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폭스턴(Folkston) 이민세관당국 구금시설에 구금되어 있던 우리 국민 316명이 11일 새벽 2시 18분(한국시간 오후 3시 18분) 귀국 전세기에 탑승하기 위해 우리 기업이 마련한 버스 편으로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출발했다.

외교부는 1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국민 316명이 해당 시설에서 출발하여 현재 하츠필드-잭슨(Hartsfield-Jackson)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이동 중이며, 전세기(KE2901편)은 11일 정오(12시, 한국시간 12일 01시)에 이륙해 15시간을 비행, 인천국제공항에 한국시간 12일 오후 4시께 도착한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 당국의 단속으로 구금되어 있던 우리 국민은 총 317명이며, ‘자진 출국’(voluntary departure)에 동의하지 않은 1명을 제외한 전원이 귀국하는 셈이다. 또한 우리 기업 소속 외국 직원 14명도 전세기에 동승한다. 외국인은 일본인 3명, 중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1명이다.

‘자진 출국’에 동의하지 않은 1명은 가족이 미국 영주권자로 구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되며,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로 재판에 응할 가능성도 열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겠다고 확인했다.

외교부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는 외교부를 중심으로 원팀이 되어 관련 기업들과도 긴밀히 협업하면서 총력 대응하였다”며 “조현 외교부 장관은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에서 이번 사태 해결 방향과 내용을 매듭지었으며, 향후 한미 당국간 비자 관련 협조에도 중요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자평했다.

또한 정부는 우리 국민의 신속하고 안전한 귀국을 위한 현장 지휘 차원에서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을 9일 현지에 급파하여 정기홍 재외국민보호 및 영사 정부대표가 이끄는 외교부 신속대응팀을 보강했다고 덧붙였다. 박윤주 1차관은 전세기 편에 동승해 도착하면 도어스태핑을 가질 예정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한 시간여 후에 따로 도착해 도어스태핑을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11일 오후 이번 ‘자진 출국’이 ‘기록에 남지 않고 미국 재입국 시 불이익이 없느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당초 10일 귀국 예정이었던 일정이 하루 늦춰진 ‘미국측 사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금된 한국 국민이 모두 숙련된 인력이니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서 계속 일하면서 미국의 인력을 교육·훈련 시키는 방안과, 아니면 귀국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알기 위해 귀국 절차를 일단 중단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측이 요청한 대로 수갑 등의 신체적 속박 없이 구금 시설에서 공항으로 호송할 것을 지시했다. 이같은 내용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10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확인한 것.

앞서, 미국의 이민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은 지난 4일 새벽(현지 시간)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475명을 체포, 구금했고, 그중 한국인이 317명 포함됐다.

결국 체포, 구금 7일 만에 ‘자진 출국’ 형식으로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미국 측은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았고, 미국의 비자 정책에 대한 숙제가 남겨졌다. 한미 외교장관은 유사 사례 재발방지를 위해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 논의를 위한 ‘한미 외교-국무부 워킹그룹’의 신설을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