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3번째, 평양에서는 처음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정상회담의 성과를 기대하게 하는 덕담을 주고 받았다. 

이날 오후 3시 45분 평양시 중구역 창광거리에 있는 조선로동당(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문 대통령과 마주앉은 김정은 위원장은 “문 대통령님을 세 차례 만났는데, 제 감정을 말씀드리면 ‘우리가 정말 가까워졌구나’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북남 관계뿐 아니라 문 대통령께서, 역사적인 조미 대화, 조미 수뇌 상봉의 불씨를 찾아내고 잘 키워주시고 (...) 앞으로 조미 사이에도 계속 진전된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 문 대통령께서 기울인 노력에 다시한번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7일과 5월 26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맡았던 중재자, 촉진자 역할을 다시한번 기대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평양 시민들의 열렬한 환대”에 사의를 표했다. 

“정말 기대 이상으로 환대해 주셨다.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이 됐다. 다섯 달 만에 세 번을 만났는데 돌이켜보면 평창 동계올림픽, 또 그 이전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가 있었고, 그 신년사에는 김 위원장의 대담한 결정이 있었다. (지금까지의) 이 과정은 김 위원장의 결단에 의한 것이었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사의를 표한다.”

문 대통령은 “평양 시내를 오다 보니 평양이 놀랍게 발전돼 있어 놀랐다. 산에도 나무가 많았다”며 “어려운 조건에서 인민의 삶을 향상시킨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하며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편으로, 우리가 지고 있고 져야할 무게를 절감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8천만 겨레에 한가위 선물로 풍성한 결과를 남기는 회담이 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세계도 주시하고 있고, 전세계인에게도 평화와 번영의 결실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오후 3시 38분경 노동당 본부청사에 도착했다. 검정색 인민복을 착용한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하면서 “환영합니다”라고 인사했다.

김 위원장과 함께 청사 로비에 깔린 붉은 카펫 위를 이동한 문 대통령은 김영철, 최룡해, 박광호, 리수용, 김평해, 오수용, 안정수, 최휘 당 부위원장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두 정상은 로비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촬영 도중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악수 한 번 하시죠”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로비에 설치된 책상 앞 의자에 앉아 방명록을 작성했다. ‘평화와 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 2018.9.18.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오른쪽에 서서 지켜보던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방명록 작성이 끝나자 크게 박수를 쳤다. 

두 정상은 계단을 통해 걸어서 2층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남측 취재진에도 회담장 입장을 잠시 허용했다. 남측 언론에게 노동당 본부청사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은 오후 3시 45분에 시작됐다. 남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배석했다. 

첫날 회담은 2시간 만인 오후 5시 45분에 끝났다. 두 정상은 평양 중구역 영광거리에 있는 평양대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의 예술공연을 관람한 뒤, 창광거리에 있는 목란관에서 환영만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수정,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