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이 9일 시작된 가운데, 이날 오후 경남 진해 '미 해군 진해함대 지원부대'에서 부대방어훈련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한.미연합군이 9일 대규모 군사연습인 '키리졸브/독수리연습'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과거 대규모 상륙훈련 등 공격적인 훈련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간접적으로 북한을 압박했던 것과 달리, 최근 북한의 초강도 반발에 대한 한.미 군당국의 수세적인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날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은 '키리졸브/독수리연습'에 대한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 연습은 매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실시되는 연례연습으로 어떠한 정치적 상황과도 연관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올해 연습에는 1만3천100여명의 증원전력이 참가하는데 이는 예년의 참가규모와 거의 비슷하다"며 "스위스와 스웨덴의 군 장교들로 구성된 중립국 감독위원회는 이번 연습을 지켜보고 정전협정의 어떠한 위반도 없다는 것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례적인 사프 사령관의 입장 표명은 북한이 유엔사와의 두차례 장성급 회담을 통해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이 '북침전쟁연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공세에 훈련 언론공개 내용도 축소한 듯

▲ 전개하고 있는 QRF(Quick Reaction Force, 신속대응군).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키리졸브/독수리연습' 개시 이후 첫번째로 언론에 공개된 훈련도 기존에 계획된 내용보다 축소되거나 '방어'위주의 내용이서 이같은 분위기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당초 한.미연합사는 이날 진해에서 미 해병 대테러보안팀 및 미 해군이 참여하는 '항만방어 훈련'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훈련은 '항만방어 훈련'이 아니라 '부대 방어 훈련'이었다.

이 훈련은 진해 해군기지 인근에 있는 '미 해군 진해함대 지원부대'에서 진행됐다. 미군 부대 관계자는 "이 기지는 한국에 있는 기지 중 제일 작은 규모"라며 미군 120여명이 주둔해 있다고 설명했다.

'부대 방어 훈련'은 10명의 QRF(Quick Reaction Force, 신속대응군)이 기지로 침투하는 가상의 적을 체포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훈련은 펜스를 넘어오는 적과 건물 잠입한 적을 퇴치하는 두가지 상황으로 진행됐다.

▲ QRF가 건물내로 잠입한 가상의 적을 체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QRF의 본 기지는 미 본토 버지니아 노퍽이며, 보통 일본 요코스카에 전개되어 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QRF 병력은 48명이며 전날인 8일 한국에 도착했다. 이들은 기지 방어, 항만 방어 등을 주요 임무로 한다.

미 해군 그린(Green) 소위는 "오늘은 훈련 첫날이라 가볍게 시작하고 이후 강도를 차츰 높여서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며 "QRF는 추후 한국 해군과 합동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 훈련이 끝난 이후 오후 3시경 진해해군기지 인근 상공에서 초계기, 헬기 등을 동원한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항공 전력들은 수대씩 줄지어서 진해항 상공을 수차례 우회했다. 인근 주민들은 "평상시에는 이런 모습을 못 봤는데, 며칠 전부터 헬기들이 대규모 이동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황으로 볼 때, 한.미군당국이 '항만방어'의 주요 훈련은 비공개로 진행하고 소규모로 진행된 '부대방어' 훈련만 언론에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연합사 공보관계자는 "부대방어 훈련도 항만방어 훈련의 일환"이라며 "훈련 공개 내용이 변경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오후 3시경 진해해군기지에서 이륙한 헬기가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진해 시내에서 포착됐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한.미연합사는 10일 한.미해병 시가전 훈련, 11일 미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 호, 12일 미 구축함 USS charfee 호, 16일-17일 실사격 훈련, 19일 미 해군공병대 활부로 복구 훈련, 20일 한.미 해병 산악 훈련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북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이날 '키리졸브/독수리연습'에 대해 "만단의 전투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이 기간 동안 남북간 군통신을 차단할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어, 향후 한.미 군당국이 이번 연합군사연습을 어떻게 운용할 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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