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 개회식. [사진제공-대통령실]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 개회식. [사진제공-대통령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국제문제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가 18일 서울에서 개막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3저 정상회의’(triple-low summit)라고 저격했다. 

이 신문은 19일 “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한 최종 판단이 내려졌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 회의가 “낮은 대중의 관심, 낮은 국제적 영향력, 낮은 당사국들의 열의”라는 ‘3저’에 시달리고 꼬집었다. 

“개최국인 한국은 참가국이나 정상들의 명단도 공개하지 않았고 다음 정상회의 개최 여부도 의문”이라고 짚었다. “진짜 주인공인 미국마저 낙담한 듯 보이는데 대표단을 이끈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8일 행사에만 참석한 뒤 다음 체류지인 필리핀으로 날아갔다”는 것이다.

일부 서방 매체들은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초기 에너지와 역동성이 증발했는지 묻고 있다. 

이 신문은 “글로벌 리더십 회복”과 “권위주의에 맞선 민주주의 강화”라는 원대한 야망을 품고 2021년 시작한 워싱턴의 드라마와 “두 질서의 대결”이라는 서방 언론의 과대 선전은 오늘 황량한 광경에서 드러나듯 “우스갯거리”에 불과했다고 조롱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쇠퇴가 피할 수 없는 것이라지만 급속한 냉각 속도는 조금 놀랍다”며, “이는 미국과 외부 세계 모두가 그 회의를 꽤나 과대평가하고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국제적 불신은 과소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국제적 영향력이 강화되거나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는 것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뜨거운 감자’가 된 이 회의를 개최한 한국이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 

[글로벌타임스]는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계륵’이 된 것은 민주주의를 도구로 삼은 미국의 초심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것을 도구로 보면 수명은 제한되지만 민주주의 자체는 유통기한이 없다.” 

이어 “각 나라에 맞는 발전 경로를 탐색하는 과정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미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브리핑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다.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지금 한국에서 열리는 데 2년 전에 비해 언론 보도도 적고 미국의 초청 명단이나 세계에 발신한 민주주의 메시지에 대해 특히 ‘글로벌 사우스’로부터 비판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서울에 갔음을 애써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정보의 충실성과 복원력을 촉진하기 위한 미국 전략을 개괄했다”면서 “정보의 충실성”이 글로벌 과제 해결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19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3차 정상회의를 우리나라가 개최한 것은 국제사회가 그만큼 한국 민주주의 수준을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라며 “세계적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확산시키는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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