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14일 ‘정보사 회칼 테러’ 운운하며 출입기자들을 겁박한 가운데,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등 90개 단체의 연대체인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황 수석 해임과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윤석열 대통령은 들으라”면서 “언론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을 부정하며, 회칼 테러 운운하며 협박의 범죄를 저지른 황상무를 즉각 해임하라”고 다그쳤다. 

“마피아와 싸우던 검사들이 스스로 마피아가 되는 느와르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며, “검찰 공화국이라는 오명도 모자라 이제는 대통령실이 조폭적 행태의 본산이 된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대해 국민과 언론인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나아가 “‘입틀막’도 모자라 회칼 테러 협박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들며 국민의 알 권리와 민주적 기본권을 압살하려는 언론탄압과 방송장악을 포기하라”면서 “더 이상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밝혔다.

[사진 갈무리-MBC 유튜브]
[사진 갈무리-MBC 유튜브]

15일 언론노조 MBC본부는 “어제 출입기자들과 함께 한 점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며 충격적인 말들을 쏟아냈다”고 폭로했다.  

“황 수석은 자신이 정보사령부를 나왔다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정보사에서 2명이 미행하면서 벌인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기사 쓰고 했던 게 문제가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 기자가 ‘왜 섬뜩하게 MBC에게 잘 들으라고 하느냐’고 묻자 황 수석은 그제야 ‘농담’이라고 얼버무렸다. 그리고 “정보보고하지 말라”는 말을 덧붙였다.”

MBC본부는 “윤석열 정권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잘못을 저질러놓고, 이를 지적하는 언론을 탓하는 못난 버릇을 일관되게 보여 왔다”면서 “특히 최근 MBC가 단독 보도한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논란은 정권 입장에서 매우 불편한 보도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권은 이번에도 반성이나 시정 대신 또다시 MBC 탓으로 돌리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 황 수석의 개인적 실언으로 치부할 수 없”고, “향후 MBC에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겁박”이라고 봤다.

‘소동’ 당사자인 황상무 수석은 16일 오전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면서 “앞으로는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있게 처신하겠습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6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황상무 수석의 사과로 슬그머니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며 “책임 있는 처신은 사과가 아니라 사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권위주의 정권의 인식과 기조를 버리고, 비뚤어진 언론관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협박을 뱉어내는 황 수석을 당장 경질하라”며, “어떠한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도 황상무 수석 발언에 동조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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