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철회 전면 재협상을 위한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마지막 날, 대학로에서 출발한 1,500여 행진대열에 시민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내며, '6.10 100만 촛불대행진'에 동참할 것을 약속했다.
7일 오후 4시 40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는 민주노동당, 전교조,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000여 명이 '국민무시 고시강행 이명박 정부 심판 범국민대회'를 마치고 시청광장까지 시가행진을 했다.
여성단체 참가자들은 작은 냄비를 두드렸고, 10대 학생들은 풍선을 가방에 매거나 손에 들고 행진에 참여했다. 행진에 앞서 마로니에 공원에서 길거리 전당대회를 마친 민주노동당 당원들도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모형을 앞세워 '고시철회, 협상 무효' 등의 손 피켓을 들고 행진대열에 합류했다.
행진은 인도로부터 2차선 차도 안에서 이뤄졌고, 마이크와 스피커를 실은 차량이 행진대열을 이끌었다. 참가자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6월 10일 시청으로" 등의 구호를 외치며 종로5가와 종로2가를 거쳐 오후 7시, 31번째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시청광장으로 행진을 계속했다.
행진대열이 종로5가에서 종로2가로 넘어가는 무렵, 연세가 지극하신 할아버지 50여 명이 인도에서 박수를 치며 행진대열을 환영했다. 어르신들은 "잘한다"며 대열 앞에 있는 고등학생들의 등을 두드리기도 했다.
행진에 같이 합류한 박주현(65)씨는 "처음엔 어린학생들의 단순한 어리광으로만 봤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어린 학생들이 너무나 기특하다"고 흐뭇해했다.
박 씨는 이어 "나 같은 늙은이들도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6월 10일 역시 꼭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행진대열을 대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예전과는 많이 달랐다. 선전물을 나눠주는 진행요원들도 "이전과는 다르게 많은 시민들이 (선전물이나 전단지를)쉽게 받는다"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뀐 거 같다"고 5,6월 사이의 미묘한 여론의 반응들을 조심스레 평하기도 했다.
사진을 찍거나 행진대열에 "힘내세요"라고 말하는 시민들도 눈에 띠였다. 차량 위에서 마이크로 6월 10일 촛불문화제에 참석 여부를 묻는 "머리 위로 동그라미"에 일부 시민들이 즐겁게 호응해주는 모습도 보였다.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민주시민 함께해요"라는 구호들도 같이 따라 외치기도 했다. 구호를 같이 외치고 있던 주부 최순미(38)씨는 "청소년들이 행진에 가장 앞장서 있어서 깜짝 놀랐다"면서 "아이들이 맨 앞에 있다는 것이 가슴이 아프다"고 속마음을 밝혔다.
최 씨는 "(행진대열에) 같이 합류할까 생각중이다"면서 "지금까지는 사정이 안 되서 여의치 않았지만 6월 10일에는 촛불문화제에 꼭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1,000여 명으로 출발한 행진대열이 시청 광장에 들어설 즈음,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1,500여 명으로 불었다.
- 기자명 고성진 기자
- 입력 2008.06.0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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