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경기도 포천 영평리 소재 로드리게스 미8군 전용사격장에서 한.미 해병대의 시가지 전투훈련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의 일환으로 한.미 해병대가 10일 시가지 전투 훈련(MOUT, Military Opreations on Urban Terrain)을 실시했다.

이번 연합훈련은 이날 오후, 경기도 포천 영평리 소재 로드리게스 미8군 전용사격장에서 일본 오키나와에서 들어온 미 해병 기동부대 31MEU L중대(미3해병대) 소속 216명과 한국군 해병 2사단 소속 120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언론에 1시간 가량 공개됐다.

한.미 해병대는 각각 1개 분대씩 한 조를 이루고 시가지 모습으로 재연된 훈련장 곳곳에 배치됐다. 3층 건물 주위로 다른 조들은 몸을 숨기고 지원 사격을 했고, 40명의 '침투조'들이 신속하게 양쪽 출입구로 진입했다.
 

▲병력이 대항군을 진압하러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지원조가 엄호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방탄헬멧과 어깨, 총기 등에 장착된 마일즈 장비에서 "삐-"하는 알람음이 한동안 계속되고 나서야 한.미 해병대 병력들이 대항군과 함께 건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밖에서는 지원조들의 공포탄 총성 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한.미 해병대가 3층 건물의 진입, 대항군을 모두 섬멸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25 분. 이 과정에서 사상자는 한국군 5명, 미군 4명이었다.

"What is the good point of our tactics?"

한국군 해병 2사단 박경서 중위의 질문에 "이동할 때 붙어서 이동하는 것은 좋았으나 계단 진입시 너무 거리가 떨어져 커버하기 힘들다"는 미 해병 지휘 책임자 Nate Jones 중위의 답변이 돌아왔다.

양 군은 작전이 끝나고 건물 앞에 모여 10여 분 가량 건물 진입 과정에서의 역할 분담, 이동 경로 등을 검토한 뒤 또 다시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박 중위는 "해병대는 시가지 전투 훈련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런 기회를 통해서 미군의 실용적인 작전전술과 경험들을 배울 수 있어 전투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 군 관계자는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해 "서로 경험요소를 교환하는 것으로 미군 같은 경우 실전 현장에서의 경험이 많기 때문에 한국군은 이같은 경험을 배우는 과정"이라며 "한.미가 합동으로 훈련하게 되면 전투력이 상승된다"고 말했다.

▲미 해병대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에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가전을 능숙하게 진행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번 훈련에 참여하는 미 해병대 소속 병력의 절반 이상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에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군 관계자는 "최근 시가전이 중요해졌고, 미군 출신의 병력들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 등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국군이 이런 좋은 부분을 배울 수 있다"며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군 관계자 "연례적인 방어 훈련".."북한 특수부대 침투 가능성 높다"

 군 관계자는 아울러 "이번 훈련이 매년 하고 있는 연례적인 행사이며 키-리졸브 훈련으로 인해 특별한 것이 아니고 일상적인 훈련"이라며 '방어 훈련'임을 거듭 밝혔다.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1회씩 총 2회 실시되고 있으며, 특별하게 병력이나 장비가 이전보다 증원되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한국군의 설명이다.

▲한.미해병대가 미군장교의 진두지휘를 받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백병전을 대비한 겨루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작년 3월 실시된 시가지 전투 훈련에 참가한 미 해병대 병력은 해병대 1사단 7연대 3대대 무기중대 153명을 비롯해 지원부대 120여 명 등 250여 명 규모였다.

평양 시가전을 상정한 훈련이라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며 단호하게 부인했다

관계자는 "방어 훈련이라고 한다면 북한의 특수부대의 후방 침투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처음에는 언급을 피하다가 나중에는 "북한 특수부대의 후방 침투 방어를 위한 훈련"이라고 대답했다. 

우리 군은 최근 북한 특수전 병력이 증원됐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시가지 전투 훈련을 더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훈련이 대테러 작전이 아닌 소수의 게릴라전 성격에 맞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평통사,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훈련 시작 전인 오전 11시 30분께 "한.미 해병대의 시가전 훈련은 다름 아닌 평양 시가전을 상정한 훈련"이라며 사격장 입구에서 피켓팅을 하며 훈련 중단을 촉구했다.

▲사격장 입구에서 피켓팅을 하며 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회원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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