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서운동가(愛書運動家) 백민 이양재(白民 李亮載)

 

1. 제대로 보자

논문이 밝히고 있는 인용문이나 주(註)는 검토하거나 확인하여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나 연구가들은 인용문이나 주를 교차 검토하지 않는다. 그러한 현상을 염두에 두고 일부의 논문에서 인용문을 조작하거나 주로 왜곡하는 현상을 보여 준다. 완전히 “눈을 가리고 야옹”하는 현상이다.

그 한 예로 지난 수년간 (사)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가 1906년 특사증을 제시하며 1907년 헤이그만국평화회의 특사증으로 주장하였으나, 필자가 금년 6월 5일 자로 ‘신 잡동산이’ 제13회 연재 ‘헐버트 박사의 1906년 위임장은 만국평화회의 특사 위임장이 아니었다’에서 1906년 특사증을 읽고, 헐버트 박사는 헤이그 특사가 아니었음을 밝히기까지 아무도 1906년 특사증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동안 필자 외에는 아무도 1906년 특사증 내용을 읽거나 검토하지 않은 것이다. 필자 역시 제13회 기고분을 쓸 때까지만 해도, (사)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를 신뢰하였기 때문에 (사)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가 그런 허위 주장을 하리라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2. 헐버트 박사의 훈격 상향 조정이라니?

지난 5월 24일 서대문 상해임시정부기념관에서 보훈처장을 비롯한 나철, 이회영, 헐버트 등등 일곱 분의 추서를 상향 보훈하기 위하여 각 기념사업회 임원들이 모였다. 이번에 훈격 상향 주장이 제기된 일곱 분의 독립유공자는 김상옥(1962년 대통령장), 나철(1962년 독립장), 박상진(1963년 독립장), 이상룡(1962년 독립장), 이회영(1962년 독립장), 최재형(1962년 독립장), 헐버트(1950년 독립장)이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사)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회장은 “세 특사는 헤이그 특사증을 받지 못했고, 받은 특사는 헐버트 박사라고 주장하였다”라고 발언한 사실에 자극을 받아 헐버트 박사의 행적을 재검토한 결과, 헐버트 박사는 정치성이 있는 직업적 로비스트였고, 해방후 그의 훈장과 포상 수여는 처음부터 그의 공적을 과대평가한 근거가 빈약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확인한 것이다.

1. 우선, 1950년에 헐버트 박사에게 독립장을 준 이유는 헐버트가 1907년 헤이그에서 세 특사를 도왔다는 주장에 근거한 것이다. 당시 이런 주장은 이승만 정부의 친미성에 친일 사학자 신석호, 이병도가 이승만 정부의 친미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으로 검토를 전혀 하지 않았다.

2. 더군다나, 1950년에는 헐버트 박사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일제의 비밀 보고서 등등이 공개되기 이전이었다. 즉 당시의 훈⸱포상은 역사적 사실의 확인이 없이 그냥 헐버트 박사와 친하였던 이승만 대통령과 친미 모리배 정권의 독단적인 주장에 의하여 이뤄진 것이다.

3. 상당한 자료가 구축 공개되는 현재에 이르러 필자는, 본 연재의 제12회 기고 ‘헐버트 특사, 일제의 보고 전문(電文)들’과 앞서 언급한 제13회 기고, 그리고 제14회 기고 ‘로비스트로서 실패한 헐버트 박사’에서 일제의 비밀 보고서 일부를 밝히며, 헐버트 박사 스스로는 헤이그 특사라는 소문을 부인하였음을 논증하였다. 즉 헐버트 박사는 애당초 헤이그 특사가 아니었다.
(참조: 제12회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8093 /
제13회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8144 /
제14회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8200)

4. 아울러, 필자의 또 다른 연재 ‘국혼의 재발견’ 제8회에서 ‘우리 글 『세종어제훈민정음』과 『신지비사』’의 끝부분에서는 한글 띄어쓰기가 “19세기 초에 궁중의 여성들 사이에서 대두법을 발전시킨 것으로” 논증하며 헐버트 박사가 한글 띄어쓰기를 처음으로 시도하였다는 주장을 일축하였다. 이로써 헐버트 박사를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훈장을 추서한 것도 결국에는 근거가 없는 포상을 한 것이 입증되는 것이다. (참조 :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4643)

5. 헐버트 박사에 대한 현재의 평가는, 언더우드나 아펜젤러, 게일 등등의 큰 노력과 성과를 그에게 돌린, 즉 타인의 성과를 가로채어간 점이 발견되고 있다. 한두 예를 들자면 한글 띄어쓰기의 창안자로 주장하였으나 그는 한글 띄어쓰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이며. 또한 [천로역정] 조선어 번역과 출판도 게일이 주도한 것이다.

이러한 여러 사실에 근거하여 판단할 때 헐버트 박사의 훈격을 상향 조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더군다나 1962~3년애 추서된 여섯 분의 독립유공자는 김상옥(1962년 대통령장), 나철(1962년 독립장), 박상진(1963년 독립장), 이상룡(1962년 독립장), 이회영(1962년 독립장), 최재형(1962년 독립장)에‥‥‥, 1950년에 일찌감치 독립장에 추서된 헐버트 박사를 훈격 상향 조정에 함께 포함시킨다는 것은 다른 여섯분에 대한 모욕이며, 이에 끼워 넣기를 해도 이런 끼워 넣기란 몰염치한 몰상식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내가 예측하기에 윤석열 행정부는 헐버트 박사를 반드시 상향 조정할 것이고, 구태여 이를 나도 반대하지는 않겠다. 내가 헐버트 박사의 훈격 상향을 반대하지 않는 근본 이유는, 민족주의의 보수적 견해에서 볼 때, “헐버트 박사를 무리하면서까지 공적을 확대 조작하여 추서에 추서를 거듭하는 것에 맞추어, 헐버트 박사를 과대 포상 기준에 맞추어 독립운동가로서 이름만 남아 전하는 독립운동가 모두를 추서하자”라는 의도에서이다.

3. 국가보훈부 행정에 대하여

국가보훈처 건물, 세종시. 2023년 6월 5일자로 국가보훈부로 승격됐다. 민주 정부에서의 국가보훈처 업무도 친미 친일의 반민족 성향이 다분히 있었다. 지금은 어떨까? 그 측량점이 헐버트 박사의 훈격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사진 제공 – 이양재]
국가보훈처 건물, 세종시. 2023년 6월 5일자로 국가보훈부로 승격됐다. 민주 정부에서의 국가보훈처 업무도 친미 친일의 반민족 성향이 다분히 있었다. 지금은 어떨까? 그 측량점이 헐버트 박사의 훈격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사진 제공 – 이양재]

나는 국가보훈처의 업무는 반민족 성향도 다분히 있음을 2006년 노무현 정부때부터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국가보훈청이 부채도사 같이 중간 권력에게 아부하는 행정을 보고 지적한 것이다.

이제 필자의 결론은 “국가 보훈 사업은 1948년 정부수립 이전의 공훈사업과 1948년 정부수립 이후의 공훈사업을 각기 분리하여 별개의 독립된 부에서 독립 행정을 하여야 한다”라는 것이다. 정치적 논리에서 자유로운 보훈 행정이 되어야 한다.

지금의 국가보훈부는 “무엇보다도 현재 등록된 장자 및 장손 위주의 수혜 선순위자 1인의 명단을 독립운동가 후손 전체의 명단으로 확장 보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이 많아진다고 반대하지 말라.

그리고 “손자까지의 선순위자 1인에게 수혜를 주는 것에서 넘어서서 추서 받은 날로부터 100년까지 다수의 자손에게 수혜를 주는 것으로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독립운동가 후손들도 제대로 대우를 받아야 한다.

현재 보훈부의 수혜 예산 가운데 한 5% 정도나 독립운동가 자손에게 돌아갈까? 우리 나라의 보훈 행정은 그 수혜자 통계마저 공개 못 하는 것은 아닌지? 국가 보훈의 공백 지대는 분명하게 있다. 그 공백 지대는 너무 크고 불합리하다. 이러한 후손 확장과 수혜 확대를 실행한다면, 친일 성향의 행정부라도 박수를 받을 것이다. 지금의 국가보훈처는 독립운동가 후손에게는 걸림돌 같은 존재이다.

필자가 통일뉴스에서 이렇게 자유롭게 지적하며 기고하는 것을 몇 분이 염려해 왔다. “통일뉴스는 좌파 매체인데, 여기에 연재하는 그 자도 좌파 아니냐?”라고 모 기념사업회 측에서 나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이 말에 나는 웃음이 나왔다. 내가 좌파라서 통일뉴스에 기고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민족주의 대파(大派)이다. 민족주의자라야 진짜 보수파이다.

내가 보기에는 현재 한국에서 보수파라고 자칭하는 자들은 보수파가 아니라 수구 정치 모리배일 뿐이다. 그들은 국가주의자도 아니다. 수구 언론 매체가 나의 글을 안 실어 주고, 통일뉴스가 나의 글을 잘 실어 주니 진짜 보수파인 민족주의자로서 여기에 기고하는 것이다. 기고할 기회를 줘 봐라. 수구 언론 매체에서도 기고를 승인한다면 쓰겠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