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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협정가격’ 알아야 북한 경제가 보인다<신년기획> 김정은, ‘북한의 덩샤오핑’될 수 있을까? ②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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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08  16: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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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한의 덩샤오핑'이 될 수 있을까?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4년째를 맞으며 여전히 경제발전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전략적 노선으로 선택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은 현 시점에서는 경제 건설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도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과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사회적 인프라와 생산 시스템이 약화됐고, 대외적으로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어려운 조건에서 과연 북한이 경제건설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일성 주석이 주체사상을 통해 정치사상강국을 건설했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선군정치를 내세워 핵무력에 기반한 군사강국을 건설했고, 김정은 제1위원장은 경제발전을 통해 ‘북한의 덩샤오핑’이 되고자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김정은 제1위원장은 ‘5.30담화’를 통해 새로운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했고, 당창건 70주년을 맞은 올해는 그 같은 정책구상이 구체적인 경제적 조치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올해 북한의 경제전망을 대내적인 경제관리 개선 조치와 대외적인 경제개발구 건설 전략, 협동농장과 식량 메커니즘, 그리고 남북경협 전망 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1. 김정은 ‘5.30담화’와 내각 상무조
2. 쌀 ‘협정가격’ 알아야 북한 경제가 보인다
3. 기업소 지배인의 ‘수입병’ 왜 생겼나?
4. 관광개발구, 경제개발구의 ‘미끼 전술’?
5. 남북 모두 먹고 싶은 ‘그림의 떡’
 



북한의 식량사정이 조금씩이나마 나아지고 있다는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 근로자의 한달 공식 임금으로는 시장에서 한달치의 쌀도 사지 못한다는 난해한 현실이 놓여있다. 그만큼 바깥에서 북한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북한 경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협정가격’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국정가격과 시장가격의 커다란 격차 문제를 현실적으로 메우고 있는 ‘협정가격’이라는 독특한 제도를 우선 협동농장과 식량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마지막 서명 문건은 ‘물고기 대책’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뜻깊은 올해에 인민생활 향상에서 전변을 가져와야 한다”며 “농산과 축산, 수산을 3대축으로 하여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식생활 수준을 한단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먹는 문제 해결과 식생활 수준 향상을 현단계 농업의 과제로 제시한 것이다.

북한이 먹는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어 온 것은 오래 된 일이지만 ‘식생활 수준 향상’이 추가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를 위해 육류를 제공하는 축산과 수산이 3대 축으로 새롭게 제시된 것이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 전날인 2011년 12월 16일 밤 마지막으로 서명한 문건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처음 서명한 문건이 ‘물고기 대책’이라고 북한 언론들이 보도했다.

또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1년 9월 9일 김정은 당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대동하고 새로 건설된 보통문고기상점을 현지지도 했고,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4월 만수교고기상점 준공식에 참가했다.

이들 고기상점은 1층은 물고기, 2층은 육고기 매장이, 3층은 식당으로 꾸며져 있다. 일각에서는 평양만의 ‘본보기’ 상점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통상 평양에서 시범운영을 거쳐 각 도소재지 등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것은 북한식 사업방식이다.

   
▲ 북한은 올해 당창건 기념일까지 대규모 축산기지인 세포등판 건설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2012년 말부터 최대 규모의 종합 축산기지로 개간, 건설되고 있는 세포등판은 전국적 규모의 노력동원을 통해 올해 당창건 70돌 기념일(10월 10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강원도 세포군, 평강군, 이천군 일대에 총 5만 수천 정보의 방대한 목초지를 조성해 소, 양, 염소, 돼지, 토끼, 오리 등을 길러 고기를 생산하는 축산기지로 2017년 연간 5천톤, 2020년에 연간 1만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동농장, 가족 단위 포전담당책임제 효과

북한이 수산과 축산을 내세우며 식생활 수준 향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식량 문제, 즉 먹는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임에 틀림없다. 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시기의 심각한 식량난에서는 벗어났지만 만성적인 식량부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지석 수매량정성 부상(차관)은 지난해 12월 23일 남포항에서 진행된 러시아의 밀 5만톤 무상지원 기증식에서 러시아 <타스통신> 질문에 “올해 가뭄 피해에도 불구하고 (곡물) 수확량이 571만 톤”이라며 “지난해와 비교해 5만 톤 이상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꾸준히 식량 생산이 증가하고 있는 ‘제도적’ 이유로는 포전담당책임제와 생산물 분배 방법의 개선이 꼽히고 있다.

먼저 북한에서 농업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협동농장의 운영 방식을 2012년부터 기존의 분조관리제 안에서 포전담당책임제를 도입한 점을 들 수 있다. 재일 <조선신보>는 “조선(북한)의 농업부문에서는 원래 있었던 분조관리제를 2012년부터 새로운 방법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확인했으며, “포전담당책임제는 소수의 농민들에게 일정한 포전을 맡기고 땅다루기와 벼모기르기, 수확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공정을 책임지도록 하며 그 실적에 따라 분배를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북한의 협동농장 운영은 초기의 작업반 중심에서 분조 중심으로 변화됐고,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분조 산하에 포전담당제를 도입해 작업단위를 더 축소하고 있다. 사진은 남포특급시 강서군에 있는 청산리협동농장의 조직도. 이 조직도에는 표시돼 있지 않지만 각 작업반 밑에서는 분조가 조직돼 있다. [자료사진 - 민족21]
기존의 10명~25명 수준의 분조 규모를 3~5명으로 세분화시켜 사실상 가족단위 포전담당책임제를 실시해 주인의식을 강화한 것.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 농업 관계자들은 “최근 북한에서 곡물생산이 늘어난 것은 ‘농민이 생산의 주인이 되여 농사를 과학기술적으로 지은 결과’”라고 자평하고 있다.

텃밭에서 한발 나아가 협동농장의 기본 운영에 가족단위 수준의 소규모의 포전담담책임제를 실시함으로써 주인의식을 높여 생산성 향상을 달성했다는 평가인 셈이다. 삼지강협동농장 리혜숙 관리위원장은 “포전담당제 실시후 영농차비를 할 때부터 자세가 달랐다”며 “비료가 모자란다고 위를 쳐다보는 현상이 사라지고 자체로 거름을 비롯한 대용비료를 마련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했다”고 말했다.

<조선신보>는 “포전담당책임제 실시는 현 시기 조선노동당의 농업정책의 중요한 내용”으로서 “그것은 알곡생산을 빨리 늘여 인민들의 식량문제를 풀 수 있게 하는 기본방도의 하나로 되고 있다”면서 “최근년간의 알곡증산이 가정마다 살림살이의 안정, 식생활의 개선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변화된 ‘3.7제’와 국가수매

그러나 식량 증산을 위해서는 생산방식의 변화 못지않게 분배구조 또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아무리 많은 생산물을 거두더라도 그 결과물이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면 애써 일할 동기가 부여되지 않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협동농장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3.7제’는 과거 현물세 30%라는 이미지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큰 차이가 있다.

<조선신보>는 “분조에서 생산한 알곡(곡물) 가운데서 국가가 정한 일정한 몫을 제외한 나머지는 농민들에게 그들이 번 노력일에 따라 현물 즉 생산된 농작물을 기본으로 분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가가 정한 일정한 몫’이 얼마인지 확실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리용구 농업성 국장은 지난 2일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농민들이 국가 앞에 지닌 생산적 의무를 자각하고 애국적 열의를 발휘한 결과 농민들의 분배 몫이 늘어나고 국가수매량도 늘어났다”며 “한해 농사를 지어 지난 시기라면 수년 분에 해당되는 분배를 받은 농촌세대들이 적지 않다”고 말해, ‘수매’와 ‘분배’를 언급했다.

<통일뉴스>는 2012년 ‘12.1조치’를 보도하면서 “국가가 농업 생산물의 70%를 수매하고 그 중 국가가 토지이용료와 인민군 지원 성미 등에 해당하는 부분만큼을 세금으로 가져가고 나머지는 수매대금으로 협동농장에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확인한 바 있다. 이른바 3:4:3의 ‘3.7제’다.

먼저 첫 번째 ‘3’은 국가에 납부하는 토지 이용료와 트랙터 같은 국가설비의 이용료, 전기세, 물세 등을 생산물의 약 30%에 해당하는 현물로 납부하는 것이다. 농장원이 국가에 내는 일종의 세금으로 과거 현물세 30%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여기서 30% 내외의 국가 납부분 중 가장 큰 변동분은 ‘비료’ 대금이다. 비료를 국가에서 공급받는지 아니면 농장에서 자체 조달하는지에 따라 국가에 현물 납부하는 비율이 달라진다. 통상 비료를 국가에서 공급받을 경우 국가 현물 납부분은 30%를 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 경우에는 40%로 추정하고 있다.

두 가지 협정가격의 비밀

   
 

두 번째 ‘4’는 국가가 협동농장에 현금을 주고 곡물을 수매해 가는 40%다. 협동농장 입장에서는 국가에 생산물의 40%를 일괄 판매하고 현금을 받는 몫이다. 공장이나 기업소, 공무원 등과는 달리 기본 월급이 없는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1년치 월급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수매가’이다. 국가가 사들이는 쌀 가격을 얼마로 책정하느냐의 문제다. 이 문제는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들에게 골치아픈 문제다. 한정된 국가재정에서 농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정한 수매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도 이른바 ‘양정 계정’은 정부 재정적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2009년 11월 양정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이 정한 쌀 1kg의 국정가격은 44~46원에 해당된다. 그러나 시장가격은 평양 기준으로 약 4,500원에 달한다. 북한의 공식 환율은 2013년 ‘3.1조치’ 당시 1달러에 100원이지만 실제 환율은 1달러에 5,800~8,500원 수준이었고, 현재도 약 8,000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쌀 1kg의 실제 시장가격은 달러 기준으로 큰 변동 없이 1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실제 시장가격은 4,500~8,000원 사이에 형성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북한 수매양정 당국이 현금으로 수매하는 40%의 생산량에 대해 ‘협정가격’을 적용 수매하고, 이를 다시 국영상점이나 수매상점에서 기업소 등에 ‘협정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협정가격’은 국가가 사들이는 수매가는 쌀 1kg에 500~1,000원 수준이고, 국가가 되파는 판매가는 1,000~1500원 수준인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기업소 등에서는 시장가격이 아닌 협정가격에 쌀을 구매할 수 있어 적정한 임금체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시장가격이 지나치게 폭등할 경우는 국가가 나서 일시적으로 ‘한도 가격’을 제시하고 엄격히 단속함으로써 시장가격을 일정한 수준 내로 묶어두는 장치도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3’은 협동농장에서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30% 생산 현물이다. “그들이 번 노력일에 따라 현물 즉 생산된 농작물을 기본으로 분배하고 분배된 농작물은 농민들이 자기 요구에 따라 처분할수 있다”는 것이다. 즉, 현물분배, 현물처분이 가능한 30%다.

통상 농장원들에게 분배된 현물 30%는 농민들의 식량으로 쓰이는 것이 기본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개인 텃밭 생산분과 함께 일부가 ‘시장’으로 흘러들어 거래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배인과 당비서의 ‘후방사업’ 능력이 좌우

   
▲ 지난해 연말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군 6월8일농장에 새로 지은 채소온실을 둘러보고 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이처럼 국가가 협동농장으로부터 식량생산량의 30%를 납부받고, 40%를 협정가격에 수매함으로써 국가의 식량공급권이 큰 틀에서 유지될 수 있다.

지난해 총 곡물수확량이 571만톤이라면 공업용이나 종자용 등으로 약 100만톤을 제외한 450~470만톤 정도가 실제로 소비가능한 곡물량으로 추산되며, 한해 평균 수입량은 30~50만톤 내외일 것으로 관측된다. 대략 500만톤의 식량을 북한 총인구 약 2,450만명이 나누어 먹는 셈이다.

북한의 인구를 식량배분 방식으로 크게 나누어보면, 국가가 식량공급을 책임지는 배급대상 600만명, 자체 분배몫으로 살아가는 농민 800만명, 식량을 사먹는 일반주민 1,000만명 정도로 거칠게나마 분류할 수 있다.

먼저,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국가 배급시스템이 망가졌고, 이를 회복하는 과정에 있어 배급대상을 세분화하고 최소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배급대상은 전체 인구의 약 20%수준으로 500만명으로 추산되며, 여기에 군인 100만명을 합쳐 600만명이다. 1인당 1년 식량소비량을 200~250kg로 적용하면 약 120~150만톤에 해당된다.

국가 입장에서는 농민들에게 토지 이용료 등으로 현물로 거둬들인 30%, 약 150만톤의 식량을 배급대상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는 셈이다.

다음으로, 약 800만명으로 추산되는 농민들은 생산량의 약 30%에 해당되는 현물 분배분을 식량으로 사용하고, 텃밭 생산분 등을 합해 여분의 식량을 시장가격으로 시장에 내다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800만명이 약 150만톤 내외만을 소비해야 하므로 내다 팔 여분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마지막으로, 일반 1,000만명의 주민은 식량을 구입해 먹어야 하는데, 대체로 소속단위인 공장이나 기업소 등에서 국영상점과 수매상점에서 ‘협정가격’에 집단으로 구입해 충당하게 된다. 국가에서는 농민들로부터 협정가격에 사들인 40%의 식량, 약 200만톤을 이익금을 붙인 협정가격에 파는 셈이다.

배급대상이나 일반주민들이 식량이 부족할 경우(농민도 마찬가지겠지만), 최후의 수단은 개별적으로 시장에서 ‘시장가격’으로 사먹어야 한다. 문제는 시장가격은 협정가격의 수배에 달해 기본 월급만으로 사먹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결국 기업소의 경우 협정가격에 식량을 많이 구입해줄 수 있는 지배인이나 당비서가 ‘후방사업’을 잘 한 유능한 지배인이나 당비서로 평가받게 되는 것이다.

시행착오 거치고 있는 포전담당책임제와 ‘애국미’

   
▲ 지난해 2월 개최된 '전국 농업부문 분조장대회' 모습. 김정일 제1위원장은 '사회주의농촌테제의 기치를 높이 들고 농업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자'는 제목의 서한을 이 대회에 전달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해 2월 평양에서 개최된 ‘전국 농업부문 분조장대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최근에 농장원들의 생산열의를 높이기 위하여 분조관리제 안에서 포전담당책임제를 실시하도록 하였는데 협동농장들에서 자체실정에 맞게 옳게 적용하여 농업생산에서 은이 나게 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자체실정’을 언급한 대목은 실정에 맞지 않는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조선신보>는 지난해 1월 삼지강협동농장 관리위원장이 “분조관리제 안의 포전담당제는 우리처럼 규모가 큰 농장보다 산골의 자그마한 농장에서 그 생활력이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경지정리가 잘된 큰 농장의 경우 더 큰 분조단위의 생산활동이 더 적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올해 1월 3일자 <로동신문>은 룡천군 사례를 보도하면서 “지난해 농장들에서는 단위실정에 맞게 농장원들에 대한 포전분담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하였는데 그중에는 불합리한 것도 있었다”면서 한 농장원이 농사조건이 유리한 곳과 불리한 곳에 있는 두 개의 포전을 담당관리하도록 해 떨어져 있는 두 포전 사이를 오가며 농작물 관리를 하다보니 결국 알곡수확고를 높이는데 영향을 받았다고 사례를 들었다. 평등한 포전분배에 치중하느라 오히려 생산의 효율성이 훼손된 것.

리용구 농업성 국장은 “우리 식의 농업경제관리방법인 분조관리제, 그 안에서 진행되는 포전담당제의 우월성과 생활력을 더욱 높이 발양시켜 나갈 것”이라며 “지난해 창조된 좋은 경험들을 전국에 일반화하고 그 집행을 위한 법적 틀거리를 완비하기 위한 일련의 대책과 조치들이 강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문제점으로는 기존의 ‘준조세’에 해당하는 각종 잡부금이나 ‘애국미’ 염출 여부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사회 전반에 만연한 ‘준조세’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여러 정책들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통일뉴스>는 2012년 12.1조치를 전하면서 “초과 생산물이 많이 나온 농민들이 군량미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국가가 이를 만류해 농민들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농민들에게 분배된 몫이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돌아갔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그러나 <조선신보>는 2013년 12월 25일자 기사에서 “삼지강협동농장에서 현물분배 후 한 청년의 기특한 마음이 불씨가 되여 ‘애국미’운동이 일어났다”며 “관리위원회나 웃단위에서 요청하거나 호소하지는 않았는데도 지난해는 농장에서 300t의 ‘애국미’가 마련됐고 올해는 350t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물론 기관에서의 ‘요청’이나 ‘호소’가 없는 자발적 행위로 보이지만 협동농장 현물분배 몫에서 일부가 애국미로 전달된 것만은 사실인 것이다.

포전담당책임제와 ‘3.7제’ 분배는 북한 농민들에게 주인의식을 높이고 증산에 나설 동기부여를 강하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포전담당책임제는 시행착오를 줄여가는 과정 중에 있고, ‘협정가격제’ 또한 국정가격과 시장가격의 너무 큰 격차로 인해 불안정한 상황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준조세나 애국미 염출 등의 전 사회적 과제도 남겨져 있다.

광복 70주년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10월의 대축전장’을 준비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식생활수준을 한단계 높여야 한다"는 과업의 수행 여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현안으로 보인다.

(수정,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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