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에 이어 사상 최대 인파가 연 이틀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시민들은 6.10항쟁 21주년을 맞는 10일 100만 인파가 모일 수 있다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 또 시민들이 가두행진의 최종 목적지로 '청와대'를 향하고 있어 10일 6.10항쟁 이후 유례없는 인파가 이명박 대통령의 '턱 밑'까지 찰 수도 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은 '72시간 국민행동'에 대해 "어제에 이어 오늘도 20만이 모였다.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며 "국민들이 이렇게까지 하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재협상은 없다고 하면서 국민들의 분노와 규탄의 힘이 결집되고 있다. 거의 항쟁수준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계속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국민들이 직접 심판하는 중대 결심을 하게 될 것이다. 청와대와 이 대통령의 태도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10일을 기점으로 '국민적 저항'에 중대한 결정이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정부의 불법집회 운운에 대해서 "국민들의 거대한 저항에 대해 왜소한 집시법 따위의 논리를 얘기하는 것은 국민과 전쟁을 하겠다는 얘기다"고 경고했다.
청와대로 향하는 '촛불파도' "이명박 대통령, 박수칠 때 떠나라!"
사실 '국민적 저항'의 변화는 여러차례 나타났었다.
광장에 켜진 촛불은 거리로 나왔고, 거리로 나온 촛불은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도 시민들이 외치는 중심 구호는 "이명박은 물러가라". 시민들이 거리로 나온 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음에도 '재협상 불가론'을 천명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높은 파고를 보이고 있다.
시민자유발언대에 오른 최하연(18) 양은 "이명박 대통령은 도대체 귀를 얼마나 파야 우리의 목소리를 들을 거냐"며 "6월 10일 건전한 민주주의를 만듭시다. 노동계는 동맹파업하고 대학생은 동맹휴업하고 청소년인 저는 야자(야간자율학습) 째고 나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전라남도 완도에서 6시간 차를 타고 올라왔다는 황종수(54) 씨 역시 "이명박씨 우리를 좀 편하게 살게 해달라. 아직도 시민의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고 비판하면서, "10만이 20만이 되고 20만이 100만, 아니 4천만이 모일 때까지 촛불을 켜자"고 호소했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진땀을 빼게 했던 일명 '고대녀' 김지윤(고려대 4학년) 씨가 무대에 올라, 현 정부를 명쾌하게 비판하자 "언니 멋있어요"라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목소리와 함께 20만 촛불이 요동치기도 했다. 김 씨는 "제2의 6월 항쟁이 될 그날 여러분과 함께 만났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김옥임(26) 씨의 '삼행시'에 20만 촛불은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는 듯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 이명박 이녀석아! (명) 명이 다했다! (박) 박수칠 때 떠나라!"
거리를 벌겋게 달군 20만 촛불은 남대문과 을지로, 종로를 거쳐 광화문으로 행진했고, 이중 일부 시민들은 전날 밤과 같이 새문안교회 인근 골목길을 통해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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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국민들과의 약솔이다
못 살리겠으면
방을 비워라
방빼라
자격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