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한미FTA 협상은 이미 나라와 나라 사이의 정상적인 통상협상이 아니라 미국의 요구대로 한국측이 무작정 퍼주기하는 비참한 굴욕 협상의 단계로 접어 들었다."
막바지에 다다른 한미FTA 협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 외교통상부 정문 앞에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공동대표 오종렬)' 가 '한미FTA 앞장서는 외통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7차협상 직전에 열린 '쇠고기 기술협의'를 시작으로 한미FTA는 받는 것 없이 미국에 주기만 하는 협상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쇠고기 기술협의에서 한국정부가 보여준 태도, 즉 '뼛조각이 발견된 상자만 반송하겠다'는 제안도, 본말이 전도된 굴욕적인 양보"라며 "그럼에도 이태식 주미대사는 여기서 더 나아가 '뼛조각 수' 운운하며 노골적으로 미국을 비호하며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7차 협상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가없는 퍼주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의약품, 자동차 분야에서 오랜 쟁점이 되었던 내용, 즉 엄청난 우리 국민의 부담을 증대시킬 내용을 빈껍데기에 불과한 무역구제에서의 사소한 이익과 '빅딜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사기 딜'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더욱 위험한 것은 그 외의 여타 쟁점, 가령 '금융개방, 지적재산권분야(특허권 연장 등), 농업개방, 방송개방, 투자자-정부 제소제도' 등의 분야에서는 미국의 요구수준에 맞추어 '묻지마 타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도 이같은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를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외교통상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7차협상이 진행되는 이 시점에서 한미FTA는, 대통령의 말을 빌리면, 한마디로 막가는 것"이라며 "퍼주는 것도 모자라 국민생존권과 나라 전체를 떠넘기면서도 엎드려 빌고, 바지가랑이 잡고 통사정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8차 협상이 끝나고 한미 양국 대통령이 전화통화로 협상을 매듭지을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세계 에서 FTA를 잠깐 전화통화로 마무리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쏘아부쳤다.
범민련 남측본부 이규재 의장은 "이런 상태로 한미FTA가 진행돼, 경제에서 문화까지 미국에게 다주고 나면 이 정권은 온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경고해 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범국본은 오전 9시 30분경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서 각각 대표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범국본은 이날 낮 12시 종로 보신각 앞에서 결의대회, 7시 범종교인 기도회 등으로 한미FTA 7차협상에 대한 대응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