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된 MBC 취재진이 10일 민항기를 이용해 프놈펜으로 향했다. [MBC 유튜브 갈무리]
대통령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된 MBC 취재진이 10일 민항기를 이용해 프놈펜으로 향했다. [사진 갈무리-MBC 유튜브]

문화방송(MBC)이 11일 MBC 기자들을 대통령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한 대통령실을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 전용기는 취재진에 대한 편의 제공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중요한 취재 현장”이고 “전용기는 대통령 개인의 사적 소유물이 아니”라며 “특정 언론사만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거부한 조치는, 언론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헌법소원을 비롯한 법적 구제 절차를 밟기로 했다”면서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전용기 탑승 배제라는 언론 자유 침해 행위가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전례로 남는다면, 앞으로 어떠한 기본권 침해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MBC 취재진은 10일 민항기를 이용해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향했다. 

11일 오전 출국한 윤석열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마치고, 13일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첫날 일정에 참석한다. 15일 늦게 귀국길에 오른다.

8개 현업언론단체들은 10일에 이어 11일에도 공동성명을 통해 “MBC취재진을 배제한 순방을 강행”한 윤석열 정권에 맞서 “언론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책임져야 할 자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순방 취재진 모두가 순방 기간 중 지속적인 항의 행동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MBC를 포함한 취재진 누구도 취재할 권리, 보도할 권리, 언론 자유가 침해받거나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함께 지키고 실천할 때만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신문·방송협회도 성명 발표

일선 언론인뿐만 아니라 53개 일간지와 통신사 발행인 모임인 “한국신문협회”, [KBS] 등 지상파 3사와 [EBS], [OBS] [CBS], [BBS], [TBS] 등 방송사들의 모임인 “한국방송협회”도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신문협회는 11일 성명을 통해 “대통령 해외순방 취재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이 마땅히 수행해야 할 책무”이고 “취재진이 전용기에 탑승하는 이유도 국가의 안위나 국익과 관련된 현안을 국민께 충실히 전달하려는 데 있다”며, “이를 막는 것은 궁극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언론에 대한 규제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취재 보도 활동을 위축시켜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 자유를 침해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언론사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 ‘불허’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 원칙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한국신문협회는 이번 취재 제한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대통령실에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방송협회도 “헌법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대통령실의 조치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법정에서 다룰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이 특정 언론사의 보도를 평가하고, 이를 근거로 취재에 제약을 주는 조치를 한 것은 우리의 헌법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는 이유를 들었다.

[블룸버그통신],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도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BBC] 전 서울지국장인 로라 비커 기자는 10일 트윗을 통해 “윤 대통령은 ‘글로벌 중추 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당선됐다 (...) 그런데 해외순방에 그가 싫어하는 방송인을 배제하는 것이 그가 그려내고 싶은 글로벌 이미지인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11일 프놈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아세안을 비롯한 주요국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면서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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