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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평택주민-정부 대화에 대한 몇가지 오해
정명진 기자  |  mjjung@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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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1.04  13: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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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미군기지확장사업을 두고 해당주민과 정부가 6개월 여만에 공식대화를 재개하고 '협상과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원칙에 합의했다.

그리고 벌써부터 대부분의 언론은 '주민이주가 합의됐다', '평택미군기지싸움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오해가 있다.

오해의 발단은 대화 첫날인 2일, 양측이 합의한 "향후 논의 의제는 주민이주와 생계지원 등 주민요구사항과 정부지원에 관한 사항으로 한다"는 합의문 내용이다.

이 내용을 두고, 국무조정실 주한미군이전대책기획단 관계자가 논의 의제는 '주민이주와 생계지원'으로 한정하기로 했다고 발언했고, 언론은 주민들이 이주 원칙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실제 주민측은 정부측이 제안한 '주민이주와 생계지원'을 받아 들이되, 지금까지 주장해 왔던 '철조망 철거', '평택미군기지확장 사업 재협상' 요구를 철회하지 않았다.

사실확인을 위해 첫날 공개된 대화내용을 직접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김춘석 주한미군이전대책기획단 부단장 : 재협상 이런 것을 말하면서 정부가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재협상을) 논의에 집어 넣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논의의제가 아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금년 3.4월 이전에 (주민들이) 떠나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김지태 팽성주민대책위 위원장 : 언제까지 뭐 해야 한다는 것은 자기 말대로 꼭 이뤄야 겠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의견을 묵살 시키는 것 밖에 없다. 그 윗선에서는 변경 계획을 가지고 있으면서 주민들에게 그런 이야기 하지말라는 것은 주민들 이야기는 들을 필요도 없고, 단지 '우리가 당신들이 불쌍하니까 집행시기를 미루고 있을 뿐이다. 말 잘들으면 며칠 미뤄주겠다.' 이런 발상은 안된다.

김춘석 : 협상의제를 주민 생계지원, 이주 관련 이런 것에 한정하면 어떤지?

김지태 : 그 의제를 받아들이겠는데, 대신에 철조망을 철거하라, 재협상을 하라는 것에 대해 어느 분들을 소개해 줄 수 있느냐. 저희한테 그 분들을 만나게 해줘야 한다. 여기 있는 세 분(정부측 대표자)들에게는 다시는 '재'자라는 소리도 안꺼낼 테니까. 그런 일을 하는 분이 있지 않느냐 만나게 해달라.

김춘석 : 그것은 외교부라든가 국방부가 미군과 같이 하고 있다. 대추리 주민이 한다고 해서 재협상 할 것을 안하고 안할 것을 안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 차원에서 외교부나 국방부 그런 부서와 미군이 (협상)하고 있다.

김지태 : 자기들끼리 계획 못 세우게 (우리가)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김춘석 : 그러면 계속 이 대화가 늦어진다.

김지태 : 여기 세분들에게는 다시는 이야기 안 한다는 것이다.

강수명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단장 직무대리 : 그 의제를 하나로 받아서 이야기 하자.

김지태 : 그 쪽 채널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것 없이 이 쪽만 가지고 갈 수 없다.

(동영상촬영-들소리 방송국, 녹취록정리-통일뉴스)

위의 대화 내용을 요약해보면, 주민측은 '이주 및 생계지원'을 논의의제로 하자는 정부측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재협상 주장은 굽히지 않았다. 재협상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고, 정부측은 "그 의제를 하나로 받아서 이야기 하자"고 답했다.

즉, 주민측은 기존의 '재협상' 요구를 유지하면서, '이주 및 생계지원' 논의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이지,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이주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이 아니다.

병보석으로 나온 김 위원장은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라며 병원치료를 이유로 대화테이블에서 빠져나왔고, 결국 그가 빠진 상태에서 1시간 여동안 비공개 회의를 거쳐 합의문이 발표됐다.

합의문에서 '주민이주와 생계지원'라는 정부의 의도가 대부분 관철됐지만, 주민측이 요구한 것은 그 문구 뒤에 '등, 주민요구사항'으로 정리됐다.

이를 두고 '주민 이주 합의'를 기정사실화 할 수 없는 것이다. 정부측이 '재협상 관련 논의의 장을 마련해 달라'는 주민의 요구에 대해 논의하지 않을 경우, 대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둘째날 대화가 열린 3일에도 대부분 언론은 또 '오보'를 날렸다. 향후 대화를 '중간발표 없이 비공개하기로 했다'는 보도다.

2차 대화까지 결정된 내용은 '2차 대화는 비공개를 하되, 그 이후 대화에 대해서는 주민대책위 협의 이후에 재논의하자'는 것이며, 주민대책위 회의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이날 대화에서 김 위원장은 "없는 이야기까지 발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보도를 아예 안하면 모를까, 보도하는 한 있는 그대로 하는 게 낫다고 해서 (주민대책위)에서 공개원칙을 정했다"며 "오늘은 비공개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주민대책위)임원들 이야기를 들어봐서 계속 공개하자고 하면 다시 말씀드리겠다. 지금 꼭 비공개 답변은 못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 나와보지도 않은 일부 언론들이 이후 대화를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고, 정부는 여기에다 주민 이주지원내용을 언론에 은근히 흘렸다.

대부분의 언론이 놓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이 또 하나 있다. 남아있는 대추리.도두리 주민들이 모두 이주하면 '평택미군기지반대 싸움'이 완전히 끝날 것이라는 오해다.

주민들이 이주한다고 해서 '평택미군기지확장으로 인한 한반도 전쟁위험 고조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의 위험성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또한 미군기지를 확장하기 위해 마을과 들판에 군대를 투입하고, 주민들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마을의 집을 부수는 등 어마어마한 공권력으로 주민들의 저항을 비민주적으로 짓밟아온 정부의 행위에 대해 아직까지 어떠한 반성도 없다.

이같은 문제는 주민들이 이주협의를 하든, 이주결정을 하든,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은 주민들이 이주만 하면 '평택싸움'이 끝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정부와의 대화에서 주민들은 약자일 수 밖에 없다. 주민들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친 공권력의 강제집행에 밀려 지쳐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정부측은 이번 대화를 이달 중순쯤 마무리하자고 압박하고 있다. 평택미군기지와 관련된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주민들 손에만 맡겨둘 것인가.

정부와 주민이 대화에 나섰다면 언론은 정부의 말만 대변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편에서 이같은 문제를 제기를 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저널리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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