 전제한 뒤 “만찬 일정 관련하여 의사소통의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바 필요하다면 향후 적절한 설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 측에서는 본부와 대사관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수 차례 만찬을 요청했으나 긍정적인 답을 받지 못해 더 이상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무선에서 오간 내용이 틸러슨 장관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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