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전 10시 주민과 정부측 대화가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팽성주민대책위' 김택균 사무국장이 주한미군이전대책기획단 김춘석 부단장에게 '언론보도' 내용을 두고 따져 묻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평택미군기지확장 관련 정부와 해당 주민과의 대화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2일 합의문에서 '향후 논의 의제는 주민이주와 생계지원 등 주민요구사항과 정부지원에 관한 사항으로 한다'고 정한 바 있지만, 주민 측은 여전히 '평택미군기지 확장사업 재협상' 주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첫날 대화에서 주민 측은 초반에 '재협상'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합의문 작성 과정에서 정부 측은 '주민이주와 생계지원'으로 논의 의제를 한정하자고 했지만, 합의문은 수차례 수정 끝에 '등', '주민요구사항'이라는 문구를 넣은 채 발표됐다.

주민들이 '주민이주와 생계지원'과 '재협상'이라는 양쪽 모두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번 대화에 임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3일 오전 10시 평택시청 신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이틀째 대화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언론에 공개된 시간 동안 주민 측은 초반부터 전날(2일) 대화에 대한 언론보도를 두고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일부 신문이 주한미군대책기획단 관계자 말을 인용해 '주민들이 평택기지 이전원칙에 사실상 동의한 것'으로 보도했기 때문이다.

'팽성주민대책위' 김지태 위원장은 "그간 계속해서 앞서가는 보도가 많이 있었다"며 "합의된 것은 없는 데도 불구하고, 전격 합의 이런 식으로 나오다 보니까 대화에 나오는 사람이 주민들한테 할 말이 없어진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팽성주민대책위' 김택균 사무국장도 "어제 합의문만 내보기로 했었는데, 각 언론사는 다들 틀리게 나왔다"며 "비공개로 하자고 그러면 뭐하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이전대책기획단 김춘석 부단장은 "어제 언론에 이야기 한 것은 강제집행을 안 한다는 것 뿐"이라며 "큰 문제가 몇 개 남아 있는데, 지금 앞에 몇개 타결됐다고 언론에 이야기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측은 양측의 협의 하에 중간발표를 하고 이후 대화는 비공개로 진행하자고 제안했지만, 주민측은 전날 주민대책위 회의에서 공개로 진행하자고 결정했다고 전하면서, 이날 대화만 비공개로 하자는 제안만 수용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비공개할 지 공개할 지는 임원들과 이야기 해보고 말씀드리겠다"며 "지금 꼭 비공개 할 것이라는 답변은 못 드리겠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대화는 비공개로 낮 12시 30분까지 진행됐으며, 소회의실을 빠져나오는 주민들의 표정은 전날에 비해 다소 밝아 보였다.

양측 대표는 대화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으나, 다음 대화 일정 등 이날 논의 내용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고 평택시청을 빠져나갔다.

정부 측은 빠른 시일 내에 주민이주에 대한 합의를 끝내기를 바라고 있지만, 대화는 이제 시작됐다.

▲정부 측은 빠른 시일 내에 합의를 바라고 있으나 주민측이 '미군기지 확장사헙 재협상'을 포기하고 있지 않아 대화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김춘석 부단장도 이날 대화에서 "주민대표의 요구사항을 취합해서 의제를 리스트업해서 의제로 삼을 것은 삼고, 정부 측에서 합의하기 쉬운 것 부터 하나 하나 해 나가서 제일 어려운 과제는 뒤로 미뤄서 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후 대화에서 주민 측이 '평택미군기지사업 재협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나섰을 때, 정부가 이에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관심이 주목된다.

이날 대화에는 전날과 동일하게, '팽성주민대책위' 김지태 위원장, 김택균 사무국장, 심영섭 전 대추리 이장이, 정부측에서 국무조정실 주한미군이전대책기획단 김춘석 부단장, 국방부 주한미군이전사업단장 강수명 직무대행(소장),평택시 최완규 국제교류사업단장이 참석했다.

대화에 앞서 국무조정실 유종상 기획차관이 참석해, "이번 대화에 어려운 결정을 해서 주민들에 대해 고맙고 한편으로 미안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걱정도 되고, 신년초에 인사할 겸 들렀다"며 진지한 대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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