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북한과의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여러 조처에 대해, 우리는 매우 전향적이고 창의적이며 유연하고 열린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23일 밤 [KBS]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 간 친서 교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일정한 전제를 달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오가던 친서 채널을 복구할 수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

지난 16일 시작해 26일 끝나는 후반기 한미연합지휘소훈련에 대해서는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있는 우리의 친구들에게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의도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주한미군 철거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미국의 의지에는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라며 “그것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도발하면 “한국 등 국가들과 협력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5~16일 동해상에 항행경보구역을 설정하는 등 한미연합훈련에 맞선 ‘무력시위’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입성하고 가니 대통령이 외국으로 도피한 시점이다.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에 따른 카불 공항의 난민 사태가 1975년 ‘사이공 탈출’을 연상시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폭락한 가운데, 미국이 뒤늦게 한반도 상황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KBS]에 따르면, 성김 특별대표는 북한 측에 대화 재개를 거듭 촉구했다. ‘북측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단계적 제재 완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북한에 중요한 사안들을 포함한 모든 범위의 문제들과 관심사들을 다룰 용의가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확인했다. “우리는 먼저 마주앉아 앞으로 갈 길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면서 “저는 언제, 어디서나 전제조건 없이 북한 측 대표와 만날 뜻이 있음을 분명히 해왔다”는 것.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태차관과의 협의가 북핵 관련 다자협의를 고려한 것인가’는 의문에 대해, 성김 특별대표는 “현재로서는 북미 양자 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 현재로서는 다자회담을 재개할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성김 특별대표는 24일자 [한겨레신문] 기고를 통해 “남북 인도주의 협력 구상”에 지지를 보내는 한편 “6.25 전쟁 와중에 실종된 미군의 유해발굴을 위한 협력재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신뢰구축을 향한 실질적 방안 모색에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은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여 각자의 의도와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고 어떤 진전을 이룩할 수 있을지 모색할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진정성과 창의성을 보인다면 분명 기회가 열리리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목표를 위해 북한이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려주기를 희망하며, 개인적으로도 내 북측 카운터파트를 회담장에서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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