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광복회는 “대한민국의 원년은 1919년”이라고 선포했다. 행사를 주관한 이종찬 회장. [사진출처-광복회]
지난 3일 광복회는 “대한민국의 원년은 1919년”이라고 선포했다. 행사를 주관한 이종찬 회장. [사진출처-광복회]

“독립영웅 다섯 분의 흉상을 없애고 그 자리에 백선엽 장군이나 그런 류의 장군의 흉상으로 대치한다면 우리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광복회에 따르면, 이종찬 회장이 27일 ‘이종섭 국방장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육군사관학교에 모신 지청천, 김좌진, 이범석, 홍범도, 이회영 선생 흉상을 철거하려는 시도를 질타하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백선엽 장군이 한국전쟁에서 쌓은 공훈은 평가절하하지 않고 높이 평가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교육적인 입장에서 보면 그분은 당초 군인의 길을 선택한 것이 애국적인 차원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고 “일신의 출세와 영달을 위해 일제에 충성하는 길도 마다하지 않고 선택했다. 운좋게 민족해방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는 기회를 틈 타 슬쩍 행로를 바꾸고 무공도 세웠다”고 짚었다. 

이 회장은 “당신이 철거한다는 여기 다섯 분의 영웅은 일신의 영달이 아니라 처음부터 나라 찾기 위하여 생명을 걸고 시작하였다”면서 “두 가지 종류의 길이며, 급수 자체가 다르다. 도저히 비교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나라 찾기 위해 생명을 걸고 투쟁하신 분들은 홀대하면서 운 좋은 사람들을 높이 평가하는 이런 불합리한 현상을 그대로 두고 귀하가 반역사적인 결정을 한다면 나와 우리 광복회는 그대로 좌시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 회장은 “민족적 양심을 저버린 귀하는 어느 나라 국방장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국방장관 자리에서 퇴진하는 것이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서도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요람 육군사관학교 교정을 늠름히 지키고 있는 5인의 독립유공자 흉상을 국방부가 합당한 이유 없이 철거를 시도한 것은 일제가 민족정기를 들어내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며, 우리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은 분노를 금할 수 없어 이를 항의하고 규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광복회는 이번 사태를 일으킨 주무 장관이 철거 계획 백지화를 국민들에게 밝히고, 혼란을 야기한 책임자를 찾아내 엄중 문책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독립유공자 흉상 철거 시도한 주체와 배후인물들, △철거 시도 이유와 배경에 대한 국회차원의 진상규명을 요청했다.

한편, 28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육사가 자체 ‘기념물 재정비 방안’을 추진하면서 적절한 지점 또는 장소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 중이나 “아직 세부적인 방안이 결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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