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제1당이자 차기 여당이 될 가능성이 높은 더불어민주당이 17일,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동남아 외유’를 떠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맹비난했다.

고용진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에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일본과 중국 방문 기간 윤 장관의 스리랑카, 베트남 방문이 “시급한 일인지”,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한.미의 사드 배치 가속화로 인해 중국의 보복조치가 본격화된데다 대북정책을 놓고 미.중 간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한국 외교수장이 먼저 중국에 가서 한국의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고 대변인은 “이것이 황교안 권한대행 정부의 안보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인가”고 되묻고, “우리나라의 외교문제를 다른 나라의 장관에게 맡겨둔다면 국민의 분노를 각오해야할 것임을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틸러슨 방한 전후 윤 장관의 이례적인 스리랑카 방문과 베트남 방문에 대해서는 외교부 내에서도 뒷말이 무성했다. 주요 간부들은 “어떻게 보느냐”고 기자들의 반응을 탐색했다. “도피성 외유”라는 정황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윤 장관이 국내에 없던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에는 안총기 제2차관이, 16일 긴급현안질의에는 임성남 1차관이 대신 참석해 ‘외교파탄’ 책임을 추궁 당했다. 일부 외교부 관계자들은 “윤 장관이 너무 겁이 많다”고 쏘아붙였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7일 만찬을 함께 하자는 윤 장관의 요청을 거부했다.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윤 장관의 처신에 대해서는 일본 측도 강한 불만을 토로해왔다. 일본 측이 지난해 12월 30일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대응해 주한 일본대사 등을 소환하는 보복 조치를 단행한 배경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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