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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858 진상규명 없이 남북화해란 없다"<서면인터뷰> 국정원 직원에 고소당한 '배후'의 작가 서현우
서현우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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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2.07  15: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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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KAL858기 실종사건을 다룬 소설 『배후』(창해, 2003)의 저자 서현우 작가가 국정원 직원들에 의해 고소당한지 3년 3개월 째를 맞아 통일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북한 테러리스트 김현희'가 '공중폭파'한 것으로 발표된 KAL858기 사건에 강한 의혹을 제기해온 그는 자신에 대한 기소를 미루고 있는 검찰을 '기본권 침해'와 '직무유기'로 성토하고 "하루라도 빨리 나를 기소해 달라고 거듭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기회에 법정에서 KAL858기 사건의 진상을 가리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반드시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고, 조작이 드러난다면 관련 인물들의 법적.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며 "진상규명 없이 진정한 남북화해란 오지 않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북한이 1988년 '테러지원국'으로 지목된 결정적 근거도 KAL858기 사건 때문이다.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서현우 작가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피소 3년 3개월, 기본권 침해이자 직무유기"

□ 통일뉴스 : 지난 2003년 11월 22일, 전현직 국가정보원 직원 6명이 KAL858기 사건을 소설화한 '배후'를 문제삼아 서현우 작가와 창해출판사에 대해 각각 2억 5천만원씩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한 것으로 안다. 그 후 검찰 측에서 어떤 조사가 진행되었나?

■ 서현우 : 내가 민형사상 피소된 지가 벌써 3년 3개월 째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피소 1년이 지난 2004년 12월에 이르러서야 단 한 번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이 전부이다. 민사법정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그 와중인 2005년 9월 무렵에 나는 검찰과 민사재판부에 나에 대한 고소사건(이하 이 사건)의 진행상황을 문의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민사재판부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에 판단하겠다고 했고, 검찰은 국정원발전위의 KAL858기 사건의 재조사결과에 따라 기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언론기고문을 통해 나를 무혐의 처분을 하든지, 아니면 하루라도 빨리 기소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나는 법원과 검찰이 이 사건을 방치하고 있다고 판단했고, 그 이유를 법의 잣대가 아니라, 정치적인 관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 확신했다.

그러다 1년 5개월이 지나, 어제(2007.2.6) 검찰담당자에게 전화로 재차 문의를 했더니, 검찰의 반응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나는 지난해 국정원발전위의 중간발표로서 이미 KAL858기 사건 재조사에 대한 '국가정보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국정원발전위)의 결론이 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어제 검찰에 그 점을 주지시키며 나를 기소하라고 요청했는데, 어떻게 할지 기다려 보겠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이 사건은 국정원발전위의 조사결과와는 독립적 관계에 있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까지 마냥 기다려올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 더는 기다릴 수가 없다. 내가 피소되어 있는 동안 나의 아버지는 나에 대한 걱정을 안고 세상을 떠나야했다. 이전에도 주장했지만 이 사건에 대한 법원과 검찰의 태도는 나와 내 가족에 대한 기본권의 침해이자, 그들의 직무유기이다.

□ 검찰이 통상적인 수사관례와 달리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고 있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그거야 뻔한 것이 아닌가? 검찰은 KAL858기 사건의 본질, 즉 조작된 사건이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당시 검찰과 사법부는 사건조작의 조력자였다. 그래서 정치적 상황전개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 보아진다. 그 외엔 아무런 이유가 없지 않은가?

□ 검찰 측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 나의 소설 '배후' 내용의 어디에 나를 고소한 고소인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가? 난 소설 '배후'를 출판하기까지 고소인들의 이름을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나는 소설 '배후'에서 KAL858기 사건의 주범을 당시의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라고 설정했다. 국가기관으로서의 당시 안기부를 말이다. 그렇다면 나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는 권리자는 당시 안기부장이나, 지금의 국가정보원장일 뿐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당시 수사관들의 고소에 의한 이 사건은 성립할 수 없다고 본다. 그래서 그동안 무혐의를 주장해온 것이다.

그러나 이제 검찰에 바라는 것은 더 이상 무혐의 처분이 아니다. 그리고 마냥 기다릴 수도 없다. 나의 위법사실 여부는 오로지 법정에서 판단되었으면 한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나를 기소해 달라고 거듭 요청한다. 나의 소설 '배후'는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의 일환으로 출판되었다. 그러므로 이 기회에 법정에서 KAL858기 사건의 진상을 가리고 싶다.

"중간발표로 인해 조작 심증 더욱 확고해져"

□ KAL858기 사건을 다룬 '파괴공작'이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뒤 일본인 저널리스트 노다 미네오 씨의 경우 국내 입국을 금지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같은 저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혹시 서 작가의 신상에 어떤 제한이 가해진 적은 없는가?

■ 한 마디로 노다 미네오 씨의 입국금지는 KAL858기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는 행위이다. 그 분은 기자로서 KAL858기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사건의 무대를 발로 뛰면서 안기부 수사내용을 하나하나 검증해 나간 분이다.

국정원이 진실로 진상규명을 원한다면 그분의 취재내용에 귀 기울여야 마땅한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오히려 입국조차 금지한다는 것은 사건의 진실규명을 방해하려는 비열한 행위이자, 국정원의 권한남용이라 생각한다.

내 경우 현재 피고소인 신분 상태야말로 나의 신상에 대한 제한이 아닌가? 더하여 의도적인 방치로 헌법이 나에 대해 보장하는 기본권까지 침해받고 있으니 말이다. 그 외엔 소설 '배후' 출판 직후,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정보위 발언에서, 동아일보가 사설에서, 또 이듬해엔 김현희 변호를 맡은 안동일 변호사가 자신의 저작물에서, 각자 나의 명예를 훼손한 적이 있다. 나는 즉각 정형근 의원에 공개질의서를 보내는가 하면, 언론기고문을 통해 안동일 변호사에 대해 반박을 했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그분들로부터 아무런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

□ 지난해 8월 1일 국정원발전위가 KAL858기 사건 조사결과 중간발표를 실시한데 대해 비판적 글을 '통일뉴스'에 기고한 적이 있다. 이 같은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는가.

■ 당연히 그렇다. 아니, 오히려 중간발표로 인해 KAL858기 사건이 조작된 것이란 심증을 더욱 확고하게 굳히게 되었다. 발표의 내용은 내게 있어서 당시 안기부가 수사과정에서 사건의 실체를 조작한 정도가 아니라, 사건 발생 자체에 개입되었음을 더욱 분명히 해 주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국정원발전위는 마치 조사결과의 큰 수확인양 KAL858기 사건 직후 당시 전두환 정권이 사건을 대통령 선거 등의 정치에 이용한 무지개공작을 확인한 것을 의기양양하게 내세웠는데, 그것이야말로 KAL858기 사건 자체가 조작된 것임을 알리는 증거이다.

국정원발전위가 발표한 무지개공작의 기간은 1987.12.2~1988.5.31이다. 그런데 김현희(당시 여권상의 하치야 마유미)라 알려진 인물이 체포된 때는 무지개 공작 개시 하루 전이자, 사건 발생 이틀 후인 1987.12.1이다. 또 김현희가 체포되었을 땐 김현희의 정체에 대해서, 또 실종 항공기의 행방에 대해서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즉 사고에 의한 추락인지, 납치당했는지, 폭파되었는지의 사건의 전모에 대해서 한 가지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수사발표상의 김현희가 북의 공작원임이 확인된 때는 국내압송 8일 후인 1987.12.23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아니 어떻게 김현희가 병원에서 혼수상태에 있는 와중에 사건의 전모를 전제로 한 무지개공작이 기획되고 실행에 옮겨질 수 있었겠는가? 나는 이제까지 당시 신문보도에 의문을 품어왔다. 김현희가 혼수상태에 있던 1987.12.1부터 보도되기 시작한 언론보도에, 이미 한달 보름 뒤의 수사발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던 점에 대해서 말이다. 당시 언론보도의 내용에서 하치야 마유미와 하치야 신이치란 이름을 김현희와 김승일로 바꿔 놓으면, 그게 바로 한 달 뒤의 수사발표 내용이었다. 그 점이야말로 당시 안기부가 사전에 사건에 개입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아닌가? 이 점은 중간발표상의 하나의 예일 뿐이다.

□ KAL858기 사건과 관련해 최근 움직임 중에 새로운 사실들이 있다면?

■ 김현희 어릴 적의 사진으로 무수히 말을 바꿔온 일본의 언론인 하기와라 료는 그의 저서 '서울과 평양(고려원 출판)'에서 1972~1973년 평양 체류시 문수구역에서 살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수구역은 1980년에 신설된 행정구역으로 그의 평양 체류 당시엔 존재하지도 않았다.

수사의 총 책임을 맡았다는 당시 이상연 안기부 차장은 2004년 월간중앙 8월호에서 (그가 사건을 사전에 인지하지 않았다는 정황으로) 사건을 최초로 보고받은 때의 상황을 털어놓았는데, 다음은 그 중의 일부이다.

'1987.11.29 저녁 8시 40분 경 집에서 쉬고 있을 때, 김포공항 분실책임자로부터 김포공항에 도착해야할 KAL858기가 2시간 가까이 통신이 끊어진 상태라는 내용의 전화보고를 받았다. 그때가 최초로 사건을 접한 때이다.'

그런데 이것은 완전히 거짓말이다. KAL858의 실종 시간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2시5분경으로 당시 공항분실장이 언급한 시간과는 무려 4시간 30분 이상의 차이가 난다. 더하여 중요한 점은 KAL858기는 방콕 경유 예정이었다는 점이다. 이미 4시간이나 이전에 방콕공항에 도착해야할 KAL858기이기에 방콕공항에서 실종사건이 전해져야 했다. 그럼에도 방콕공항에 나타나지 않은 KAL858기에 대해 김포공항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최초의 보고라니, 이런 새빨간 거짓말이 어디 있는가?

전 대통령 노태우 씨가 지난 2005.12.14일 미국으로 출국한 뒤 1년2개월 째 언론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론엔 마치 국내에 있는 것처럼 하고 말이다. 게다가 지난달엔 전두환 씨가 비밀리에 미국으로 출국하더니, 얼마 전의 언론에선 잠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무슨 첩보작전인양, 전직 대통령을 역임한 양 씨의 이런 행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KAL858기 사건과 관련하여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진상규명 없이 진정한 남북화해란 오지 않을 것"

□ 국정원발전위가 조사결과 최종발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종조사 결과에 대해 어떻게 예측하고 있나?

■ 국정원발전위의 최종결과는 이미 중간발표로 확인되었다고 본다. 왜냐하면 중간발표라 이름하면서도 개별 의혹에만 그치지 않고 사건의 전모에 대해 이미 결론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간발표 보고서의 내용을 보면 개별 의혹들에 대한 결론은 조사보고서가 지녀야할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는데다, 실제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의혹은 죄다 빠뜨린 상태였다.

□ 국정원발전위에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관계자도 참여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나?

■ 국정원발전위의 모 조사관은 진상규명 운동의 동지이자 선구자였다. 'KAL858, 무너진 수사발표'란 훌륭한 책을 낸 총명한 그분이 왜 자신이 제기한 의혹을 스스로 감추는지 무척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좋아한 분이었기에 더욱 그렇다.

국정원발전위 내에서의 활동에 한계가 있음은 인정한다. 그러므로 더 이상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고 판단된다면, 과감히 털어버리고 진상규명의 대열에 다시 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정원발전위에서의 조사경험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결코 역사의 죄인이 되면 안 된다는 점을 전해주고 싶다.

□ KAL858기 가족회와 시민대책위는 지난해 11월 15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위)에 진상규명을 신청했다. 아직 조사 개시 결정은 안 내려졌지만 과거사위에서의 진상규명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가?

■ 조사 대상으로 결정할지, 어떨지 나로선 알 수가 없지만, 얼마 전 과거사위의 송기인 위원장이 KAL858기 사건에 대해 "국정원발전위의 조사 자료를 받아본 뒤 미진한 점이 있으면 남김없이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한 언론보도를 접하며, 그에 대해 기대를 갖고 있다.

□ 대책위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고 있고 진상규명을 위해 두 번씩이나 태국행을 했던 것으로 안다. 이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언론의 태도는 우리 대책위가 제기한 의혹에만 주목할 뿐 스스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많이 결여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통일뉴스는 예외지만 말이다.

아직 풀리지 않은 많은 의문은 사실 우리 대책위 차원에서 접근할 수 없는 영역에 있다. 언론이 그런 부분에 보다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언론의 역할에 따라 대중적 관심이 보다 더 높아질 것이고, 지금이야말로 그러한 여론의 힘이 더욱 필요할 때이다.

□ 국정원이나 정부 당국에 하고 싶은 말은?

■ 대통령선거가 있는 새해에 접어들면서 요즘 선진화사회,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 시대 등의 장밋빛 얘기들이 떠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건대 KAL858기 사건이 제기하고 있는 합리적이고도 중대한 의혹을 이대로 덮어놓곤, 결코 그러한 시대를 얘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고, 조작이 드러난다면 관련 인물들의 법적.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어떻게 화해를 운운할 수 있겠는가? 과거를 묻어놓고, 사회 일각의 아픔을 외면한 채 결코 거듭날 수가 없다. 하물며 KAL858기 사건은 오늘날까지 우리를 둘러싼 국제질서의 토대에 영향을 미쳐오고 있는 사건이 아닌가? 진상규명 없이 진정한 남북화해란 오지 않을 것이다.

□ 네티즌과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KAL858기 사건은 지난해 국정원발전위의 중간발표로 인해 끝난 사건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사건이다.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대책위의 공식사이트에서 의혹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인데 진상규명에 대한 어떠한 문제도 모두에게 열려 있다. 주위에 많이 알리고, 의문사항이 있으면 문의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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