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갈무리-포린폴리시]
[사진 갈무리-포린폴리시]

“과거 북·러 정상회담은 전술적 움직임 이상은 아니었다. 푸틴의 곤경을 이용한 외교적 지렛대, 러시아 군사기술에의 접근, 정권의 경제적 생명선을 얻기 위한. 그러나 (지금) 러시아를 향한 김정은의 움직임은 전술적이지도 절박하지도 않다. 차라리 북한 정책에서 근본적 변화,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30년 노력을 마침내 포기한 것이다.”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북한 전문가들인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국제연구소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12일(현지시각)「포린폴리시」에 실은 “푸틴-김정은 정상회담으로 북한에 새 시대가 열리다”는 글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들은 “1990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이 관계정상화를 얼마나 끈질기게 추구했는지 알지 못하면 지금 변화의 심각성과 의미를 결코 이해할 수 없다”며,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의 대미 외교 좌절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에도 김정은 위원장은 문이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냈으나 미국이 호응하지 않자 2021년 8월께부터 러시아와 중국으로 기울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022.2) 한달 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하면서 미국에 대한 기대를 접었음을 분명히 했다.

칼린 연구원 등은 “이후 우리가 북한의 성명과 행동에서 본 것은 새로운 세계관, 본질적으로 북한의 주변 강대국(주-중·러)에 맞선 완충(buffer)으로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구한 이전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장기적인 지정학적 추세는 러시아·중국와의 발맞추기를 요구하고 있으며 아마도 북한이 따라가야 할 가장 현실적이고 안전한 길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칼린 연구원 등은 “그것이 과거 1980년대 중반에 벌어졌던 러시아 정찰기에 북한 영공 개방, 러시아 해군에 항구 개방, 러시아 첨단 전투기에 비행장 개방 등을 의미한다면 북한도 동의할 것 같다”고 봤다.

“그것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중인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군사지원 강화와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핵·미사일 지원 강화를 의미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10일 저녁 열차편으로 평양을 떠난 김정은 위원장은 13일 오후 1시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참관, 회담, 만찬을 끝내고 오후 6시30분께 우주기지를 떠났다. 하바롭스크주 전투기공장, 연해주 블라디보스톡에 있는 태평양함대를 참관한 뒤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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