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28일, 이란과 달리 북한은 명실공히 핵보유국이라며 "일방적인 핵포기 대화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21일자 외무성 대변인 대답에 나타난 북한의 공식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날 베이징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 대사는 베이징(北京) 북한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핵위협과 적대시 정책으로부터 나라의 생존권,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것으로 (핵은) 협상의 흥정물이 아니"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화가 열리지 못하는 기본 원인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있다"고 공을 넘겼다. "우리는 대화재개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미국은 대화가 못 열리는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책임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항일전승절(9.3)에 초청받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할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통보해 줄만한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앞서, 27일 시드니 사일러 미 국무부 6자회담 특사는 서울에서 한.미 6자회담 차석대표 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미-남북대화를 거부하는 당사자는 북한이라고 말했다. 이란처럼 북한도 협상 의지를 보이면 미국도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공을 넘겼다.

한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28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할 것인지 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실현할 협상에 나올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관건적 시기"라며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내) 5자는 북한이 이란의 예를 따라 협상의 길을 택할 것을 강력히 원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압박 차원뿐 아니라,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 노력도 지속해나가고자 하는 것"이라며, 말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중국방문 시에도 이란핵 타결을 북핵 대화 재개를 위한 긍정적 모멘텀으로 활용하자는 시각이 많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8월초 말레이시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9월 중국 '항일전승절' 등 계기에 관련국들과 함께 비핵화 대화에 나올 것을 설득하되 북한이 이를 거부하면 "국제사회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잘못 선택할수록, 치를 외교.경제적 비용이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대화가 열리지 못하는 기본 원인은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이라는 지재룡 북한대사 발언에 대해 "순 엉터리"라고 일축했다. '최근 스웨덴의 한 연구소가 남북이 만나는 세미나를 제안했고 한국은 적극 호응했으나 북한이 거부해 무산됐다'는 사례를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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