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30일 자카르타 페어몬트호텔에서 협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 - 외교부]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30일 자카르타 페어몬트호텔에서 협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 - 외교부]

“한미는 한미 공동의 대북 인도적 협력, 의미있는 신뢰구축 조치 등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다양한 대북 관여 구상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0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1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페어몬트호텔에서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협의를 가진 뒤 약식 회견(도어 스태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성김 특별대표도 “미국은 북한과 인도적 지원에 대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은 가장 취약한 북한 주민들에게 접근하고 모니터링하는 국제사회의 질서에 따라 인도주의 지원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국경 봉쇄 상태인 북한을 향해 ‘북한 주민 접근’, ‘모니터링’을 전제로 인도적 지원 용의를 표명한 것은 현실가능성 보다는 명분 축적용으로 보인다.

노규덕 본부장은 “우리 대통령이 9월 21일 유엔총회에서 제안하신 종전선언 관련 우리측 구상을 미측에 상세히 설명했고 미측과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대북 대화 재개시 북측 관심사를 포함한 모든 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양국 공동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미는 각급에서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을 위해서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북한도 한미공동의 대화 재개 노력에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1시간 20분 가량 한미 대북정책 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노규덕 본부장(왼쪽)과 성김 특별대표가 나란히 협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 - 외교부]
1시간 20분 가량 한미 대북정책 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노규덕 본부장(왼쪽)과 성김 특별대표가 나란히 협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 - 외교부]

성김 특별대표는 “미국은 양자 및 지역 현안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며 “나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의도가 없다는 덤을 다시 한 번 분명히하고 싶다”고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북한의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다수의 유엔 결의안 위반”이자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성 김 특별대표는 29일 자카르타 외신기자클럽(JFCC)이 주관한 화상간담회에서 “우리는 평양으로부터 회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북한에 많은 경로로 접촉했고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대화를 제안했지만 답신을 받지 못했고 곧 받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노규덕 본부장은 성김 특별대표와 함께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 健裕) 일본 아시아대양주국장와 3자간 유선협이를 약 15분간 가졌다며 “한미일 3자는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3자간 긴밀한 공조를 계속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규덕 본부장은 지난 28일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하자 당일 오후 성김 대표와 유선협의를 가진데 이어 29일 오전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화상 협의를 가졌고, 류 특별대표와의 대면 협의도 조속히 추진키로 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 등 일련의 행동을 ‘도발’로 규정하지 않고 관련국들을 상대로 ‘안정적 상황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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