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새벽(한국시각) 뉴욕에 도착한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간 회동 전망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시라큐스대 맥스웰스쿨과 독일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 등이 공동주최하는 '동북아에서의 평화와 안보' 제하의 세미나 참석차 이날 중국국제항공(CA)편으로 JFK공항에 도착한 리 부상은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날 계획이 있는가'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다"고 딱 잘랐다.

반면, '6자회담이 곧 재개될 것으로 보는가'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리 부상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단답형으로 끊어 답한 뒤 숙소이자 세미나 장소이기도 한 맨해턴 소재 밀레니엄플라자호텔로 향했다. 최선희 미국국 부국장을 비롯한 북 외무성 직원들, 영접 나온 한성렬 유엔주재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동행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리 부상이) 그렇게 얘기했으니 현실은 수용해야겠지만 현장에 가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남북 수석대표 회동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았다.

시라큐스대 등이 주최하는 국제학술세미나는 7일(현지시각) 만찬을 시작으로 9일까지 계속된다.

미국측에서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 맥스웰스쿨의 학장인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과 제임스 레이니,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 프랭크 자누지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정책국장, 한반도전문가인 고든 플레이크, 리언 시걸, 조엘 위트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북한측에서는 리용호 부상과 최선희 부국장, 한성렬 주유엔차석대사 등이, 한국측에서는 임성남 본부장과 조현동 단장, 그리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문정인 연세대 교수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측에서는 양시위 국제관계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등이, 일본측에서는 미네 요시키 전 일.북국교정상화교섭담당대사 등이, 러시아에서는 알렉산더 보론초프 사회과학원 동방학연구소 한국몽골학과 교수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밖에 독일과 유럽연합(EU), 유엔, 몽골측 관계자들도 참여한다.

임성남 본부장 등은 7일 오전 10시(한국시각)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뉴욕으로 향할 예정이다.

전날 한혜진 외교부 부대변인은 시라큐스대 세미나 첫 세션에 남북 수석대표들이 참여한다며 "같은 장소에, 같은 시간에 양측의 대표가 자리를 함께 하는 것이니만큼 공식적인 회담은 아니더라도 만남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6일 각각 안명훈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과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이끄는 북.미 영양지원 협의 대표단이 베이징에 도착했다. 양측은 7일 오전과 오후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과 미국대사관을 오가며 영양지원의 방식과 모니터링 절차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로버트 킹 특사는 6일 "필요할 경우 8일에도 만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에서 식량문제와 북한 정세 등을 담당하고 있는 김수권 평화외교기획단장이 7일 오전 이틀 일정으로 베이징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된 목적은 중국측과의 탈북자 문제 협의이나 이 기간 중 로버트 킹 특사도 만날 예정이다.

(2보,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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