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4년간 미중 관계를 뒷받침해온 토대를 건드렸다. 

그가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무역을 비롯한 다른 사안 관련해 협상할 수 없다면, 우리가 어째서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 속박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국의 위안화 가치 절하로 큰 손해를 봤다. 우리가 그들에게 세금을 매기지 않을 때, 그들은 국경에서 우리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겼다. 남중국해 가운데에는 거대한 요새를 세웠다. 그들은 이런 것을 해서는 안된다. 솔직히 말해, 그들은 북한 관련해 전혀 우리를 돕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분석 기사를 통해, ‘하나의 중국’ 정책에 의문을 제기한 첫 공화당 대통령은 아니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이 문제를 ‘협상 카드’로 사용하려 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1972년 2월 닉슨 미국 대통령의 방중 계기에 발표된 ‘상하이 공동코뮈니케’에 처음 명시된다. 미국은 1979년 1월 중국과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대만과 단교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대만과의 단교를 비판하고 취임식에 대만 대표단을 초청하는 등 중국을 자극했으나, ‘하나의 중국’ 원칙 자체를 흔들지는 않았다.

특히, 지난 3일 트럼프 당선인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전화통화가 재조명되면서 문제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만난 것으로 밝혀졌으나, 무엇이 논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아시아정책을 담당한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에 우려를 표했다. 제프리 베이더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이 “언제나 (미중)관계의 토대로 여겨졌다”고 했으며, 에반 메데이로스는 “1972년 이후 8명의 (미국)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 의지해온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2일자 사설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외교 관련 문외한이라고 비난했다. “‘하나의 중국’ 정책은 사고팔수 있는 게 아닌데”,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것에는 가격이 있다는 사업가적 사고에 젖어있다는 것이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베이징의 격분을 개의치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야망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 한다고 거듭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 국무부 부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존 볼턴은 ‘하나의 중국’ 정책이 낡은 것이라고 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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