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병세(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7일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공동 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출처-미 국무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7일, 한.미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응한 중국의 보복조치에 대해 “부적절하고 곤혹스럽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이날 오후 5시께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개최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공동 회견에서 틸러슨 장관은 사드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방어적인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이 사드를 필요하게 만든 북한의 위협에 대처할 것을 촉구한다”고 역공을 취했다.   

‘차기 한국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사드 배치가 완료되는가’는 질문에, 틸러슨 장관은 “사드 배치가 계속 될 것”이며 “한국 신 정부도 사드 배치를 지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을 방어하고, 한국에 있는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사드 배치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20년간의 대북 정책, 특히 “전략적 인내 정책은 끝났다”면서 “새로운 외교, 안보 및 경제 조치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압박에 중점을 두면서 중.러의 협조를 구하는 새롭지 않은 접근법을 되풀이했다. 오바마 전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자체가 △군사적 억지, △경제적 제재, △외교적 고립을 통해 북한 지도부의 선택을 압박하는 접근법이었다.

그는 “모든 나라들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취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조치에 이르렀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다자.양자적 제재 강화를 예고했다. “중국이 북한에 원유를 제공하고 러시아도 제공하고 있다”면서 “모든 나라들에게 (대북 제재 관련)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군사 공격까지 포함해) 모든 옵션을 다 검토할 것”이나 “물론 우리는 군사적인 충돌까지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만일 북한이 위협하는 한국과 미국을 위협하는 행동한다면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를 할 것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활동을, 한.미는 연합군사연습을 중단하고 대화로 돌아가라’는 중국의 제안에 대해서는 “지금은 북한과 대화를 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잘랐다. 한.미의 군사연습은 연례적이고 투명하게 40년간 실시된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틸러슨 장관은 “정치 변동의 시기에 한국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 한국 민주 제도의 힘을 칭송하고 싶다”면서 “황 대행과 남은 임기동안 협력할 것이고, 또 한국인들이 선출하는 차기 대통령이 누구든 생산적인 관계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 틸러슨 장관(왼쪽에서 4번째)이 17일 낮 판문점을 둘러봤다. [사진출처- 미 국무부]

이날 오전 도쿄에서 전용기 편으로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한 틸러슨 장관은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판문점을 둘러봤다. 오후 4시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예방한 뒤 윤 장관을 만났다. 18일 오전에 이번 순방의 주 목적지인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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