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연지 / 민주노총 중앙통일선봉대 5중대원(보건의료노조 조직부장)
민주노총 26기 중앙통일선봉대가 13일 오전 9시,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노조법 23조 개정을 거부하는 국민의힘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낮 12시,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적극적인 연대투쟁으로 화답하였다.
민주노총 26기 중앙통일선봉대 5일 차다. 기상 시간은 오전 6시인데, 오늘은 5시 50분부터 눈이 떠졌다. 참 신기한 일이다. 평소에는 알람을 5개 이상 맞춰 놓고도 겨우 눈을 뜨는데, 통선대에 오니 아무리 늦게 잠들어도 가뿐히 일어나게 된다.
사람을 스스로 변화시키는 마법 같은 통선대! 이런 매력 때문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가하게 되었다. 전체 일정을 모두 참여하니 비로소 노동자 통일선봉대의 참맛을 느끼게 된다.
8월 통일선봉대를 다녀오면 노동조합 활동을 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 확신한다. 뜨겁게 투쟁하고 싶은 간부와 조합원들에게 노동자 통일선봉대를 추천한다.
아침 체조를 마친 뒤 버스를 타러 가는 동안 온몸이 흠뻑 젖을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26기 중통대는 첫 일정으로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향했다.
윤석열에 이어 김건희까지 구속됐다는 소식을 안고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으로 힘차게 행진했다. 노래 가사처럼 쏟아지는 빗줄기에 머리를 감아도, 통일선봉대는 흐트러짐 없이 구호를 외치며 투쟁했다.
26기 중통대 유인철 6중대장(금속노조 경기지부 부지부장)은 14일 “노조법 개정안은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라며 “불합리하게 남용돼 온 법적 제도를 바로잡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극단으로 치닫는 노사 갈등을 대화와 협상으로 이끌 기회를 주는 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대장은 “8월 국회에서는 반드시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26기 중통대와 민주노총 조합원 모두 개정안이 통과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자”라면서 결연한 투쟁의지를 표시했다.
서비스연맹 특성화고노조 위원장 신수연 중대원도 “‘손해배상 때리기’로 노동자를 탄압해 온 기업이 문제”라며 “일하는 누구나 노동자로 인정받고 노조를 할 수 있는 세상, 권리가 당연하게 보장되는 세상을 위해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해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경총 등 경영계는 강하게 반발했으며, 국민의힘은 본회의 통과를 막기 위해 무제한 필리버스터로 맞섰다.
이로 인해 개정안 처리는 7월 국회에서 무산되고 8월 임시국회로 넘어갔다.
지난 겨울 내란 수괴 윤석열 퇴진 집회에 이어, 내란 세력 완전 청산까지 통일선봉대가 앞장서 싸울 것을 결의했다.
한강에서 중대별 시간을 보낸 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시위에 참가했다. 제1713차 수요 시위는 중통대를 비롯해 대학생 통일선봉대와 시민 등 약 7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많은 언론사와 각 정당의 국회의원들도 함께했다. 일본 정부의 만행을 고발하며 발언한 일본인 학생을 보며, 일본에도 양심 있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이 참 다행스럽다고 느꼈다.
박은영 민주노총 26기 중앙통일선봉대 4중대장은 규탄발언을 통하여 “지금까지는 이 비극적인 역사가 저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란 상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지만, 이제 전쟁이 나면 앞으로 나를 포함한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저 치욕의 역사가 되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를 전장으로 전쟁을 하려는 미국과 일본이 한 덩어리가 되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고, 이땅에 일본군자위대가 들어오고, 이 땅이 전쟁터가 된다면 우리에게 또다시 끔찍한 일은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계속해서 “전쟁을 막아내고 반미자주를 실현하는 것, 자주권을 가진 나라를 만드는 것과 일본의 사죄를 받고 과거사를 해결하는 길”이라면서 반전평화투쟁을 강조하였다.
끝으로 “통선대가 앞장서서 미제국주의와 일본제국주의가 결탁한 전쟁음모를 끝장낸다는 각오로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피해 생존자이자 여성 인권 활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이날 집회에 참석해 26기 중통대와 참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올해로 아흔아홉이 되신 이용수 할머니께서 발언대에 올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제정을 간절히 네 차례나 외치시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피해자 보호법을 꼭 개정하고 신속히 집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자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 현실에 화도 났다. 우리 민족의 입장을 대변해 줄 제대로 된 정부가 없었기에 할머니들은 늘 앞장서 싸워오셨다.
현재 생존해 계신 ‘위안부’ 피해자는 6분 뿐이다. 이재명 정부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이유로 평생 싸워오신 분들을 다시 거리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
일본 정부의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한일 관계를 실리적으로 각각 따로 보아야 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이날 수요 시위는 한국을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뉴질랜드, 대만, 독일, 미국, 아르헨티나, 일본, 팔레스타인, 호주 등 10개국 166개 단체가 공동 주관하는 세계 연대 집회로 열렸다.
사죄하지 않은 일본과 군사 협력 및 한미일 군사동맹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할머니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임을 이재명 정부는 똑똑히 새겨야 한다.
예정돼 있던 부평 한국GM 연대 투쟁은 폭우로 취소됐다. 대신 26기 중통대는 화성 기아차 카렌스센터로 향했다.
센터 입구에서 기아차 동지들이 ‘중앙통일선봉대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열렬히 맞이해 주었다. 폭우 속을 뚫고 도착해 이런 환대를 받으니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우리는 젖은 옷을 갈아입고 강당에 모여 ‘통일 골든벨’을 진행했다. 2인 1조로 진행하며 몰랐던 것을 배우고, 미국의 대중국 전략과 한반도 미군기지 문제에 대해 애매하게 알던 부분을 확실히 짚을 수 있었다.
이후 내일 평택 미군기지에서 전달할 항의 서한을 함께 작성하고, ‘중통대의 밤’을 준비하며 긴 하루를 마무리했다.
8·15 전국노동자대회를 하루 앞둔 이날 26기 중통대는 내일 평택 미군기지에서 전달할 항의 서한을 함께 작성하고, ‘중통대의 밤’을 준비하였다.
내일은 평택 미군기지 투쟁을 시작으로 고강알루미늄 연대 투쟁, 사법 피해자 석방 촉구 대회를 진행한다.
이어 세종호텔 고공 농성 연대 투쟁과 ‘트럼프 경제안보 수탈 저지’ 투쟁을 전개하고 15일, 포천 드론작전사령부에서 ‘내란·외환 세력 청산 투쟁’을 끝으로,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지난했던 모든 투쟁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