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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난쟁이' 진면목 드러낸 일본 화려한 '김현희 방일 쇼' 무얼 남겼나?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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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7.24  14: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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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의 화려하고 소란스러운 일본 방문 쇼는 흥행작으로 마무리 됐지만 알맹이 없는 정치적 이벤트에 여론의 따가운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더욱 치명적인 것은 ‘정치 난쟁이’ 일본의 초라한 몰골이 전 세계적으로 재확인됐다는 것이다.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3박 4일간 KAL858기 폭파범 김현희(48) 씨가 한일 정보당국의 적극적 협조 하에 국빈급 대우를 받으며 화려한 일본 방문을 진행했다.

일본 정부가 제공한 특별기로 편으로 새벽 4시에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경호 속에 하토야마 전 총리의 별장에서 일본인 납북자 다쿠치 야에코(田口八重子)와 요코다 메구미(橫田めぐみ)의 가족을 만난 것이다. 

일본 경찰은 신호등을 조작해 김 씨의 차량을 신속히 통과시켜줬고, 후지산을 보고 싶다는 김 씨를 위해 헬기로 유람까지 시켜주는 극진한 정성을 보였다.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1987년 북한을 떠나왔다고 주장하는 김 씨가 납북자에 대한 새로운 증언을 내놓지 못하자 일본 언론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날 김 씨와 면담한 메구미 부모는 22일 기자회견에서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3월 부산에서 다구치 야에코 가족들과 만남을 갖고 기자회견에서 “87년도에 끝나고 들어갔을 때 남조선 사람과 결혼해서 딸을 낳았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요코타 메구미 씨가 사망했다던가 하는 것을 저는 믿을 수 없다”고 말해 뭔가 새로운 사실을 알고 있는 것 아니냐는 무성한 관측을 낳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납치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 새로운 정보나 증언은 없었다”거나(후지TV), “일본 정부는 애초 김씨에게 새로운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낮다고 봤지만, 납치피해자 가족의 불만이 커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초청한 것 아니겠느냐”(아시히신문)는 지적들이 나왔다.

22일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납치문제담당상은 국가공안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다구치 야에코가) 6~7년 전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정보를 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마저도 87년 북한을 떠난 김 씨가 이같은 정보를 일본 당국에 제공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 납북자가족회 최성룡 대표가 정보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흥행은 대성공, 부작용도 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씨를 초청해 납치자 문제를 부각시킨 일본 정부의 의도는 커다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사형을 선고받았던 북한 여성 테러리스트가 일본인 납북자 가족에게 음식을 손수 만들어 대접하는 ‘그림’은 충분히 흥행 요소를 갖췄고, 일본 언론들은 특유의 열성으로 김 씨의 도착부터 한 장면, 한 장면을 헬기까지 동원하며 생중계 하다시피 했다.

일본 열도가 사실상의 ‘정서적 반북 캠페인’에 대대적으로 끓어오른 셈이다.

이에 협조한 한국 정부도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김 씨를 내세워 북한의 아픈 곳을 헤집고 대북 압박 전선에 일본을 끌어들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충분히 누렸다.

그러나 대대적 흥행의 뒷면에는 그만큼의 부작용도 따르기 마련.

비판은 외부에서 먼저 나왔다. 20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요코다와 납치 피해자들의 생사를 밝히는데 실패한 일본이 여론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기 위해 마련한 곡예라는 비판이 있다”며 “김현희는 이미 피해자 가족들에게 이야기했고, 새로운 정보는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1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체포해야 할 범죄자를 요인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 미모의 북한 여성은 스파이 대신 여배우가 될 운명이었다”고 촌철살인의 평을 보탰다.

21일 한국의 <통일뉴스>는 “자신의 어릴 적 특별한 기념사진도, 아버지의 신분도 거짓으로 진술한 김현희 씨가 이제는 일본인 납북자에 관한 증언을 위해 한일 정부의 협조를 받으며 화려한 일본행을 진행 중”이라며 “리은혜가 다쿠치 야에코이며, 공작원 동료 김숙희가 요코다 메구미로부터 교육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둘 다 전적으로 김씨의 증언 외에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들마저 김 씨의 국빈급 경호와 헬기유람 등을 꼬집었다. 나카이 납치문제담당상은 김 씨의 일본 방문 경비 총액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짜증을 냈다는 뒷이야기도 들린다.

김 씨로서도 23년간 KAL858기 피해자 가족들의 진상규명을 위한 면담 요청은 뿌리치고 일본 납북자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일본행을 택한데 대한 KAL858기 가족회와 대책위의 원망을 감수해야 했고, 87년에 이어 또 한번 한반도 갈등에 불쏘시개 역할로 등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문제의 핵심은 ‘정치 난쟁이’ 일본의 진면목 드러낸 것

이같은 김 씨를 동원한 무리한 ‘정치 쇼’의 부작용은 막대한 흥행성적에 비하면 ‘새발의 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일본 정부가 간과하고 있는 큰 문제가 있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 당시 아시아 각국은 물론 미국까지 막대한 인명을 살상한 전범국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36년간이나 강제로 식민통치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우리 나라를 강제 병합한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는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나 보상조차 외면하고 있다. 일제시대 강제징용 된 수십만의 조선인들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는 “일본은 한국 사람 수십만을 강제연행하고 죽게 한 것은 전혀 반성도 없이 북한 정권에 의해 납치된 일본사람 십여 명만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묻고 “식민지 40년 동안 조선 사람들이 침탈 희생됐을 뿐만 아니라 60년이 지나도록 사과하고 해결하지 않는 것은 뻔뻔스럽고 모욕을 주는 더 심각한 문제”라고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같은 일본의 행태를 꼬집어 북한은 오래 전부터 일본에게 ‘정치 난쟁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다. 일본이 막강한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유엔 안보리 회원국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화려하고 소란스러운 ‘김현희 방일 쇼’의 가장 큰 부작용은 ‘정치 난쟁이 일본’의 진면목을 전 세계에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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