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공단 전경. 10일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발표 1년을 맞았다. [자료사진-통일뉴스]

10일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발표 1년을 맞았다.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과 2월 장거리 로켓 발사 등에 대한 대북조치였던 것. 여기에 북측 근로자 임금의 70%가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됐다는 추정근거가 작용했다.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전면중단 1년동안 약 1억 달러가 북한에 유입되지 않은 것으로 핵.미사일 개발에 차질을 빚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통일부는 이번에도 구체적 근거없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70% 임금 전용설'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개성공단을 통해서 들어가는 순현금, 1억 달러의 비중은 만만치 않다"며 "그것으로 인해서 북한의 핵개발이나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는 우리가 충분히 추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기타 국제제재로 인해서 여러 가지 사업이 차질을 빚는 등 경제적으로는 딱 집어서 얘기할 수 없지만 그런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현금을 차단함으로써 그들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업 중에서 차질을 빚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대북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그리고 20여 차례의 미사일을 발사해 대북제재 조치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정부의 개성공단 임금 70%가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되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임금의 70%가 핵.미사일 개발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거짓이다.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전용되었다는 자료를 갖고 있었으면 당연히 유엔 제재이행보고서(2094호 신고의무)에 그것을 명시하고 즉각 개성공단을 중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기섭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9일 "실체적인 경험으로 확신한다. 개성공단 문닫기 직전 1인당 북측 근로자 임금은 2백불이 될까말까했다"며 "북한 당국이 4인 가족 기준으로 쌀 등 생필품을 사다가 공급해줬다. 실제로 몇 프로가 전용여지가 있는지 몰라도 70% 전용은 물가를 감안해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즉, 개성공단 임금 중 30%는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공공서비스를 위한 사회문화시책비로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공제한다. 나머지 70%는 현금과 현물로 나뉘는데, 북한 근로자는 현물임금을 선호했다. 그래서 기업이 지급한 돈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을 통해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을 거쳐 무역업체를 통해 현물을 조달받아 전용상점에 물건으로 조달된다. 그리고 이를 북한 근로자들이 '물표'로 사는 것.

게다가 임금 70%는 연간 1억 달러로, 북한이 중국과의 광물거래로 버는 금액이나 북한의 연간 대외무역 70~80억 수준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핵.미사일 개발 전용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중론.

▲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의 일하는 모습. 정부는 이들에 대한 임금 70%가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됐다는 주장을 여전히 굽히지 않고 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부는 여전히 핵.미사일 개발 전용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심지어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 당시, 통일부가 개성공단 임금 지급액의 70% 남짓이 순수하게 북측 근로자들에게 돌아간다던 공식발표를 180도 바꾼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70% 전용'의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통일부는 개성공단 전면중단이라는 선제적 대북제재 조치로 유엔 안보리 2270호, 2321호를 이끌어내는 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한다. 그리고 미국, 일본, EU 등 각 국가들의 독자제재를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부한다.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개성공단 재개논의가 제기되고 있지만, 통일부는 이란과 같은 수준의 강한 대북제재를 원하는 눈치다. 그래야 개성공단 전면중단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준희 대변인은 "이란 같은 경우도 오히려 북한보다도 훨씬 더, 거의 전면봉쇄에 이르는 시간이 2년이 있었다. 2년이나 지났다. 그래서 다시 이란이 국제사회와의 타협을 통해서 지금 또 가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 제재한 것이 1년이다. 그리고 그 강도로 볼 때는 이란보다도 저희가 볼 때는 훨씬 더 강하다고 볼 수가 없다.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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