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일본 도쿄에서 13,14일 한일, 한미일, 한미 대북정책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사진은 지난 6월 2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만난 한미일 수석대표 모습. 왼쪽부터 성김(Sung Kim)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국장.[자료사진 - 통일뉴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일본 도쿄에서 13,14일 한일, 한미일, 한미 대북정책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사진은 지난 6월 2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만난 한미일 수석대표 모습. 왼쪽부터 성김(Sung Kim)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국장.[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미 양국은 ‘대북 인도적 협력 사업’과 ‘북한과의 신뢰구축 조치’ 등을 협의했지만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3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일 대북정책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14일 오전 성 김(Sung Kim)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가세해 한미일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한 뒤, 곧바로 한미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아울러 14일 모리 다케오(森 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도 만났다.

외교부는 14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일 3국은 금번 양·다자 협의 시 최근 한반도 상황을 감안, 안정적 상황 관리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을 위한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였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대화와 외교가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였다”고 전했다.

‘최근 한반도 상황’으로는 북한의 영변 핵단지 5MW 원자로 재가동 움직임과 공화국 창건 기념일 이른바 ‘9.9절’ 민간 무력시위, 11,12일 새로 개발한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는 한미일 수석대표들의 회동 직전에 이루어졌다.

외교부는 “한미는 양국 공동의 대북 인도적 협력 사업 및 북한과의 신뢰구축 조치 등 북한을 관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구체 협의를 가졌다”고 전했지만 구체적 조치나 방안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성 김 특별대표는 도쿄 국제호텔에서 열린 한미 수석대표 협의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비핵화 진전과 무관하게 인도주의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북한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은 가장 취약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접근성과 모니터링 관련 국제 기준을 충족한다면 인도적 지원 제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노규덕 본부장도 “한미 공동의 대북 인도적 협력 사업과 관련해 한미는 최근 일련의 협의를 통해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바 있다”며 “한미는 북한이 호응한다면 즉시 북한과 협력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갖추어 놓는다는 방침”이라고 확인했다.

아울러 “(미국은) 남북 간 인도적 협력 프로젝트를 지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과) 의미있는 신뢰구축 조처 모색에도 열려 있다”고도 말했다.

한미 수석대표들은 지난달 23일과 30일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을 모색했고, “보건 및 감염병 방역, 식수 및 위생 등 가능한 분야”와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 간에도 민간단체들을 통한 식량지원이나 물물교환 방식의 교역 등 다양한 방식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측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해 북한의 국경봉쇄 식 코로나 방역조치도 넘어야 할 높은 문턱이다.

따라서 노 본부장이 언급한 남북 간의 ‘의미있는 신뢰구축 조처’에 눈길이 쏠리는 분위기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8월에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진행했고, 북한은 7.27 계기에 복원했던 남북 통신선마저 다시 닫은 상태다.

노 본부장은 “최근의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외교가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순항미사일 시험발사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등 상황악화로 이어지지 않고 대화 프로세스가 가동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읽힌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한미일 3국은 북한과의 조속한 대화 재개를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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