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앞에서 '남북경협기업 긴급지원 및 조속한 피해보상법 통과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개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유동호)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사옥앞에서 '남북경협기업 긴급 지원 및 조속한 피해보상법 통과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과 '대통령에 보내는 남북경협인 메시지 전달식'을 개최했다

개성공단 외에 남북교역, 임가공, 현지 투자기업, 금강산관광 기업 등 1천100여개의 기업과 기업인들로 구성된 남북경협비대위는 이날 40여명의 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금강산관광 중단 및 5.24 대북제재 조치로 인해 발생한 남북경협 기업인들의 생존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관련 피해보상법의 제정을 촉구했다.

또 남북경협 중단과 같이 민족 공동의 이익을 훼손하는 일체의 정책 결정을 중단하고 정경분리를 내외에 천명할 것과 금강산관광 및 남북경협을 즉시 재개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날 100만인 서명운동과 메시지 전달식에는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스님과 조성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공동의장,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이 격려차 방문해 힘을 보탰다.

▲ 유동호 위원장은 향후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유동호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치하에서 오늘로 다섯번째 집회를 개최하는데, 이토록 무능한 정부에 더이상 기대할 것은 없다는 걸 깨달았다"며 "앞으로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걸어가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남과 북의 장벽을 허물어가면서 북측 인사들을 만나는 경협 현장에 있어야 할 우리가 광화문 광장 한 귀퉁이에 간이무대를 만들고 어색하게 있어야 하는 현실이 암담하다"며, "2003년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집무실에서 투신하면서 '나는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줄 알았다'며 비분강개해서 몸을 던진 심경을 이해할 수 있다"고 비장하게 말을 이었다.

남북경협비대위는 남북경협이 축소.중단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북한이 입은 손실은 1조8천16억원으로 남한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같은 기간의 남북교역 감소액도 북중 교역증가로 대부분 보전된 셈이어서 북한을 겨냥한 남북경협 중단 조치로 인해 남측 중소기업만 초토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부분 서민물가와 직결되는 북한 농수산물 수입이 끊기면서 시장물가와 식당 밥값이 올라 피해는 국민이 당한 셈이 됐다고 남북경협비대위는 밝혔다.

남북경협비대위는 남북경협의 중단으로 수만명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거리에 나 앉는 처지가 됐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남북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실험이라는 의미를 갖는 남북경협은 결코 중단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달식에서는 지난 2008년 평양 개선문앞에 100평 규모의 치킨 매장을 내고 운영하던 최원호 '맛대로촌닭'대표와 북한산 조개를 반입하다 남북경협 중단 이후 현재 호구지책으로 보험영업을 하고 있다는 황청원 대표, 그리고 임가공업체인 (주)스칼레아 대표인 동방영만 남북임가공협회 회장이 나와 각각 평양내륙기업, 교역업체, 임가공업체를 대표해 사례 발표를 했다.

▲ 최원호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원호 대표는 "남북 양측 정부는 그 조그만 치킨집 하나를 지켜주지 못했다. 그러면서 입으로는 통일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하고 "오늘 이렇게 외로운 상황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 자리에 통일부 관계자나 담당자가 한 사람이라도 나왔느냐. 통일부가 할 수 없다면 우리 민간에 맡겨달라"고 절규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 평양에 닭집 50개를 더 내겠다고 포부를 밝히면서 "함께 맛있는 서울치킨, 평양치킨을 나눠 먹을 때 통일의 물꼬도 열린다고 확신한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황청원 대표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교역 길이 막혔기 때문에 억울했고, 또 일이 이 지경이 됐을 때 우리 정부에서는 생계대책 정도는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었는데, 나몰라라하고 있어서 화가 치밀어 들고 일어났다"고 말하고 "생계대책은 세워 주는 것, 이게 대통령의 도리 아니냐"고 되물었다.

▲ 황청원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황 대표는 남북경협이 중단되면서 조개를 반입했던 자신 뿐만 아니라 "서울 도심에도 조개구이집이 많이 생길만큼 성황을 이룰 때 권리금 내고 인테리어 해서 가게 차렸던 분들이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눈에 띄지 않는 피해사례로 소개했다.

동방영만 회장은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서 평양에 원부자재와 설비를 들여 놓았던 평양내륙기업인들이 2010년 5월 24일 이후 3년이 넘도록 피눈물을 흘리면서 살아오고 있다"고 전하고 "통일부의 대출지원이라는 것도 신용있고 담보있는 기업들에게나 도움이 되지 조건을 맞출 수 없는 영세기업들은 받지도 못하고 있다"고 정부 대책이 미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동방 회장은 "비대위를 만들어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경협인들에게 정부는 '참가하지 말라'며 분쇄 작전을 펴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 도법스님은 참가자들의 마음 안정과 건강을 기원하며 격려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에 앞서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스님은 격려사에서 "남북의 벽을 허물고 얼어붙은 남북의 문제를 녹여내고 남북의 새로운 물꼬를 틀 수 있는 이미 만들어진 마당인 이산가족 상봉문제, 금강산관광 재개문제, 남북경협 활성화문제 등은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풀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며 "남북이 한식구로 함께 살아야 한다는 민족의 지상명령, 여야, 진보.보수가 함께 살아야 한다는 국민들의 지상명령을 무겁게 받아안고 3.1독립 정신에 깃들어있는 지혜로움을 가슴깊이 새겨서 경협인들의 마음과 바램이 곧 국민과 민족의 그것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마음을 내고 결단내리기를 청하고 촉구해 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법스님은 "최근에야 경협인들의 사정을 들어 알게 됐는데, "내용을 알고 보니 경협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참 기가막히더라"며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스스로 마음의 안정을 잘 유지하고 건강을 살피면서 용기를 잃지 말라"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 '적어도 남북경협 기업인들에게 대한민국은 나라가 아니다' 조성우 민화협 공동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어서 조성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공동의장은 "대단히 안녕하지 못한 여러분들에게 그저 의례적으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드리게 돼서 면목이 없다"며 미안함을 표하고 "적어도 남북경협 기업인들에게 대한민국은 나라가 아니다. 어떻게 그렇게 긴 시간 동안 방치하고 정말 턱도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참가자들을 위로했다.

조성우 공동의장은 "남북경협 비대위원들이 참으로 어려운 싸움을 시작했다. 첩첩산중이고 만만치 않다"며 "게을러서도 안되겠지만 여유를 갖고 내 갈길을 간다는 단호한 모습으로 국민들을 향해서 남북경협 기업인들이 처한 처지와 무엇을 어떻게 하려고 한다, 뭐가 급하다, 이런 이야기를 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기원을 담아 국민과 대통령에게 3배를 올리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참가자들은 청와대와 광화문 광장을 향해 대통령과 국민에게 자신들의 청을 들어달라는 의미로 3배를 올리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1시간에 걸친 서명운동과 메시지 전달식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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