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치산 출신으로 많은 저작을 남긴 정관호 선생이 29일 새벽 향년 98세로 타계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빨치산 출신으로 많은 저작을 남긴 정관호 선생이 29일 새벽 향년 98세로 타계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전남유격투쟁사』와 『남도 빨치산』(전 6권) 저자 정관호 선생이 29일 새벽 5시 20분 인천의료원에서 타계했다. 향년 98세. 딸 정우선 씨가 임종을 지켰고 고인은 평안 속에 눈을 감았다.

고인의 빈소는 인천 청기와장례식장 302호에 마련됐고, 30일 오후 6시 빈소에서 ‘남도 빨치산 고 정관호 선생 추도식’이 ‘(사)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통일뉴스 공동주최로 개최된다. 고인의 유해는 31일 발인해 인천가족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1925년 함경남도 북청에서 태어난 고인은 원산교원대학 교원으로 재직 중 한국전쟁에 뛰어들어 전남 강진에서 초중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계몽교육 사업을 하다 후퇴하지 못한 채 강진군당에 합류, 빨치산의 길을 걸었다.

재산기관지 ‘전남 로동신문’ 주필을 역임하는 등 4년여의 빨치산 활동 끝에 1954년 4월 전남 백운산에서 생포돼 투옥됐고, 1962년 풀려난 이후에도 사회안전법에 묶여 있었다.

정관호 선생이 2008년 6월 20일 서울 남산 '문학의집'에서 열린 『전남유격투쟁사』와 『남도 빨치산』 출판 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자료 사진 - 통일뉴스]
정관호 선생이 2008년 6월 20일 서울 남산 '문학의집'에서 열린 『전남유격투쟁사』와 『남도 빨치산』 출판 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자료 사진 - 통일뉴스]

고인은 7년여에 걸쳐 『전남유격투쟁사』(선인, 2008)와 『남도 빨치산』(전6권, 매직하우스, 2008)을 저술, 빨치산에 관한 역사기록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고인은 서문에 “그들이 어떻게 살았으며, 어떻게 싸우다가, 어떻게 죽어갔는가 하는 것을 있었던 그대로 기록으로서 남겨두고 싶을 뿐이다”라고 썼고, 출간기념회에서 “이 책들은 패잔의 기록이지만 위대한 패잔의 기록으로, 역사상 유례가 없는 어려움 속에서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참인간들의 형상”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고인의 저술로는 음악 오디오 에세이집 『영원의 소리 하늘의 소리』, 『소리의 고향』, 시집 『꽃 되고 바람 되어』, 『남대천 연어』, 『풀친구 나무친구』, 『한재』, 『아구사리 연가』, 『못다 부른 노래』, 『사모곡』, 단편소설집 『산울림』 등이 있고 역편저도 다수 있다.

또한 <통일뉴스>에 「풀친구 나무친구」(2008~2012)와 시집 『가고파』(2020년) 등을 연재하기도 했다.

고 정관호 선생 빈소는 인천 청기와장례식장 302호에 마련됐고, 딸 정우선 씨와 사위 이시우 씨가 조문객을 맞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고 정관호 선생 빈소는 인천 청기와장례식장 302호에 마련됐고, 딸 정우선 씨와 사위 이시우 씨가 조문객을 맞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혜순 양심수후원회 회장은 “매우 철저하신 분이다. 요양보호사 도움을 받으면서 평생 독립적인 생활을 하면서 많은 글을 쓰셨다”며 “북녘에도 가족이 있지만 남쪽에 남아서 통일운동을 하겠다며 송환 신청을 하지 않았고, 근래에 뵜을 때 백운산 한재에 뿌려달라고 유언하셨다”고 전했다.

 

정관호 선생 약력

1925년  함경남도 북청군 북청면 내리 84번지에서 태어남(10월 14일)
         부 정기엽, 모 이갑순
         형 승호, 남동생 용호 진호 명호, 여동생 금절 금자 금숙 금옥
1942년  '독서회 사건'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함흥형무소에서 2년간 수감
1949년  평양 노어대학(후일 평양 외국어대)졸업
1950년  원산교원대학 교원으로 재직중 전쟁 동원되어 7월 전남 강진으로 파견됨
1950년  말 춘천으로 집결 지시를 받고 이동중 혼자 남게 되어 장흥군 유치산에 입산, 강진군당 합류, 전남도당에 소환되어 <전남노동신문> 주필 역임.
1954년 4월 8일 백운산에서 검거. 국방경비법 32조 위반 혐의로 10년 형 선고받음. 
1962년 출옥  

2023년 4월 집안에서 쓰러져 혼수상태로 구급차에 실려와 보라매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인천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지냄
2023년 10월 29일 오전 5시 20분 별세

저서로는 음악 오디오 에세이집 『영원의 소리 하늘의 소리』, 『소리의 고향』이 있고, 시집 『꽃 되고 바람 되어』, 『남대천 연어』, 『풀친구 나무친구』, 『한재』, 『아구사리 연가』, 『가고파』 역사서 『전남유격투쟁사』, 장편소설 『남도빨치산』 등이 있다. 이외에도 역편저가 다수 있다.
<통일뉴스>에 2008년 8월부터 2012년 5월까지 200회에 걸쳐 시와 사진으로 된 ‘정관호의 풀 친구 나무 친구’를 연재해 2권의 책으로 나왔다.

(자료 제공 - 양심수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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